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웅진의 윤석금 회장의 숙원이었던 코웨이 인수가 결정되면서 이해선 코웨이 대표의 입지가 다소 위태하다는 하마평들이 흘러 나오고 있다. <그래픽 진우현 그래픽 2담당>

웅진그룹이 윤석금 회장의 숙원사업이었던 코웨이 재인수에 성공하면서 전문경영인인 이해선 대표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013년 웅진그룹으로부터 코웨이를 인수한 MBK파트너스가 두 번째로 선임한 CEO다. 아모레퍼시픽 마케팅부문장, CJ오쇼핑 대표, CJ제일제당 대표 등을 역임한 후 2016년 10월 코웨이 수장에 올랐다.

코웨이는 얼음정수기 니켈 검출 사태로 당시 김동현 대표가 자진 사퇴하자 임시주총을 열고 이 대표를 신임대표로 선임했다. 그는 소비재 마케팅 분야의 전문가이면서 영업조직 관리에도 탁월한 능력을 지닌 인물로 평가 받는다.

이물질 파동으로 2016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26.9%, 29.1% 급락했던 코웨이는 이 대표 부임 뒤인 2017년 반전을 이뤄냈다. 매출은 5.9% 늘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9.5%, 33.8% 껑충 뛰면서 전년의 부진을 만회한 것. 올 3분기 누계실적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 7.1%, 영업이익 6.9%, 당기순이익 6.1% 각각 증가해 상승 기조를 유지 중이다.

실적만 놓고 판단한다면 이 대표는 기대에 부응하는 구원투수 역할을 해낸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코웨이 인수주체인 웅진싱크빅이 내년 3월 15일을 주식 양수일로 지정했다는 점에서 웅진그룹이 MBK파트너스의 흔적을 지우고 새판 짜기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상법 상 상장사는 대표 신규선임이나 재신임 여부를 연초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결정하는데, 코웨이는 지난해의 경우 23일에 주총을 여는 등 통상 3월 말에 주총을 개최해왔다. 다시 말해 웅진그룹이 최대주주로서 의결권을 행사해 경영진 물갈이에 나서려고 주식 양수일을 주총 직전인 15일로 잡았다는 해석이다.

특히 이 대표는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에 줄곧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해왔다는 점에서 교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 대표는 지난 9월 한 경제일간지와의 단독인터뷰에서 “기업 인수는 기본적으로 ‘돈의 게임’이다. 2조원짜리 지분을 1590억원으로 가져가겠다고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기본만 알아도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라고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설을 일축한 바 있다.

그는 “윤 회장이 지난 반년 동안 단 한 번도 MBK파트너스에 연락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매각은 어차피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결정할 문제지만, (인수의)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이 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또 이 대표는 올 초 열린 세계가전전시회(CES) 2018에서 만난 다른 경제지 기자에게 윤 회장이 코웨이 인수 추진을 공식 천명한 것과 관련해 “렌탈 비즈니스는 기본적으로 자본이 넉넉해야 하는데 외부에서 남의 돈을 빌리는 것은 시간도 많이 걸리고 어렵다”고 부정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임원들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간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를 실현성 없는 이야기로 치부했던 이 대표는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며 “누구보다도 이 대표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주총 이전에 자진사퇴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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