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을 맞아 김정은 위원장의 7번째 신년사 중 올해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검은 양복 차림의 김 위원장은 자신의 집무실 갈색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했다.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보고를 받는 모습을 연상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남북정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 전 세계가 이목을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김 위원장의 달라진 신년사 배경에도 관심이 모인다. 베일을 벗은 파격의 신년사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면서 북미 대화의 진전은 물론 남북 대화도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방송은 1일 오전 9시부터 김 위원장의 신년사 연설 녹화분을 방송했다. 김 위원장은 7년째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했다.

김 위원장의 7번째 신년사 중 올해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검은 양복 차림의 김 위원장은 자신의 집무실 갈색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했다.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보고를 받는 모습을 연상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김 위원장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 연단에서 신년사를 발표한 바 있다.

◆ 비핵화 의지 재강조…美와의 대화 준비 ‘완료’ 시사

내용 면에서도 남북 관계에 대해 강조했던 지난해보다 북미 관계에 대한 메시지가 더 많았다. 김 위원장은 완전한 비핵화의 의지를 다시 강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준비가 됐음을 확실하게 전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이미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데 대하여 내외에 선포하고 여러 가지 실천적 조치를 취해왔다”며 “우리의 주동적이며 선제적인 노력에 미국이 신뢰성 있는 조치를 취하며 상응하는 실천 행동으로 화답에 나선다면 두 나라 관계는 보다 더 확실하고 획기적인 조치들을 취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서 훌륭하고도 빠른 속도로 전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북미 대화의 재개 가능성을 높이면서도 대북제재 완화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모습을 강요하려 들고 의연히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 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메시지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의 선행을 우선 조건으로 내걸며 대북제재에 나서고 있고, 북한은 비핵화 의지만을 보인 채 대북제재를 풀어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 이 부분이 상충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 트럼프 “나도 김정은과의 만남 고대” 첫 반응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트럼프 대통령도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나도 북한이 위대한 경제적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을 잘 깨닫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을 고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트위터 메시지는 김 위원장의 신년사가 나온 이후 처음으로 보이는 공식적인 반응으로, 긍정적인 답변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이 때문에 북미간 물밑 접촉이 활발하게 오고가고 있거나, 이른 시일 내에 오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북미관계의 견인을 위한 우리의 역할도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로서도 셈법이 복잡한 상황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남북 장관급회담이나 실무회담에서 그 대목(남북 역할)이 굉장히 어려운 의제가 될 것 같다”며 “왜냐면 저쪽(북측)은 무조건 미국의 압박과 제재를 뚫고 나오라는 이야기고, 그런데 우리는 그럴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하며 향후 북미관계를 위한 남측의 고민이 산적함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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