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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뉴스워커_분석&오피니언] 추격자 중국,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버거운 존재 중국과 불투명한 한국경제 ‘지금 필요한 건 무엇인가’
염정민 기자  |  2580@newswor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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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10  14:4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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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분석&오피니언] 이순신 장군은 23번의 전투에서 23번 모두 전승한 것으로 유명한데 이는 그가 운이 좋았다거나 하늘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 아니다.

이순신 장군이 항상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어떤 전장이 되었건 적과 아군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기상, 지형 등의 환경 조건을 고려한 후 그에 맞추어 철저히 준비한 것 즉 ‘유비무환’이라고 할 수 있다.

운이나 기적이 아니라 이순신 장군의 철저한 준비가 승리의 원인이었다는 것을 분명하게 입증하는 전투는 역시 명량해전이다.

명량해전 당시 조선 수군이 보유한 판옥선은 13척에 불과했으며 기록상 협선 32척이 동원되었지만 협선은 격꾼(노젓는 선원)이 3명 탑승할 정도의 소형 선박이기 때문에 사실상 전력에 도움은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에 반해 조선 수군에 대적하는 일본 수군은 도도 다카도라, 구루시마 미치후사, 와키자카 야스하루 등 토요토미 휘하의 유명 수군 무장들이 참전하여 최소 133척에서 최대 333척(소형 선박까지 산입할 경우) 규모의 대함대로 추정됐다.

수군 아니 일반인들이 보기에도 13척 VS 133척의 싸움은 승산이 없는 것이 분명했다.

오죽했으면 조선 수군 장수 배설은 도주했고 선조도 이순신 장군에게 수군을 폐한 후 남은 병사들과 함께 육군으로 싸우라는 명령을 내릴 정도였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은 다시 한 번 대역죄의 누명을 쓸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감히 왕인 선조의 어명을 반박했다.

그 유명한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있사옵니다.”라는 상소를 남기면서 말이다.

한편 이순신 장군은 133척의 일본 함대에 13척의 함선으로 저항하기로 하면서도 수동적으로 움직이지 않았고 오히려 조선 함대와 일본 함대가 맞붙을 전장까지 결정하는 등의 주도권을 행사했다.

난중일기 중 정유일기의 1597년 9월 15일자 내용을 보면 이순신 장군이 “한 사람이 길목을 지키면 천명도 두렵게 할 수 있다.”고 발언한 내용이 나온다.

이 부분에서 이순신 장군이 일본 함대가 수적으로 우위라는 사실을 인정했으며 수적 열세에 있었던 조선 함대가 그 열세를 상쇄할 수 있는 전장은 길목, 즉 명량이라는 좁은 해협임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장군은 일본 함선과 근접하여 싸우는 방식을 최대한 회피했다.

이는 일본 수군이 함선의 빠른 속력을 이용하여 상대 함선에 근접한 후 조총을 쏘거나 상대 함선에 병사를 이동시키는 백병전 방식의 전법을 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당시 일본은 전국시대를 막 지난 시기라 근접 전투에 능한 병사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이와 같은 전법은 조선 수군에 매우 위협적이었다.

반면 조선 수군은 조총보다 긴 사정거리를 가지는 천자총통, 지자총통과 같은 대형 화포를 보유하고 있었기에 원거리 포격전에 장점이 있었고 이순신 장군은 이 이점을 절대로 낭비하지 않았다. 실제 해전에서 일부 조선 함선이 일본 함선에 근접전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명량’이라는 영화에서와 달리 이순신 장군은 일본 수군을 철저하게 원거리 포격전으로 상대했다.

장군이 일본의 근접 전투 시도에도 불구하고 철저하게 원거리 포격전으로 상대한 결과 조선 수군의 피해는 난중일기에 따를 때 전사자 2명, 부상자 3명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했다.

또한 이순신 장군은 전투가 임박하기 직전까지 임준형이란 군관에게 명을 내려 일본 수군의 적정을 자세하게 살폈으며, 수로(水路)에 밝은 현지인에게서 명량의 특색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등의 준비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철저한 준비 끝에 이순신 장군은 1척의 함선도 잃지 않고 일본 함선 31척을 격파하고 일본 수군의 진격을 저지하는데 성공한다.

