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미고위급회담이 이달 말 재개될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장관이 명확한 미국의 입장을 제시하며 본격적인 협상 준비에 나서는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남북관계에 대해 일종의 ‘제동’을 걸면서 한국과도 신경전에 들어간 모양새다. <그래픽_뉴스워커 DB_일부 편집>

[뉴스워커_남북정세] 북미고위급회담이 이달 말 재개될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장관이 명확한 미국의 입장을 제시하며 본격적인 협상 준비에 나서는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남북관계에 대해 일종의 ‘제동’을 걸면서 한국과도 신경전에 들어간 모양새다.

폼페이오 장관은 2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북한의 비핵화가 남북한 간 내적 관계 개선보다 뒤처져선 안 된다는 입장을 한국에 확고히 전달했다”고 밝히며 남북의 화해 무드가 한반도 비핵화보다 앞서선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남북 화해와 북한의 비핵화를) 나란히 병렬로 진전해야 할 중요한 과정이라고 보고 있고, (한미) 워킹그룹은 이 방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구축됐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한미 워킹그룹의 만남을 언급하면서 “우리의 긴밀한 협력을 더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미 워킹그룹을 구성한 것은 북한을 대하면서 우리가 서로 다른 말을 하지 않도록 확실히 하기 위함이다”라고 강조했다.

◆ ‘과속’ 우려 메시지 강조한 美…2차 북미정상회담 주도권 쟁탈전 초읽기

폼페이오 장관의 이같은 언급은 남북 교류가 북미간 비핵화 협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일각의 ‘과속’ 지적과도 일맥상통하기 때문에 우리 입장으로서는 민감한 부분이다. 미국 역시 지속적으로 한국을 향해 과속 신호를 보낸 바 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이례적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남북관계 속도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이 나온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지만, 양국의 이견으로 비춰질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직설적으로 이야기 한 부분이 전례없는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다 2차 북미정상회담 시점을 두고 미국 행정부 안팎에서 미묘한 기류가 감지되면서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미국의 복잡한 속내가 읽히고 있다. 2차 회담에서 확실히 주도권을 쥐고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로 해석된다는 견해도 나온다.

<동아일보>는 19일(현지시간) 복수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폼페이오 장관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이 “폼페이오 장관은 1차 북미정상회담과 달리 ‘비핵화에 진전이 없는 회담을 해서는 안 된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고 있다”고 했다. 북미고위급회담에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시설에 대한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회담 일정을 재조정할 가능성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 북미고위급회담 27일 열리나…분수령될 고위급 회담에 ‘시선집중’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개최 자체에 흥분하지 않고 구체적 (비핵화) 결과물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설득한 데 성공한 것으로 안다”며 “그렇기에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은 11.6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민주당이 휩쓸면서 이번에도 1차 북미정상회담처럼 가시적인 성과가 없을 경우 논란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라도 미국은 성과를 담보할 수 있는 상황에서 대화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제재를 추가적으로 발표한 것도 미국의 강한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미고위급회담이 27일쯤 열릴 것이라는 구체적인 보도가 나오는 등 2차 북미정상회담의 분수령이 될 고위급회담으로 전 세계의 시선은 당분간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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