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4차 남북정상회담은 연초를 바라보는 모양새다. 북측은 그동안 우리 측의 서울 답방에 대한 결단 촉구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왔다. 하지만 응답해야 할 마지노선인 10일을 넘기면서 연내 답방은 어렵다고 판단하는 기류가 뚜렷해졌다.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 1담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4차 남북정상회담은 연초를 바라보는 모양새다. 북측은 그동안 우리 측의 서울 답방에 대한 결단 촉구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왔다. 하지만 응답해야 할 마지노선인 10일을 넘기면서 연내 답방은 어렵다고 판단하는 기류가 뚜렷해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9일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정부는 서울 정상회담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준비해 왔다”며 “현재로서는 확정된 사실이 없으며 서울 방문은 여러 가지 상황이 고려돼야 하는 만큼 우리로서는 서두르거나 재촉할 의사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두 정상의 이행 의지는 분명하며 구체적인 일정과 절차는 계속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의 이같은 설명은 당초 청와대가 기대의 메시지를 보냈던 것과 비교해서 ‘톤 다운’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 무게중심이 연내에서 연초로 옮겨갔다는 해석을 제기했다.

사실상 마지노선 ‘10일’ 넘겨…北, 얻을 게 없다고 판단했나

또한 청와대가 10일까지를 사실상의 마지노선을 생각해 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연내 답방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우리 측 입장에서는 김 위원장의 답방이 기회로 보이지만, 북측의 입장에선 얻을 것이 없다는 판단이 더 컸을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달 북한의 아태평화위원회 리택건 부위원장 등 북측 주요 인사를 만난 것을 언급하며 “북측에서는 자기네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해서 이게 어떤 효과가 있을까, 그러면서 계속 남측에서는 어떤 효과가 있을 것 같냐를 타진해 들어왔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게 (서울에) ‘오겠다’는 뜻이 아니라 간 보는 듯한, 그러면서 뭔가 좀 지금 상황에서 (서울을) 갈 수는 없지만 언젠가 간다면 위원장이 움직이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지 않나. 북한으로서도 굉장히 큰 대사인데”라며 “그런데 이런 것들을 지금 해야 되나? 또는 간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런 것을 계속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그랬을 때 제가 받은 느낌은 ‘이거 아무렇게나 오는 게 아니구나’ 무언가 간 볼 걸 다 보고(온다는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의 언급처럼 북측에서는 다각도로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 여부를 검토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당장 전례 없는 북측 지도자의 남측 방문인데다 경호 문제도 남아있고 남측 보수 세력에 대한 테러 위협 등 고려해야 할 다양한 문제들이 있기 때문이다.

박지원 “연초라도 답방해 ‘비핵화’ 공개 선언해야”

다만 ‘연내 답방’이 어려워 진 것뿐이지 우리 측 입장에선 여전히 답방에 대한 카드를 살리는 게 중요하다.

대북전문가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연내 아니면 연초라도 빠른 시일 내에 답방을 해서 한국 국민 및 전 세계인들에게 ‘내가 비핵화 하겠다’ 하는 것을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또 그렇게 하면서 ‘나도 약속을 지켰으니 트럼프 대통령 당신도 약속을 지켜라, 고위급회담도 곤란하게 만들지 말고 바로 2차 북미정상회담을 하자’(고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김정은 위원장을 잘 설득하고 또 미국에다 대고도 그렇게까지 극단적으로 나가면 안 된다는 설득을 해서 답방를 하도록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선 ‘연내 답방’은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곧 북측에서 답변이 올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문 대통령이 4차례의 ‘외교 중재’를 통해 북미 대화를 견인해 왔기 때문에,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북한이 또 한번 우리 측을 지렛대로 삼아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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