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동안 661만 6000주 매각·수익은 116억, MOU협약 해지 사실 뒤늦게 알려

▲ 그래픽_진우현 그래픽 1담당

지뢰제거 사업 진출을 발표한 서희건설이 주가 급등을 노리고 홍보목적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지뢰제거사업 추진으로 급등한 주식을 수차례에 걸쳐 매각하고 약 100억 원대의 차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한 매체에 따르면 지난 6월 11일 서희건설은 한국지뢰제거연구소와 ‘국내(DMZ 및 접경지역포함)외 지뢰제거사업’을 위한 업무협력 양해각서(MOU)체결을 발표했다. 서희건설은 국내외 지뢰제거 및 남북교류(개발)사업을 주관하고 친환경 지뢰제거기술을 연구하는 목적의 사업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당시 남북정상회담이 추진되던 시기에 서희건설이 지뢰제거 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고 그 뒤 ‘지뢰제거 테마주’로 엮이면서 서희건설 주가는 급등하기 시작했다. 6월 11일 1255원 하던 주가는 다음날 12일 1630원으로 올랐고, 6월 15일엔 장중 2000원 선을 돌파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협약은 오래가지 못했다. 6월 말 지뢰제거연구소는 서희건설 측에 업무협약 해지 공문을 두 차례나 보냈다. 지뢰제거 사업이 ‘공익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서희건설은 지뢰제거 사업에 지원은 하지 않고 홍보 활동에만 열중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김기호 지뢰제거연구소장은 “서희건설은 지뢰제거 사업관련해 어떠한 지원도 하지 않았으며 해당 사업을 홍보쪽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마치 지뢰제거 사업을 서희건설이 주도해 나가고 있는 것처럼 홍보를 했고, 처음부터 공익보다 자사(서희건설) 홍보를 위해 지뢰제거 사업에 발을 들여놓으려 했다”고 분개했다.

문제는 대주주인 이 회장이 서희건설 주가가 급등하자 4차례에 걸쳐 주식을 대량 매각했다는 점이다. 지난 7월 31일 이 회장은 260만주 매각을 기점으로 8월 1일 70만 8000주, 8월 2일에는 260만주를, 8월 3일은 70만 8000주를 매각하는 등 4일동안 총 661만 6000주를 연달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폭등으로 이 회장은 약 116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벌어들였다.

이 회장이 주식매각 할 당시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공분이 쏟아졌다. 지뢰제거 사업 홍보로 서희건설 주가를 띄우고 이 회장이 시세차익을 남긴 것이라는 주장 때문이다. 게다가 실제로 서희건설은 지뢰제거연구소 측으로부터 업무협약 해지를 통보받으면서도 해당 내용은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은 점 또한 ‘주가 띄우기’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업무협약 해지사실이 여론에 알려진 시기는 이 회장이 주식을 모두 매각하고도 한참 뒤인 10월에 알려졌기 때문이다.

해당 논란에 관련해 서희건설 관계자는 “경영자들이 주식이 떨어지면 매도하고 주가가 오르면 매각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매각한 후 주식담보상환을 했고 지뢰제거연구소와 협약은 해지됐지만 당사는 지뢰제거사업을 준비 중에 있다”고 했다. 또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세부적인 답변은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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