-내수 시장 정체에 수출 시장 확보로 활로를 개척하는 국내 라면업계

[뉴스워커_기획] 농심과 오뚜기의 라면 시장 점유율 격차가 매년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14년에 전체 라면시장의 62.4%를 차지했던 농심은 2017년 56.2%를 기록한 반면, 2014년 19.3%를 기록했던 오뚜기는 2017년 25.9%를 기록하여 2014년 43.1%P 격차를 보이던 것을 2017년 30.3%P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게다가 2018년 상반기 기준으로는 농심이 53.2%를 차지하여 25.7%를 차지한 오뚜기와 27.5%P 격차가 난 것으로 나타나 30.3%P를 기록한 전년도에 비해 또다시 점유율 격차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 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 2담당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로 업계에서는 진라면 같은 오뚜기의 기존 상품이 시장에서 선전하는 것도 있지만 최근 출시한 ‘쇠고기미역국 라면’과 같은 신제품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도 한 몫 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뚜기의 발표에 의하면 2018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진라면은 점유율 13.9%를 기록하여 16.9%의 신라면과의 격차가 3%P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는 신라면이 18.4%, 진라면이 9.7%를 기록하여 8.7%P 차이를 보였지만 올해 신라면은 약 1.5%P 하락하고 진라면은 4.2%P 상승하여 점유율 격차를 줄이는데 성공했다.

한편 오뚜기의 신제품인 쇠고기미역국 라면은 지난 9월 6일 출시된 후 40일 만에 500만개 판매를 돌파할 정도로 시중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쇠고기 양지와 진한 사골 국물 맛이 나는 쇠고기미역국 라면에 대해 소비자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관계로 오뚜기가 관련 마케팅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존 제품 점유율 상승과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 앞으로도 농심과 오뚜기의 점유율 격차가 점차 좁혀질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많다.

◆ 간편식의 성장으로 위협받는 라면 내수 시장, 수출로 활로 뚫으려는 기업들

시장조사기관인 닐슨코리아는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국내 라면 판매 기업 상위 4곳의 2017년 매출은 1조 9870억 원으로 발표했다. 이는 2016년에 기록한 2조 400억 원 대비 2.6% 감소한 수치로 그 동안 저지선으로 여겨지던 ‘2조원’ 벽이 무너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한 이유로 라면의 경쟁 식품으로 볼 수 있는 간편식의 대두를 꼽고 있다. aT(한국 농수산 식품 유통공사)에 따르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 6000억 원에서 2017년 2조 2000억 원 규모까지 성장했을 정도로 그 성장 속도가 빠르다.

영양은 부족해도 인스턴트 식품으로 식사를 간편하게 할 수 있는데 중점을 두었던 기존의 간편식과 달리 최근 출시되는 간편식은 집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찌개류부터 외식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양질의 프리미엄 상품이 폭넓게 출시되고 있어 기존 라면 시장을 크게 위협하고 있고 그 결과 국내의 라면 시장이 정체되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국내의 라면 기업들은 신제품 개발 등으로 내수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데 노력하고 있지만, 그 이상으로 수출 시장을 개척하는데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 라면 수출 시장은 성장세지만 국가별 편차 존재하여 지역별 접근 전략 필요

▲ ()은 증감률, -는 감소, 출처: 관세청

2018년 1월부터 9월까지 한국산 라면의 누적 수출액은 성장세를 지속했다.

관세청의 자료에 의하면 해당 기간 동안 한국은 3억 1184만 달러의 라면을 수출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에 기록한 2억 7512만 달러에 비해 13.3% 성장한 수치다. 라면 수출액 기준 성장률은 전년 동기 35.8%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에 비해 13.3%를 기록하여 성장세가 위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성장을 지속하는 데에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전체적으로는 13.3%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지역별로 성장세는 다른 경향을 보였다.

먼저 미국에 대한 2018년 1월부터 9월까지 라면 누적 수출액은 3674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8.5%의 성장을 이루었다. 2017년에 기록했던 2860만 달러, 9.5% 성장률에 비교한다면 큰 폭으로 성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18년 1월부터 9월까지 중국에 대한 누적 수출액은 7370만 달러로 미국의 2배에 달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7.4%를 기록하여 누적 수출액 6865만 달러와 성장률 48.0%를 기록했던 2017년에 비해 수출액은 성장했지만 성장률은 떨어지는 결과를 나타냈다.

태국의 경우 2017년의 경우 누적 수출액(1월부터 9월)은 1530만 달러를 기록하여 성장률 359.6%로 괄목만한 결과를 나타냈으나, 2018년에는 누적 수출액은 1514만 달러, 성장률 –1.0%로 정체 내지는 감소 추세를 보였다.

전체적으로 한국산 라면 수출액이 증가하고 있지만 지역별로 성장세의 편차가 크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의 지역별 접근법을 달리 해야 한다는 주장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KOTRA의 김민수 태국 방콕 무역관은 태국 라면 시장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태국시장에서 라면은 경기에 영향을 덜 받는 식품류로 향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그의 보고서에서는 한류 열풍으로 한국식품(K-Food)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면서 한국 라면의 수입이 급증하여 시장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게다가 한국라면의 높은 인기로 인해 태국 업체들도 김치라면 등 한국스타일 라면을 출시하면서 포장지에 ‘김치’, ‘맛있다’ 등 한국어 표기를 사용하는 등의 전략을 사용하여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졌다고 분석했다.

그에 의하면 태국 라면시장은 6~15바트(0.2~0.5달러) 대의 저가 라면과 40~120바트(1.2~3.7달러) 대의 고가 수입산 라면시장으로 양분되어 있고 저가 라면과 고가 수입산 라면의 시장점유율은 대략 9:1 수준으로 볼 수 있는데, 이와 같은 특성은 한국산 제품에 불리하게 작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태국 기업이 한국산 제품을 모방한 제품을 한국산의 3분의 1 가격으로 시장에 출시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이 크게 위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결국 태국 라면시장에서의 성장세를 지속시키기 위하여 한국 기업들은 현지 라면들이 갖고 있는 가격 경쟁력을 극복할 전략을 수립해야 할 필요가 있고, 다른 수출 시장도 현지 상황에 맞는 전략을 수립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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