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간 한미정상회담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아르헨티나에서 열리기로 하면서 꺼져가고 있는 북미정상회담의 불씨를 다시 지킬 수 있을지 이목이 끌리고 있다.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남북정세]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간 한미정상회담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아르헨티나에서 열리기로 하면서 꺼져가고 있는 북미정상회담의 불씨를 다시 지킬 수 있을지 이목이 끌린다.

특히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확정되기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의 회담 성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북미 협상 진척에 대한 기대감을 낳고 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28일 한미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알리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하기 위한 공조 방안과 한미 동맹 강화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바쁜 일정에도 한미회담…비핵화 의지 적극적으로 해석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G20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한 담판 회동 성격식의 회담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타이트한 일정이 예고 됐다. 무역전쟁 이후 양 정상이 만나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외교계에서도 미중정상회담에 촉각을 세우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인 의사로 한미정상회담이 성사된 것은 바꿔 보면 아직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남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는 견해가 나온다.

청와대와 백악관은 이달 30일(현지시간)과 내달 1일 양일 중 하루를 정해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회담을 하기로 확정하고 구체적인 시간 및 장소를 협의 중에 있다. 올해 마지막으로 열리게 될 한미정상회담은 이번 아르헨티나에서 열릴 회담을 포함해 총 6번째다.

우리 측 입장에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앞서 북미간 고위급 회담이 후속 일정을 잡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었고, 북미고위급회담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도 무산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 한미정상회담이 개최되면서 문 대통령이 또 한번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북미간 대화를 연결시켜 줄 수 있을지 역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 또 다시 어깨 무거워진 文대통령…대북제재 완화조치 설득할까

한미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 시간표를 비롯해 다양한 방안을 놓고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비핵화를 유인하기 위해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북제재 완화방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어 이 점이 주목되고 있다.

다만 관건은 트럼프 대통령의 수용 여부다. 북한의 입장에선 이미 ‘성의 표시를 할 만큼 했다’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 측은 미국에게 북한의 변화를 유인해 낼 대북제제 완화 방안을 비롯, 북한이 취할 수 있는 조치에 대해 적극적인 설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어깨도 그만큼 무겁다. 더 강한 대북 제재 압박 기조로 무장하고 있는 미국과 쳇바퀴 돌 듯 시간에 갇힌 북한을 중재해 내야 하는 임무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최근 미국의 메시지가 유화적인 점을 감안할 때 문 대통령의 설득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국제 정세를 고려할 때 낙관하기만은 어렵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북한의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북한과의 일련의 이벤트에 대해 더 덧붙일 것이 없다”며 “하지만 너무 멀지 않은 시기에 고위급 회의가 열리길 매우 기대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북측과 고위급 회담 일정이 잡힌 게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이는 미국이 북한과의 고위급회담 일정을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교착 상태에 놓인 북미 관계가 다시 움직이려는 긍정적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해석할 순 없지만 한미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의 중재 역할에 따라 상황은 한 번 더 변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있어 올해 마지막이 될 한미정상회담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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