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위기 맞아...삼성전자에 기회

▲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 1담당(뉴스워커 DB)

[뉴스워커_국제정세] 미‧중 무역분쟁이 중국과 캐나다와의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대 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며 미국의 요청으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46)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체포했다. 물론 보석으로 풀려나긴 했지만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캐나다인 2명을 억류했고, 의류업체 ‘캐나다 구스’에 대해 불매운동을 펼치면서 주가가 20% 하락한 상태다.

이러한 사태는 미국이 중국의 ‘5G 굴기’에 대한 견제로 발생한 것으로, 화웨이로서는 위기를 맞은 셈이다. 반면, 화웨이와 경쟁 관계인 삼성전자에 또 다른 기회가 되고 있다.

◆ 멍 부회장 체포에 보복하는 중국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창업 딸인 멍완저우(46)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대해, 미국의 요청으로 지난 1일 캐나다에서 체포됐다. 대 이란제재를 위반했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다. 그러나 캐나다는 미국의 요청을 들어줬다가 중국과 정치적 갈등을 빚게 됐다.

멍 부회장은 캐나다 밴쿠버에서 체포된 이후 보석 여부 심리를 받았고, 지난 11일 1000만캐나다달러(약 84억원) 보석금과 전자감시 등 16가지의 까다로운 조건을 붙여 보석을 허용했다.

그러나 중국의 보복이 만만치 않다. 우선 전직 캐나다 외교관 마이클 코브릭이 중국에 억류됐다. 코브릭은 2003~2016년까지 베이징, 홍콩애서 외교관으로 활약했고, 2017년부터는 비정부기구인 ‘인터내셔널 크라이시스 그룹’의 동북아시아 선임 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또 북중 접경도시인 중국 단둥에서 활동하는 캐나다인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도 억류됐다. 뿐만 아니라 캐나다의 고가 의류업체 ‘캐나다 구스(CANADA GOOSE)가 화웨이 사태로 중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타깃이 되면서 베이징과 홍콩 등지에 매장을 확장하려는 계획에 차질이 생겼고, 주가가 1일 이후 20% 하락하는 등 중국의 집중 보복 대상이 됐다.

◆ 미‧중의 이중적 태도

멍 부회장의 체포된 표면적인 이유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할 목적으로 국제결제망에 접근할 수 있는 은행들을 속인 혐의다. 캐나다 검찰도 보석 공판에서 화웨이가 2009~2014년 실질적인 자회사인 홍콩기업 스카이콤을 통해 이란과 거래하면서 미국의 이란제재를 피하기 위해 결제에 관여한 여러 미국 금융기관에 화웨이와 스카이콤이 관계가 없다는 허위사실을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일도 아니고 이제 와서 왜 갑자기 체포에 나선 것일까. 일각에서는 부회장을 중국의 무역협상 카드로 사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우선 지난 1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의에서 그동안 벌여오던 무역갈등을 휴전하고 향후 90일간 협상에 돌입하기로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멍 부회장에 대한 체포를 요청했다는 점이 그 근거다. 그리고 미국이 체포해 달라고 캐나다에 요청한 것인 만큼 신병 인도 요청을 해야 하는데, 아직 특별한 요청이 없다는 것이다.

멍 부회장 체포 사건을 두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역대 최대의 무엽 합의가 이뤄지는 것이 좋고, 국가 안보에 좋다고 생각한다면 (멍 부회장 수사에) 분명히 개입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렇게 미국이 중국과 무역 협상을 벌이고 있음에도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중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요청으로 멍 부회장이 캐나다에 체포됐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캐나다인만 억류할 뿐, 미국에 대해서는 일언반구(一言半句)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10일 밤, 류허 무총리는 스티븐 므누슨 미 재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산 자동차 관세를 40%에서 15% 인하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대두 등 미국산 곡물 수입도 늘리겠다고 약속했으며, 미국이 요구한 지식재산권 보호와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에 대한 기술 이전 압박 해소에 대해서도 해결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미국이 포기를 요구하고 있는 중국 제조 2025 계획에 대해서도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 미국의 견제 대상 ‘화웨이’ 국제적 위기..삼성에는 기회?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화웨이의 멍 부회장을 카드로 쓴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 미국은 그간 안보 위협을 이유로 회웨이에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가해왔다. 화웨이가 네트워크에 스파이웨어를 심는 방법으로 기밀 정보를 빼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5G 굴기’의 싹을 자르겠다는 의도이다. 그래서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동맹국들에 화웨이가 생산한 사용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이에 응한 국가는 영국‧호주‧뉴질랜드‧일본 등이다. 영국의 주요 텔레콤 회사인 브리티시텔레콤(BT)은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사업에서 화웨이를 제외한다고 밝혔으며, 호주‧뉴질랜드는 이미 화웨이의 5G 장비 사용을 금지한 상태이고, 일본도 지난 10일 5G인프라 공공조달 참여를 금지시켰다.

이렇게 화웨이가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는데, 화웨이와 경쟁업체인 우리나라 삼성전자에게는 오히려 커다란 기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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