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_진우현 그래픽 2담당

북미 고위급회담이 전격 연기되면서 비핵화 협상도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이달 하순에서 내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비핵화 시간표’가 기약 없이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복잡한 상황 전개에 우리 정부의 ‘중재’ 고심도 깊어진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와 관련해 “내년에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북러정상회담은 5월 초청 의사가 오고간 후 양국 간 지속적으로 협의가 이뤄져 온 바 있다.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도 11월 김 위원장의 방러가 유력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 북러정상회담도 연기 가능성…북미 고위급 연기되며 또 다시 얼어붙나

북러정상회담이 미뤄진 것에는 북미 고위급회담이 연기되었다는 점도 한 몫 보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간선거 발표 시점과 맞물렸던 북미 상황이 잠시 멈춘 상태에서 북한과 러시아 모두 그대로 진행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웠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또 다시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관계가 풀어지기 위해선 양 정상이 적극 개입해 온 ‘탑 다운’ 방식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실제로 북미정상회담은 김영철 북한 부위원장이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직접 만난 뒤에 물꼬가 트였다. 또 10월 7일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만나고 난 후 북미고위급회담이 가시화 됐다.

하지만 ‘탑 다운’ 방식도 당분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9일(현지시간) 중국과 고위전략회의 일정이 있는데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를 찾는다. 북한 역시 우호국들과 외교일정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이다.

◆ 뾰족한 방안 없는 정부…조명균, 폼페이오와 면담 추진 중

우리 정부도 깊은 고심에 빠졌다.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중재’에 나서고 있는 우리 정부 입장역시 뾰족한 방안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단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내주 미국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면담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조 장관이 오는 13~17일 미국 뉴욕과 워싱턴DC를 방문해 미 정부·의회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미국을 방문해 북핵 문제 해결 등에 대한 논의에 나설 예정이다. 해당 일정을 소화하며 폼페이오 장관과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 측과도 면담 일정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도 미국 중간선거 결과 및 북미고위급회담 연기와 관련해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9일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었다.

청와대에 따르면, 상임위원들은 미 의회가 긴밀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초당적으로 지지해왔던 점을 감안해 새롭게 구성된 미 의회와도 이러한 관계가 지속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상임위원들은 북미고위급회담 연기와 관련, 고위급회담이 조기에 재개되어 대화 모멘텀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한미 간에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조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과의 면담 일정이 확정될 경우 우리 정부는 이를 시작으로 안팎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중재’에 또 한번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다만 북미 고위급회담 연기로 줄줄이 비핵화 시간표가 알 수 없게 변동하며, 연내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계획 역시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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