명량해전에서 승리한 의미는 함선을 31척 격파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데 가장 큰 의미는 수로를 통해 한양으로 병력과 보급품을 실어 나르려는 일본의 의도를 좌절시킨 것이며 이는 사실상 전쟁의 승패를 결정 지었다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명량해전 이후 일본군은 보급로 확보에 문제가 생겨 공세에서 수세로 전략을 전면 재수정 했고 종국에는 일본으로 퇴각했기 때문이다.

결국 13척의 함선으로 133척의 함선을 상대해야 하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도 이순신 장군은 아군과 적군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장소의 선택, 아군의 이점 활용, 첩보망 가동 등 ‘승리할 수 있는 준비’를 철저하게 하여 승리를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1월 8일 세계은행은 2019년 세계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2.9%로 전망하여 작년 보고서에서 전망했던 3.0%에서 0.1%P 하향 조정했다.

올해 경제전망을 어둡게 보는 기관은 세계은행뿐만이 아닌데 OECD는 3.7%에서 3.5%로 0.2%P만큼, IMF도 3.9%에서 3.7%로 0.2%P 만큼 2019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바 있다.

한편 전 세계적인 경제성장 둔화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SK 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회사의 영업실적이 다소 감소된 것으로 공개되면서 향후 한국 경제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질 것이란 예상들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가까운 시일 내에 중국이 자국산 메모리 반도체의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면서 반도체 분야에서 치킨게임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과거 메모리 반도체 부분에서 2회의 치킨게임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

첫 번째는 2000년대 IT 버블 붕괴로 메모리 수요가 반 토막이 나자 메모리 공급 업체 사이에서 가격 치킨게임이 벌어졌고, 그 결과 가격경쟁에서 버티지 못한 NEC등 일본 기업들이 메모리 분야에서 철수하고 공급이 조정되면서 겨우 사태는 진정됐다.

두 번째는 2007년에 대만 업체들의 D램 증산으로 인해 전 세계 메모리 공급 업체는 출혈에 가까운 가격 치킨게임을 벌였고 잠시 소강상태에 빠지기도 했지만 얼마 가지 못하고 2010년 일본, 대만 업체들의 설비 증설, 증산으로 인해 다시금 출혈경쟁 양상이 전개됐다. 결국 치열한 출혈경쟁에 일본 엘피다가 파산했고 다른 업체들도 포기의사를 표하면서 D램 반도체 부분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으로 재편됐다.

과거 치킨게임에서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업체보다 반도체 개발 기술이나 생산 기술이 뛰어나 출혈이 비교적 덜했기 때문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진입할 경우 앞서 2회의 치킨게임과는 다른 양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2회의 치킨게임에서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상대했던 기업들은 대부분 일본, 대만 기업들로서 기업 간의 경쟁에 국가들이 노골적으로 불평등한 지원을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중국기업과 치킨게임이 벌어진다면 광대한 중국 내수 시장과 중국 정부가 제공하는 보조금 등의 노골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건에서 경쟁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즉 삼성과 SK하이닉스가 기업 혼자만의 힘으로는 이번 치킨게임에서 살아남는 것이 힘들 수도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다행인 것은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산업을 견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작년 10월 중국 반도체 회사인 푸젠진화에 생산 장비 등의 수출을 제한했고, 최근에는 UMC가 푸젠진화와의 협력관계를 종료하도록 압박했다고 추정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르면 올 상반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던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대량 생산은 상당한 차질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간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 미국의 견제가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시장 진입을 궁극적으로 저지하지는 못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한국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같은 지적을 따른다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국 정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중국의 시장 진입시도에 공동으로 대응해야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한국과 중국의 수출 경쟁이 광범위한 분야에서 이미 본격화되고 있어 정부와 기업의 공동대응 필요성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최근 내각 구성원들을 중심으로 경제계 인사들과의 접촉을 늘리고 있는데 이 같은 현상에는 정부와 기업의 공동대응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소가 존재한다.

이순신 장군이 압도적인 일본군에 굴하지 않고 철저하게 명량해전을 준비하여 승리한 것처럼 한국 정부와 한국 기업들이 국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허심탄회하게 소통하고 합심하여 공동대응에 전력을 다한다면 중국이 버거운 존재임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기업 단독으로 대응하는 것보다 생존 가능성을 훨씬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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