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물살을 타던 남북 평화모드가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든 모양새다. 올해 안에 방남하겠다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3일 현재까지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오겠다 또는 안오겠다 그 어떤 말도 없이 침묵을 지키는 지금의 상황은 현 정부로써는 다소 답답한 모양으로 보인다. 이 안갯속 정국이 어떻게 변할지 주목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 1담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무산되면서 북한의 비핵화가 또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연내 서울 답방을 간절히 기대하던 청와대가 또 다시 고심에 빠지는 모양새다. 한반도 정세가 또 다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표류하면서 향후 맞게될 정세 국면에 관심이 쏠린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2일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올해 답방이 어려울 것 같다”며 “1월 답방은 계속 열려있다. 상황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연내 답방이 어렵다고 언급한 것을 처음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을 가장 기다린 것은 청와대다. 하지만 청와대에서도 연내 답방 성사가 어렵다는 점을 내부적으로 결론을 내리면서 북미정상회담 이전 답방이냐 이후 답방이냐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서울 답방이어 방러도 어려워진 전망…우윤근 대사 “내년에는 올 것으로 기대”

여기에다 또 다른 관심사였던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방러 역시 어려워진 전망이다. 13일 우윤근 주러시아대사는 2018 재외공관장 회의를 계기로 귀국한 후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위원장 방러가 될 것 같은 분위기가 지난 9월 이후에 있었다”며 “라바로프 외교장관도 오랜만에 평양을 방문했고 마크 비엔코 상원의원도 평양 방문때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 대사는 “10월이나 11월경에도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에) 오지 않을까라는 분위기가 현지에도 있었으나 올해는 못할 것 같다”며 “러시아에서 굉장히 기대를 하고 있었고 오지 않겠냐는 추측이 있었지만 내년에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이 연내 서울은 물론 러시아까지 답방하지 않겠다는 기류를 잡은 것은 ‘얻을 것이 별로 없다’는 내부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북전문가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하나를 응하면 또 하라고 자꾸 하지 않나. 북한에서 보면 풍계리, 동창리 이런 이야기를 하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얼마나 칭찬했나”라며 “하고 나니 또 오라고 하니까 ‘이제 한 번 속지 두 번 속냐’ 이런 태도 아니겠나”라고 내다봤다. 북측에서 답방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는다면 미국은 또 새로운 요구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 박지원 “트럼프, 대선 시각이 오고 있기에 다시 돌아올 것”

박 의원은 이와 함께 북미간의 대화 채널도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것 같다는 견해를 내놨다. 그는 “지금 현재 비건도 역할이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고, 앤드류 김의 거취가 이제 결정이 됐겠지만 후임이 부각되야 하는데 그게 아직 없는 것 같다”며 “이제 미국은 크리스마스”라고 연말 분위기에 접어들어 1월까지는 특별한 이벤트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박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다시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곧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핵심 관심사가 중국으로 넘어갔다고 언급하며 “그러나 돌아온다. 대선이라는 시각이 째깍째깍 오고 있다. 민주당과 차별화하는 길은 이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내 답방이 무산되면서 우리 정부 입장으로선 당장 남북관계에서도 성과를 내기 힘들어 졌다. 북미 협상에서 돌파구가 마련되어야 대북 제재 완화가 되기 때문에 남북관계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높은 장벽이 생긴 셈이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북미관계도 원활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활발한 물밑 접촉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면서 비핵화 방정식은 복잡하게 꼬여가는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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