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적 혼란 일으킨 KT 화재 사건…구멍 뚫린 통신 안보 사태
재난적 혼란 일으킨 KT 화재 사건…구멍 뚫린 통신 안보 사태
  • 김태연 기자
  • 승인 2018.11.26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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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신업체 KT, 그곳에서 거대 화재가 발생했다.<그래픽_황성환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김태연 기자] 24일 발생한 서울 KT아현지사 화재가 통신망 먹통 사태로 번져 피해 지역 시민들의 일상을 이틀씩이나 송두리째 흔들었다.

단 한 지점의 화재로 인해 서울은 물론 일부 수도권 지역의 통신망과 그에 따른 제 기능이 마비된 모습은 우리나라 대표 통신기업인 KT와 관계당국이 추구하는 통신 공공성의 제도적 허점을 단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 KT 단 한 지점의 화재…국민 일상 마비시킨 ‘통신 재난’으로 변모

KT아현지사 화재는 사상 초유의 통신 장애 사태로 번지면서 하나의 ‘재난’을 연상시키게 했다.

KT아현지사 통신구에서 발생한 화재는 16만8000회선의 유로 회선과 광케이블 220조를 불태우면서 서대문구, 마포, 여의도 상암, 경기도 일부 지역 등의 통신 장애 직격타를 터뜨렸다.

KT에 따르면 25일 기준 KT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사고 여파로 장애를 입은 인터넷 회선은 97%, 무선은 63% 복구된 상태다.

인터넷은 21만5000가입자 가운데 21만 가입자 회선이, 무선은 2833개 가운데 1780개 기지국이 정상화됐다.

그러나 통신 핵심 설비인 광케이블과 회선 복구에는 한계가 있어 전면 교체가 불가피해 완전 복구까지는 일주일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두절 사태는 피해 지역 시민들의 일상을 송두리째 마비시켰고, 서울의 주말은 ‘아비규환’에 가까웠다.

스마트폰과 인터넷 통신이 억제된 사이 피해 지역 시민들의 시간은 순식간에 아날로그 시대로 회귀돼 은행, 카드, 증권, 금융서비스, 결제 등에서 결정이 필요한 순간에 차질을 겪었다.

통신망 장애는 촌각을 다투는 경찰의 112 시스템과 119 병원 호송시스템까지 가로막으며 공공업무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했다.

시민들의 전화 통신이 곳곳에서 마비되면서 위급한 상황 속에 119 신고를 못해 70대 노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24일의 사태는 ‘국가적 통신 재난’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IT강국을 지향하며 통신망 서비스에 의존성이 높은 나라가 정작 국가 통신망 운용과 관리에 허술했기에 사망자가 나오는 등 한 지점의 화재가 사실상 재난 상황으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 국가 기간시설 화재 방지 대책 부재가 사태 키워

화재 근본 원인은 발화점을 찾지 못해 오리무중인 상태다.

대신 ‘통신 불능’이란 재난 사태를 키운 원인으로는 통신 핵심 설비인 광케이블이 밀집된 지하 통신구에서부터 시작된 불과 이를 막지 못한 KT와 관계당국의 부실한 화재 예방책이 꼽힌다.

미리 세워둔 비상대책마저 부재했던 것이 이후 통신망을 복구할 계획마저 가로막아 사태를 키운 것이다.

국가 중요시설은 기능의 중요도와 규모에 따라 A, B, C, D 등급으로 나뉘며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편에 속하는 KT아현지사는 D등급 시설에 속한다.

이에 따라 화재 발생 시 통신 불능 문제가 생길 경우 이를 대체·복원할 백업 시설을 갖추지 않아도 규정 위반이 아니다.

규모에 따라 화재예방책을 차등 적용하고 있는 점이 사태를 키운 것이다.

지난 10월 국가기간시설인 고양 저유소 화재 사건 이후 관계당국은 국가기간시설 운용 관리 지침과 규정 방안을 격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이번 화재 앞에 관계당국의 의지는 전형적인 ‘공염불’이 됐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백업과 대체 시설을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관계당국의 규정이라 해도 KT가 통신 불능 사태 책임 소재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조사 결과 KT는 화재 사고에 대처해 우회 통신로를 확보할 수 있는 자체적인 비상대책마저 구비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화재가 날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초기 대응 장비인 스프링클러마저 비치돼 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통신 불능’이란 재난 상황을 키운 데 대한 KT의 책임은 더욱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 향후 KT의 피해 보상 방안은

25일 기준 80억 원 가량의 피해 규모가 측정된 가운데, KT의 실질적인 피해 보상 방안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복수매체에 따르면 KT는 이번 화재로 인해 피해를 입은 유선 및 무선 가입고객에게 1개월 요금을 감면하는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1개월 감면금액 기준은 직전 3개월 평균 사용 요금으로 산정된다.

KT는 감면 대상 고객을 추후 확정해 개별 고지할 예정이다.

무선 고객의 경우 피해 대상 지역 거주 고객을 중심으로 보상할 계획으로 이 같은 보상 방안은 약관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측정된다.

KT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 약관에 따르면, 고객 책임 없이 연속 3시간 이상 서비스를 받지 못하면 시간당 기본료와 부가사용료 6배에 해당하는 금액 기준 고객과의 협의를 거쳐 손해배상을 하게 되어있다.

휴대전화 기준 6배는 6일치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이번 보상안으로 손해배상이 시행된다면 피해 고객들은 약관 기준 두 배가 넘는 금액을 보상받을 수 있다.

카드결제 차질 및 전산망 장애로 영업상 손실을 겪은 소상공인들의 손실도 구제될 것으로 보인다.

황창규 회장은 26일 오전 고객 메시지를 통해 피해를 본 개인 및 소상공인 등 고객들에 대해서도 적극적 보상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피해 범위가 넓고 정확한 집계가 어려운 점, 영업 손실은 간접 손실로 약관에 손해배상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모두 보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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