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너럴모터스 GM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나섰다. 북미 사업장 5곳을 포함한 총 7곳에서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예고다. <그래픽 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담당>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기업인 제너럴 모터스(GM)가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다고 26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북미 5곳과 해외 2곳 등 7개 공장에 대해 가동 중단하고, 북미에서 1만 명이 넘는 인력을 감축하게 된다. 대신 자율주행차와 전기차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현재 정체기에 들어선 우리나라 자동차 업계를 비롯한 세계 자동차 회사들도 GM처럼 구조조정을 통한 미래 시장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공장 가동중단과 인력감축하고 미래 자동차 투자 나설 예정

GM이 가동 중단 또는 임무를 전환하겠다고 밝힌 공장은 디크로이트 햄트램크와 오하이오 로즈 타운, 캐나다 온타리오의 오샤와 조립공장, 미시간 워런과 메릴랜드 볼티모어의 변속이 공장, 그리고 소재를 밝히지 않은 해외 공장 2곳이다. 또한 북미 공장에서 생산해온 쉐보레 임팔라, 크루즈, 볼트, 캐딜락 시티6, 뷰익 라크로스 등 판매 실적이 낮은 모델의 생산도 내년에 중단한다.

뿐만 아니라 북미에서만 약 1만 4천여 명의 인력을 감축한다. 감원 인력으로는 사무직 약 8천 명을 비롯하여 미국 생산직 근로자 3천300명, 캐나다 생산직 근로자 2천600여명이며 간부급에서도 25%를 감원하게 된다. 이는 글로벌 인력 18만 명의 8%에 해당되는 인원이다.

GM 측은 이렇게 공장의 가동 중단과 인력 감축을 통한 구조조정을 통해 내년 말까지 약 60억 달러(약6조 7천740억)의 비용을 절감하여 자율주행차와 전기차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메리 베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나 자율주행차 등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고, GM은 그곳에 적응해야 한다”면서 이번 구조조정에 대해 “경기 하강을 우려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경제가 강한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인력 감축은 내연기관을 가진 기존 전통차량 부문에 종사하는 인력들이라면서 이런 인력 감축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나 전기, 자율주행차 관련 전문가들을 여전히 채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앞으로 2년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분야에 대한 투입자원을 2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 GM의 구조조정은 세계 자동차 산업의 단면

베라 CEO가 이번에 밝힌 구조조정은 한마디로 ‘미래를 위한 투자 전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산업 전체가 직면한 구조적 위기상황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베라 CEO가 “미중 관세전쟁으로 도전에 직면하고 있지만 구조조정과 미중 관세전쟁이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 이면을 살펴보면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글로벌 무역 지형이 크게 변화했고, 이는 세계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한 원인이 됐다. 우선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관세 품목 중에는 자동차 부품이 대거 포함돼 있어, 중국산 자동차 부품 가격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자동차 완제품 생산비도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철강 관세도 직·간접적으로 자동차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된다.

한편, 미국의 경기가 좋아지면서 소비자들이 더 크고 비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픽업 트럭을 찾게 되면서 승용차의 수익이 떨어진 것도 GM이 구조조정을 단행하게 된 배경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10월 미국에서 판매된 타량 가운데 65%가 트럭이나 SUV 차량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국내외적인 환경영향으로 GM으로서는 미래를 내다보고 혁신형 구조조정을 결정을 내린 것이지만, 전미자동차노조(UAW)와 트럼프 대통령의 저항이 커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미자동차 노조는 “GM의 공장 가동중단 결정은 근로자 수천 명의 일손을 놓게 할 것”이라면서 “모든 법적 조치와 단체 교섭권 등을 통해 맞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엇보다 그간 자동차 산업을 강조하고, 이들 근로자들의 지지에 힘입어 대통령까지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은 “전기차 프로그램을 포함한 모든 GM 보조금을 삭감하겠다”며 GM에 엄포를 놓고 있는 상황이다.

◆ 한국 자동차업체는 괜찮나?

GM이 북미지역 공장에 대해 구조조정을 발표하면서 한국GM도 두려움에 떨고 있다. 한국 GM측은 이번 구조조정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GM측이 폐쇄하겠다는 해외 공장 2곳의 소재를 정확히 밝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국GM은 올 2월 군산공장 폐쇄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야심작으로 선보인 이쿼녹스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 GM의 올 1월~9월 누적 판매량은 총 34만1천349대로 1년 전보다 15.1% 감소했고, 내수 판매는 35.3%나 줄었다. 이로 인해 공장 가동률은 한국GM 부평2공장의 경우 30%, 창원공장은 50% 수준을 밑돌고 있으며, 결국 한국GM도 구조조정의 칼바람을 맞을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GM과는 별개로 한국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도 GM처럼 혁신형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현대차도 GM이나 고강도 구조조정에 들어간 포드와 같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현대차는 미국의 관세문제, 중국 판매 부진 등으로 지난 3분기 매출 24조4337억원, 영업이익 2889억원, 당기순이익은 288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16%, 당기순이익은 67.4% 급감한 것이다.

따라서 현대차도 GM과 같은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시장 변화 속도를 따라가려면 구조조정이 필요하며 친환경, 자율주행, 플랫폼 등에 투자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업계에서는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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