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화’ 의지를 보인데다 서신 외교까지 이어가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의 시간표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높아지는 모양새다. 여기에다 물밑에서 양측이 회담 장소 선정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2차 북미대화에 대한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로 향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장소를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정상회담 장소에 대해 “머지않아 발표될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물밑에서 양측이 북미회담을 위한 장소 고르기 작업에 들어갔음을 시사했다.

일각에선 양측의 물밑 논의가 장소 협상 상황까지 올라온 것을 두고 일정 시간표의 확정 단계가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어 곧 2차 북미정상회담의 발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오는 상태다.

◆ 새해 벽두부터 잇단 ‘대화’ 의지 피력에 장소 공개까지…북미 속도전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의 장소를 언급한 것은 거의 한달 여 만이다. 지난해 12월 1일 미중 정상회담 당시 내년 1월~2월께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것 같다고 언급한 이후 첫 언급이다. 1월 1일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의 화답 성격으로 “나도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며 머지 않은 시일 내에 북미회담의 성사를 시사한 바 있으나 당시에는 회담의 장소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1월 1일 트위터로 대화 의사를 피력한 이후 2일 백악관 관료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받은 친서를 공개한 지 나흘 만인 6일 회담 장소가 협의 중이라고 언급한 것은 물밑에서의 양측 조율이 속도감 있게 진전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여전히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실무진 접촉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빠른 시일 내에 북미회담의 개최를 낙관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국은 비핵화를 우선으로 주장하고 있고, 북한은 제재 완화를 요구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무 접촉 단계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한다. 대북전문가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7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의 고위급 회담에서도 막히고 있고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사실 이미 북미관계는 톱다운식으로 결정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6·12 싱가포르 북미회담 이래 두 정상이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톱다운 방식이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 위원장도 선호하는 방법”이라며 “실무협상은 물론 중요하지만 그렇게 무게를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 北도 몸풀기 들어가나…미국 향해 제재 완화 메시지 촉구

북미정상회담의 개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연일 미국을 향해 제재 완화 메시지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배경에 눈길이 끌린다. 북한의 이같은 메시지는 미국의 상응 조치 선행을 북미회담의 의제로 올려놓기 위한 일종의 ‘신경전’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의 대외선전 매체 메아리는 “우리 공화국은 과분할 만큼 미국에 선의와 아량을 베풀었다”며 “이제는 미국히 행동할 차례이니 공화국의 성의 있는 노력에 미국이 상응 조치로 화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북한 기관지 <로동신문>도 지난 3일 논평을 통해 “미국이 조미 대화 마당에 나섰으나 우리와의 좋은 관계, 새로운 관계 구축이 아니라 오로지 우리의 핵을 빼앗고 굴복시키자는 흉심만 꽉 차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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