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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워싱턴] LG그룹 구광모 회장의 상속세 납부에 외신이 주목하고 나섰다. 구 회장이 향후 5년 동안 약 7,000억원의 상속세를 납부할 계획인 가운데, 삼성 및 현대 등 향후 진행될 한국 대기업 가족의 상속세 납부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미국 주요 외신은 향후 구 회장이 상속세를 모두 완납할 경우, 이는 한국에서 가장 큰 상속세로 기록될 것으로 관측하며, 한국 재벌이 상속세 부담을 완전히 부담하는 행보는 매우 드물다고 평가했다.

◆ 구 회장 8.8% 지분 상속받아…LG 최대 주주 등극

블룸버그, 머니웹 등 외신은 12일(현지시간)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상속과정과 상속세 납부에 대해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 5월, 고 구본무 회장이 타계한 이후 8.8% 지분을 상속 받아 LG의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현재 구 회장은 기업 전체 지분의 15%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는 15억 5,000만달러(한화 약 1조 7,631억원) 규모다.

이에 외신은 한국의 상속세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언급하며, 구 회장의 상속세 납부 현황을 예의 주시했다.

한국에서는 상속받는 재산이 30억원을 초과할 경우, 상속세율이 50%까지 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최대 주주가 소유한 주식을 상속받을 경우는 추가로 20%의 세금이 부과된다.

이에 외신은 구 회장이 상속세로 6억 3천만달러(한화 약 7,166억원)를 납부해야 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고 구본무 회장의 지분 2.5%는 장녀 구연경씨가 2.0%, 차녀 구연수씨가 0.5%를 각각 분할 상속받음에 따라, 총 9,000억원 이상의 상속세를 가족이 공동 부담해야 될 것으로 외신은 관측했다.

고 구본무 회장의 지분을 상속 받은 가족 당사자들은 향후 5년 동안 전체 세금을 납부할 전망이다.

LG그룹은 “최초 지불 할 상속세는 이번 달 말경에 완료될 예정”이라며 “정확한 금액은 세무서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성명서를 통해 밝혔다

그러나 외신은 LG그룹이 구 회장의 상속세 납부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외신은 “구광모 회장은 그의 아버지에게서 그룹을 물려받고 억만장자가 될 것”이라며 “구 회장은 이를 통해 스마트폰, 진공청소기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글로벌 기술 및 화학 기업의 최대 주주가 됐다”고 설명했다.

◆ “한국재벌들 상속세 부담 매우 드물다”

외신은 구 회장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LG그룹, LG전자,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의 배당금을 늘리거나, 대출을 받을 것으로 관측했다.

이러한 가운데 구 회장은 기업에 대한 정부의 강화된 감시에 대한 선제 조치로 지난달 LG그룹 계열의 글로벌 종합물류기업인 판토스물류(Pantos Logistics)의 지분 19.9%를 전체 매각키로 결정하며 주목 받았다.

현재 구 회장 및 LG 특수 관계인들은 판토스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 위해 미래에셋과 관련 협장을 진행 중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구 회장은 미래에셋에 7.5%의 지분을 약 1,000억 원에 매각 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당시 LG그룹은 “판토스 지분을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하지 않음으로써 출자구조를 단순화하고 지배구조 및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밝힌바 있다.

이에 외신은 이번 구 회장의 상속세 납부는 한국에서 가장 큰 상속세 납부로 기록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한 삼성과 현대 등 한국의 재벌 기업들의 가족 승계 역시 상속인의 상속세가 한국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다고 외신은 전했다.

현재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주식은 160억달러(한화 약 18조 2,000억원)에 이르며, 향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를 상속받기 위해서는 수십억 달러의 상속세를 납부해야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도 향후 상속세 납부를 완료해야 할 전망이다.

외신은 “한국 재벌들이 상속세 부담을 완전히 감수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며 “한국 재벌들 중 일부는 정부의 조사를 받은 후에야 상속세를 납부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상속세를 피하기 위해 자선단체를 세우거나 자녀의 이름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한국기업의 행태를 지적했다.

외신은 “한국 재벌기업은 조직개편 과정에서 법을 무시하고 창업가족의 지분을 늘리는 경우가 있다”며 “그러나 2000년대 초 지주 회사 체제를 수립한 LG그룹은 그러한 선택권이 없다”며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의 말을 인용해 설명했다.

한편, CEO스코어는 한국 재계와 기업 경영성을 평가하는 사이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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