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 성 대결 양상으로 비화되는 ‘이수역 폭행 사건’…거센 후폭풍에 국민청원까지
[뉴스워커] 성 대결 양상으로 비화되는 ‘이수역 폭행 사건’…거센 후폭풍에 국민청원까지
  • 김태연 기자
  • 승인 2018.11.16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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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대결 양상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는 이수역 여성 폭행사건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김태연 기자] 지난 13일 발생한 ‘이수역 폭행 사건’이 성 대결 양상으로 비화될 우려가 감도는 가운데 피의자들이 치열한 진실 공방을 벌이면서 온라인상에서는 사건의 진실을 가려내려는 제각각의 의견들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이수역 폭행사건에 관해 여성혐오 범죄라는 여론이 형성된 반면 폭행의 피해자라 주장하는 여성들이 원인을 제공했다는 엇갈린 주장이 이어지면서 대립각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해당 사건에 대한 피의자들과 인터넷 여론에서의 진실 공방이 치열해진 가운데 이수역 폭행과 관련한 남성들을 엄중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글은 하루만에 30만여명을 넘어선 상태다.

◆ 이수역 폭행 사건 어떻게 불거졌나

사건은 지난 14일 오후 자신을 피해자라고 주장한 여성이 “뼈가 보일 만큼 폭행당해 입원 중인데 피의자 신분이 되었습니다”라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글에 따르면 13일 오전 4시께 이수역 근처 맥주집에서 한 커플과 시비가 붙었고 근처에 있는 아무 관련 없는 남성들이 끼어들어 자신들을 비난하고 폭행까지 가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서울 동작경찰서는 14일 A씨(21) 등 남성 3명, B씨(23) 등 여성 2명을 포함한 총 5명을 폭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일행과 B씨 일행은 13일 새벽 이수역 인근 주점에서 서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4시 22분께 “남자 4명에게 여자 2명이 맞았다”는 112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은 A씨 등 남성 4명과 B씨 등 2명 중 폭행에 가담하지 않은 A씨 일행 1명을 제외하고 모두 현장에서 입건했다.

시비 과정에서 부상한 B씨 일행 중 여성 1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목격자들 진술에 따르면 B씨 일행 2명이 다른 테이블에 있던 남녀 커플과 먼저 시비가 붙었고 커플이 자리를 피하자 A씨 일행과 말다툼 끝에 몸싸움을 벌였다고 했다.

하지만 B씨 측 주장은 이와 다르다.

B 씨 측 한 명이라고 주장한 여성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한 글에 따르면 A씨 일행은 B씨 일행에게 “메갈 실제로 본다”, “얼굴 왜그러냐” 등 인신공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글쓴이는 “머리 짧고 목소리 크고 강한 여자들도 별거 아니라는 (남성의) 우월감을 무너뜨리지 않으면 우리 같은 피해자가 나올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반면 A씨 일행은 B씨 등이 주점에서 시끄럽게 떠들어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했고 B씨 등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진술해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CCTV 영상 공개되자 성 대결 구도 비화될 우려도

사건의 CCTV 영상이 매체를 통해 공개되자 경찰 수사를 통해 명확한 사실관계가 드러나기도 전에 성 대결 양상으로 번지고 있어 우려가 감도는 모습이다.

15일 MBC가 공개한 A씨와 B씨 측의 말싸움 영상에 따르면 머리를 짧게 한 여성이 주변에 있는 남성과 말다툼을 벌인다.

남성이 “네가 먼저 쳐 봐. 네가 먼저 쳐 봐 XX 쳐 봐. XX” 라고 말하자 여성은 “쳐 봐? XX 달고 이것도 못해? 너 XX지 게이지?”라고 말했다.

이후 말다툼이 심해지자 피의자들은 서로의 모습을 같이 촬영했다.

이 과정에서 서로 밀치는 영상이 주점 내부 CCTV를 통해 확인됐다.

경찰은 이후 감정이 격해져 주점 밖 계단에서 몸싸움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KBS 뉴스가 공개한 영상에는 한 남성이 계단에서 “밀지 말라!”고 소리치는 여성의 팔목을 잡고 있는 모습과 남성이 여성을 밀치는 모습이 담겼다.

이 여성은 술집에서 남성들이 먼저 페미니즘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했고, 밖에선 계단 앞에서 발로 차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고 주장한 상황이다.

영상을 두고 인터넷 여론에서는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인터넷 여론에서는 당시 시비 현장이 찍힌 영상들을 보고 여론에 따른 가해자와 피해자가 결론이 난 상황으로 영상을 보고 해석한 각기 다른 주장들로 여론의 대립각이 커진 상황이다.

법조계 시각에 따르면 여성 측의 주장과 CCTV 영상에 따라 계단에서 여성을 밀친 사실과 야간에 남성들이 여성들을 집단으로 폭행한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여성들에게 적용될 수 있다고 알려진 모욕죄 등 혐의에 비해 더 무거운 혐의를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 국민청원 등장…남은 규명 과제는

지난 14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수역 폭행사건’ 이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4시 이수역 인근 한 주점에서 남자 5명이 여성 2명을 폭행했다”며 “피해자는 화장하지 않았고 머리가 짧았다. 가해자는 그런 피해자를 보고 ‘메갈X’이라며 욕설과 비하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폭행당한 피해자는 두개골이 보일 정도로 머리가 찢어졌다”며 “무자비하게 피해자를 폭행한 가해자에게 합당한 처벌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공론화된 만큼 청원인원이 급속도로 늘어나 이날 기준 32만 7832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또 인스타그램에서는 해시태그로 #이수역 폭행사건 # 이수역 폭행남 등이 올라오면서 남성들을 처벌해달라는 취지가 담긴 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맞을 짓. 폭행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 여성이 짧은 머리고 큰 목소리와 드센 성격이라고 해서 무조건 ‘페미’, ‘메갈’이라는 법도 없다. 이번 사건의 폭행은 모두 여성이기에 당한 것”이라며 사건의 공론화를 촉구했다.

이번 사건은 구체적인 폭행 전개 과정과 양측의 폭행 수준, CCTV 영상에 담긴 말싸움 상황, 여성들이 욕설을 하게 된 상황, 여성의 머리가 찢어질 정도로 큰 부상을 입은 원인은 어느 쪽에 있는지 등이 사건의 남은 규명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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