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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窓] 전기자동차 넥쏘 ‘급발진 추정 사고’ 본 이 시대 斷想
김규찬 기자  |  2580@newswor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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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02  14: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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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수소 전기차 ‘넥쏘’에서 급발진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자동차 ‘급발진 사고’에 대한 논의는 과거부터 ‘뜨거운 감자’였으며 대중들의 머릿속에서 잊혀질 만하면 또 다시 발생하곤 하는 해마다 거르지 않는 주요 논란이기도 하다.

◆ ‘넥쏘’, 울산서 급발진 추정 사고 ‘운전자는 억울하다’

지난 14일 울산에서 급발진으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한 운전자 A씨는 자동차 제조사 측으로부터 당사의 주장을 들을 수 있었다. 사고 당시 브레이크 제동 등이 켜지지 않았고 바닥에 스키드 마크도 생기지 않았기 때문에 A씨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으며, 자동차 사고 기록장치(EDR) 분석 결과 A씨가 가속 페달을 밟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 드라마 속 사극을 보면 가끔 나오는 말이 "누구는 사람이고 누구는 개 잡놈"이라는 말, 노비 역으로 나온 인물이 주로 쓰던 대사였던가. 우리는 지금 평등의 시대에 살고 있는가 아니면 차별의 세상에 머물러 있는가. 신중하게 되씹어 봐야 할 문제다. 사진 속 인물은 김영란 전 대법관(현, 서강대학교 법률대학원 석좌교수)다.

이에 A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자동차  제조사 측은 A씨의 운전미숙, 과실로 인한 사고라며 ‘급발진 사고’의 책임은 소비자에게 있다고 판단했다.

업계에 따르면 급발진 추정 사고는 한해 평균 120여 건이 발생한다. 하지만 지금껏 제조사가 고객에게 급발진 추정 사고로 그 피해를 보상한 공식 사례는 전무하다. 다만 2016년 3월 김영란 법으로 유명한 김영란 (전)대법관이 타던 에쿠스 승용차가 급발진이 발생했을 때, 자동차 제조사 측에서 500cc(3000→3500cc)가 더 큰 차량을 제공한 사례가 유일하다.
법원에서 결심까지 가는 수많은 관련 공판에서도 대법이 고객 즉. 소비자의 손을 들어준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 차량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 사고의 증명은 오롯이 소비자의 몫인데 그 방법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추정하건대 지금껏 그래왔듯이 ‘급발진 사고’에 자동차 측은 결국 운전자 잘못, 운전자 과실을 주장할 것이다. A씨가 분명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마치 돌덩이를 밟은 것처럼 딱딱해져 작동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이나 10년 넘게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며 주차장을 이용했다는 주장은 실제로 아무 쓸모도 없었다.

◆‘급발진 추정 사고’ 사례...운전자 과실 vs 제조사 책임

지난 2015년, 경기도 포천에서 운전자 윤 모 씨의 ‘오피러스’ 차량이 철근 콘크리트 옹벽을 부수고 담장을 넘어 날아가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입는 급발진 추정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당시에도 대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전기적 과부하가 발생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사고가 승용차의 결함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제조사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지난 2016년 8월, 부산에서도 급발진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일가족 4명이 숨졌다. 당시 경찰은 “운전자가 사이드 브레이크를 당길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운전자에게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입장을 내놓았다.

이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급발진 사고’ 논란에 발 벗고 나섰으나 감정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편 2014년엔 부산에서 B씨가 술을 마신 뒤 ‘아반떼’ 차량을 몰고 노점으로 돌진해 두 명이 사망하고 9명이 다쳤다. 차를 버린 채 도주한 B씨는 2시간 만에 붙잡혀 “차가 급발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전적으로 운전자의 과실이라고 주장하며 음주운전과 뺑소니 사고를 낸 B씨를 옹호해 주지 않았다.

이처럼 ‘급발진 주장 사고’는 판단할 정보가 제한적이라는 면에서 그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자동차 제조사 측의 ‘급발진 의심 사고’의 원인을 별다른 조사나 설명 없이 운전자의 과실로만 떠넘기는 모습에는 의문점이 남는다. 공연히 소비자들을 적으로 두는 대응방식을 택해 고객의 반발심을 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 ‘안전의 대명사’ 볼보그룹 세계 안전도 평가 1위에 빛나

한편 스웨덴의 볼보 브랜드는 자동차의 ‘대표 안전 브랜드’로 불린다. 볼보그룹은 사람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세계 최초로 3점식 안전벨트를 개발하는 등 안전 면에서 세계 최고의 자동차 브랜드로 꼽힌다.
또한 볼보는 사내 사고분석팀을 운영하며 사고가 발생했을 시 현장에 가장 빨리 도착해 사고 원인을 직접 조사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차’로서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 국내 자동차 제조사, 도의적 책임 요구돼
 
‘급발진 사고’가 운전자의 운전미숙이 원인인지 차의 결함으로 인해 일어나는 사고인지는 사실 두 번째 문제다. 과거부터 ‘급발진 추정 사고’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가족을 잃는 등 피해를 입고 있다. 이에 제조사가 사고 원인에 대해 발뺌하는 것이 아닌 도의적으로 책임감을 갖고 면밀한 분석 및 조사를 통해 원인규명을 하는 등 ‘사람 중심’으로 대응하는 것이 옳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2일 ‘넥쏘’는 유럽의 신차 안정성 평가에서 최우수 차량으로 선정됐다. 과연 명실상부 대한민국 자동차 1위업계인 자동차 제조사가 그만큼의 도의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사람이 우선시 되는 노력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가 궁금하다.

자동차 급발진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매년 100건이 넘게 발생하는 급발진 추정 사고는 지금껏 운전자 과실로 모두 그 책임을 뒤집어 쓰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풀기 위한 소송에 있어서도 운전자가 자동차 제조사 측을 이길 확률은 단언컨대 0%다.

또한 국내 대형 자동차 제조사 측은 지난 7월 발생한 ‘BMW 화재 사고’ 이후 발의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에 반발하며 박순자 국토교통위원장을 직접 찾아가 피해액 보상을 낮춰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일환으로 발의된 해당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은 자동차 결함으로 인한 사고 피해에 대해 자동차 결함을 제조사들이 입증하고 피해액의 최대 5배를 보상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국내 자동차 제조사의 소비자를 외면하는 대응 방식은 분명 옳지 않아 보인다. 자동차 사는 해마다 논란을 거듭하는 ‘급발진 사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어도 고객이 납득할 수 있을 정도의 면밀한 조사와 더불어 운전자가 가속페달 혹은 브레이크를 실제로 밟았는지 확인하기 위한 기술적 노력은 수반해야 한다. 적어도 그 노력이라도 보여야 한다.

첨언하자면 ‘급발진 추정 사고’에 따른 보상도 김영란 전 대법관과 일반 고객이 같아야 한다. 말 그대로 ‘김영란 법’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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