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워커_황성환 그래픽 1담당

북미간 ‘친서외교’가 재가동되며 새해를 맞아 교착 상태에 놓인 북미대화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긍정적으로 화답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공개하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의 조기 개최에 기대감이 흐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사실상 신년회견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새해 친서를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방금 김정은으로부터 멋진 편지를 받았다”며 “우리는 북한과 많은 진전을 이루고 김 위원장과 우리는 아주 좋은 관계를 수립했고, 많은 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성과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선 “북한은 정말 무언가를 하길 원하지만 이것이 완성될지 누가 알겠는가”라며 “거래는 거래이기 때문에 결과는 모른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에게는 북한의 경제 개발에 뛰어들어 큰 성공을 하고 많은 돈을 벌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며 “북한은 엄청난 경제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도울 것”이라고 경제 발전을 제안했다.

◆ 트럼프의 ‘경제 제안’은 북한의 요구에 대한 맞제안?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제안은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미국이 일방적 제재 압박으로 나간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 한 데 대한 일종의 맞제안인 셈이다. 북한이 비핵화를 한다면 경제 지원이 뒤따를 것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 연설에서 정말 만나고 싶다고 했다”며 “나도 회담을 고대하고 있고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회담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초 G20(주요 20개국) 회의를 마친 뒤 귀국하면서 1월이나 2월에 만날 것이라고 했던 말과는 달리 이번엔 특정한 시점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한 화답 성격으로, 북한과의 대화 의지 및 대북 외교에 대한 추진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두 정상의 ‘친서 외교’가 또 다시 이루어지면서 북미 대화가 새로운 국면을 맞아 진전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는 그동안 교착상태에 놓인 북미 대화의 돌파구 역할을 해 왔다. 양 정상의 친서 교환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시작으로 양 정상이 새해부터 대화를 이어 가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북미정상회담의 조기 개최 역시 높은 기대감을 낳고 있다. 하지만 정상회담을 준비해 나갈 실무진들의 접촉 여부는 아직까지 활발하게 움직이지 않는 상태기 때문에 당분간 실질적 준비 단계에 착수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김정은 첫 정상외교 행선지는 어디가 될까…주목

이에 따라 자연스레 김정은 위원장의 첫 정상외교 행선지로 어디가 꼽히게 될 지도 이목을 끌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대화의 의지를 밝히면서 남북관계에 대한 적극적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여기에 3일자 <로동신문>에서 북한이 “북남관계는 조미(북미) 관계의 부속물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며 미국이 남북 화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하는 등 북미정상회담 전에 남북이 먼저 만날 수 있을 가능성을 한층 더 높인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로동신문>은 “북남관계는 북남관계이고 조미관계는 어디까지나 조미관계”라며 “북남관계가 도대체 얼마나 전진했다고 조미관계에 맞추어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것이냐. 북남관계가 이제 겨우 첫걸음을 뗀데 불과하다면 조미관계는 싱가포르 조미 수뇌회담 시점에서 한 발자국도 전진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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