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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남북정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주 만에 공개활동을 하며 17일 모습을 드러냈다. 김정은 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7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며 지난 3일 원산 구두공상 현지 시찰 이후 14일만에 공개활동을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참배 모습은 북한의 기관지 <로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의 매체들에 의해 보도됐다. <로동신문>은 17일자 1면 기사에 김정은 위원장 등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조문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기사를 실었다.

<로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입상에 헌화하고 두 사람의 시신이 안치된 영생홀을 찾아 조의를 표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 당은 지난 7년 세월 장군님의 사상과 노선, 장군님식 혁명원칙을 고수하고 유훈을 관철하기 위하여 투쟁해왔다”며 “앞으로도 위대한 장군님의 혁명전사로서 의리와 본분을 지켜 한치의 드팀도 없이, 한걸음의 양보도 없이 장군님의 구상과 염원을 끝까지 실현하기 위해 억세게 싸워나가자”고 말했다.

추모 분위기 띄우기 나선 北…김정은 메시지 있을까

앞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7년 전인 2011년 12월 17일 급성심근경색과 심장성 쇼크로 사망했다. 당시 북한은 이틀 뒤인 19일 특별 생방송을 통해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전한 바 있다.

<로동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의 참배 소식 외에도 “인민은 못 잊습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김정일 위원장을 추모했다. 신문은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하던 2011년 3월 평양화초연구소를 찾았던 당시를 언급하며 추모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북한이 최고 지도자의 생일 및 기일을 중요시 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16일부터 본격적인 추모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16일 <로동신문>에는 ‘만민의 칭송을 받으시는 희세의 정치가’라는 논설이 게재됐다. 논설은 “김정일 동지께서는 역사의 방향타를 억세게 틀어잡으시고, 인류자주위업을 자기의 궤도우에 확고히 올려세우셨다”며 “세계의 평화보장을 위한 투쟁을 승리의 한기로 이끄신 탁월한 정치가이시다”라고 선전했다.

또 “김정일 동지께서는 우리 인민이 자주적 근위병으로 되느냐, 아니면 제국주의 식민지 노예가 되느냐 하는 운명의 갈림길에 놓여 있던 지난 세기 90년대에 우리 공화국을 불패의 군사강국으로 전변시키시었다”며 “장군님의 선군령도가 있었기에 우리나라가 제국주의자들의 기를 꺾어놓고 주체의 사회주의와 세계의 평화를 수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밤 평양 만수대언덕 김일성·김정일 동상 앞에는 추모 인파로 가득했다. 동상 앞에 선 수백의 평양 시민들은 단체로 고개를 숙이며 참배하거나 꽃을 놓기 위해 줄을 섰다.

7주기 당일인 이날에는 각종 추모행사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 서울 답방 무산…정세현 “北 단식농성 해서 되는 게 아냐. 서울 와야”

한편 김정은 위원장이 2주 만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별도의 메시지가 있었을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미 간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는 상황인데다 연내 서울 답방마저 무산됐기 때문이다. 특히 북측은 지난 16일 조선중앙통신에 보도된 외무성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 명의의 담화를 제외하면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북측의 이같은 ‘묵묵부답’에 대해 ‘단식 농성’으로 비유하며 북측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촉구했다. 미국과 신경전을 벌일 것이 아니라 남북 대화를 하는 방법이 물꼬를 틀 해결책이라는 지적이다.

정 전 장관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21일부터는 북측이 신년사도 작성해야 하고, 신년사를 쓰기 전에 (서울에) 다녀가는 게 좋지 않겠는가 생각했었는데 지금 단식하면서 (서울에) 안 오는 데 어떻게 하겠나”라며 “그런 단식 농성으로 해 가지고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으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통해서, 결과를 가지고 북미정상회담의 불씨를 살려내고 6월 12일 합의했던 북미 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비핵화 세 가지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 하는 액션 플랜을 다음 번 북미정상회담에서 짜야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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