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주택 시장 파행 지속되면, 국내 경기회복시기 상당기간 늦춰질 듯

제 18대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박근혜·문재인 진영은 연일 대선 공약을 내놓으며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지만 부동산 관련 공약은 이번 대선에서는 경기 침체와 맞물려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지역 표를 의식한 대형 개발 사업보다는 하우스푸어 대책이나 공공임대주택 건설 등 서민 주거복지 대책에 힘을 싣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 앞둔 부동산 시장은 이미 한겨울, 매매가 하락, 전세가 상승 중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매매시장에 대한 관망세가 짙어지며 부동산 시장이 한겨울 날씨처럼 얼어붙고 있다. 또한 미국 재정절벽(fiscal cliff)과 중국과 유럽의 경기침제까지 더해져 부동산시장은 9.10 대책이후 ‘반짝’ 했던 매수세마저 끊겼다. 전세시장의 경우도 상황이 좋지 않은데 매매기피현상으로 눌러 앉은 수요가 증가하면서 물건은 없고 가격만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년간 재건축 추진단지에 대해 재건축 부담금을 부과하지 않도록 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통과했지만 호재에 즉각 반응했던 과거와 달리 재건축시장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반짝’ 거래 늘었지만 가격 하락 지속

국토해양부자료에 의하면 지난 10월 주택 매매 거래량이 6만6411건으로 이전 달보다 66.8% 증가했다. 올 들어 주택 거래량은 5월(6만8047건) 이후 4개월 연속 감소하며 9월에는 3만9806건으로 연중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급감했던 주택 거래가 취득세 감면 조치와 함께 급반전됐다. 하지만 거래량 증가의 내면을 살펴보면 전통적인 여름비수기인 7,8월과 극심한 침체상태인 9월에 비해 10월 거래량이 기저효과에 의해 늘었던 것뿐이다. 또한 10월 거래량은 작년 같은 달(7만8333건)과 비교해서는 여전히 15.2% 줄었다.

더 주목할 만 한 점은 취득세와 양도소득세를 깎아주는 '9·10 부동산 대책' 시행 이후 주택 거래는 늘었지만 가격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12일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신고일 기준)는 3944건으로 대책 시행일(9월24일) 이전인 9월(2122건)과 8월(2198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통상 부동산 대책이후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매도자들이 호가를 높이는 까닭에 가격이 올라간다. 하지만 최근에는 추격매수세가 나타나지 않아 급매물이 빠져도 매매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9·10 부동산 대책'이후에 주택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취득세가 다시 오르는 내년부터는 주택 거래가 줄어들면서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저렴하게라도 연내에 처분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분양가상한제와 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폐지법안 조속히 통과돼야

차기정권출범에 앞서, 분양가상한제와 주택자 양도세 중과세폐지 법안이 조속히 통과되어야 한다. 정치논리에 사로잡힌 인위적인 가격 규제는 훨씬 큰 부작용을 수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분양가 상한제 폐지로 인한 도심지 주택공급 활성화로 집값 안정과 전세난 해소에 도움이 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제도 폐지법안도 민간임대 활성화와 임대주택 공급자로 봐서 조속히 통과되어야 내수를 살리는데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 양도소득세 납부추이를 보면 상위 납부자 3~4%가 총세액의 50% 내외를 납부하는 구조이다. 실거래가 과세가 시작된 2006년에 납세자 1인당 평균 세액이 갑자기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상위 납세자들은 이미 과중한 세부담을 하고 있다. 차기 정권에서도 이들의 세부담을 더욱더 늘린다면 주택시장은 극심한 침체에 빠져들고 전세 값 상승세로 이어질게 명맥하다. 위험부담을 안고 자기책임 아래 주택에 소유하고자 하는 다주택자에게 너무 가혹한 형벌을 주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주택에 대한 사회적인 분위기가 자꾸 안 좋은 방향으로 왜곡되어 임대주택이나 전·월세를 찾는 수요가 많아지면, 전세난은 물론, 미분양 증가로 내수 경기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다. 지금과 같은 전·월세 가격 상승도 이런 부작용이 빚은 결과다.
 
MB정부는 부동산관련 대책을 모두 18차례나 내놨지만 부동산 시장은 바닥을 거쳐 지하실로 끝없이 추락하면서 하우스푸어들을 양산하고 있고, 전월세 가격을 상승시켜 서민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강남권 투기·주택거래신고지역 해제’와 '양도세 세제 완화'를 내용으로 한 5·10대책과 함께 올 연말까지 '취득세 감면', '양도소득세 면제' 카드를 꺼내든 9·10대책이 발표됐지만 시장은 대책 발표 전후로 잠시 반짝 효과에 그치면서 다시 냉각되는 양상을 반복하고 있다. 고객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주택시장을 살리기 위해 한시적으로 취득세를 0%로 하더라도 주택가격하락에 의한 자산디플레이션 우려로 선뜻 집을 사겠다는 분이 많지 않은 실정이다.

‘부동산’이라고 하면 앞뒤 보지도 않고 우선 정치적인 프레임에서 비판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것에서 벗어나 이성적으로 접근해야 부동산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수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시장에서 주식은 투자, 부동산은 투기라는 인식이 강하다. 시간의 단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일년에 수차례 사고파는 주식은 투기에 가깝고 적어도 일년 이상 보유하는 부동산은 투자일수도 있다. 부동산 투자자들은 기꺼이 위험부담을 부담하고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해당자산의 적정한 가격을 발견해내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른 어떤 산업보다도 건설업은 생산유발, 고용유발 등의 효과가 큰 게 명백하다. 반도체나 조선, 자동차보다도 오히려 건설업이 연간 수주액과 수출액이 많다는 걸아는 국민들은 별로 없다.

주택 시장 파행 지속되면, 국내 경기회복시기 상당기간 늦춰질 듯

극심한 부동산 거래 침체를 의식한 듯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지난 20일 당사에서 경제신문들과 한 합동 인터뷰에서 "단기적으로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여의도 지적하면서 "경제성장을 위해 중장기 계획도 필요하지만 워낙 경제위기로 어려움이 많아서 단기적인 대책도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올해 말로 끝나는 취득세 감면 부분을 연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부동산 거래를 위축시켜온 보금자리주택도 분양형을 임대형으로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와 하우스푸어 문제도 대선을 앞두고 거의 매일 이슈화하고 있어 해결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주택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하우스푸어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고, 전월세를 사시는 분들도 마찬가지로 전월세가격 급등 우려로 정치권마저 불신하는 행태가 만연해지고고 있다./

 
박상언 대표는 부동산투자 전문 컨설팅업체 (주)유엔알컨설팅의 대표이사이며,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특임교수’이다. 금융권, 부동산개발, 분양, 정부업체 등을 거치면서 이론과 실력을 겸비한 업계의 대표주자로 인정받고 있다.
또 ‘한국 HRD명강사’에 선정되었고, 2008년 올해를 빛낸 부동산 전문가 대상을 받기도 했다.
명쾌하고 유쾌한 강의로 많은 고정 팬들을 확보하고 있으며, 각 기업체와 투자세미나 등에 단골로 초대되는 인기강사이다.
건축대, 연세대, 단국대 등에서 부동산 투자론을 개설 강의하였다. 또 MBN, SBSCNBC, YTN생생경제, MTN 등 경제방송에도 고정출연 중이며, 각종 매체에 부동산 고나련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웹사이트 :
, 문의: 02-525-0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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