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연료전지 선박 개발 시 수소 경제 구축에 시너지 효과 낼 수 있어

▲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산업기획]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수소산업 관련 예산을 390억 원으로 확정했는데 이 중 수소연료 선박 R&D 플랫폼구축에 50억 원을 배정했으며 관련 사업에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국비를 포함한 총 420억 원의 재원을 투입하여 핵심기술 3개 과제를 개발하고 시험장비 4종을 설계 및 도입 제작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1MW급 수소연료전지 전기추진 시스템 개발과 영하 253도에 달하는 극저온에서의 기자재 성능평가 시험 설비를 갖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대해서 일단 먼저 소형 전기추진 시스템을 개발하여 차후에 대형 선박용 추진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는 선행기술력을 확보하고 극저온 환경에서 수소연료를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는 장비를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해당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기존 선박들이 벙커C유, LNG등 화석연료 기반의 동력원을 채용하던 것에서 탈피하고 수소연료전지를 동력원으로 채용하여 탄소배출 0에 도전하는 친환경 선박개발의 토대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강화되는 환경기준에 대응하는 해운업계

최근 해운업계에서는 IMO(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국제해사기구)의 강화된 환경기준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쏟고 있는데, IMO는 MARPOL(해양오염방지협약)을 통해 선박이 배출하는 황산화물(SOx)과 이산화탄소(CO2) 양을 억제하는 기준을 세계 해운업계에 제시한 바 있다.

먼저 2020년부터 선박 배출가스의 ‘황산화물’ 함유량이 0.5%로 제한된다.

기존 규제는 북미, 유럽 등에 설정된 ECA(Emission Control Area, 배출가스 제한구역)에서만 강화된 규정인 0.5% 또는 0.1% 기준을 적용하고 공해상에서는 3.5% 기준을 적용했지만, 2020년을 기점으로 공해를 포함한 전 해역에서 배출가스의 황산화물 함유량 0.5% 기준이 적용된다.

기존에는 ECA에서만 황산화물 기준이 엄격하게 적용되었기 때문에 해운업계는 공해상에서는 고유황(황이 많이 포함된) 연료를 사용하다 ECA 진입 시에만 일시적으로 저유황 연료를 사용하거나 스크러버(황산화물 저감장치)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대응이 가능했다.

게다가 저유황 연료가 고유황 연료에 비해 고가이지만 선박이 ECA 안에서 항해하는 거리는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해운업계 대부분은 위와 같은 방식을 사용한 바 있다.

하지만 2020년부터는 전 해역에서 강화된 기준이 적용될 예정이므로 이와 같은 대응 방법은 사용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대략 세 가지 대응 방안을 내놓고 있는데 첫째 저유황 연료를 사용하는 것, 둘째 스크러버를 사용하는 것, 셋째 LNG 추진선을 건조하는 것을 들고 있다.

이때 저유황 연료를 사용하는 것은 소비량 폭증으로 인한 연료 가격 상승이 염려되고, 스크러버 사용은 선박개조 비용 부담, 포집한 황산화물의 처리 문제가 있으며 LNG 추진선 건조는 고가의 건조 비용 부담, 기존 선박개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단점을 각각 가지고 있어 어느 한 가지 방법만 사용될 것으로 전망되지는 않는다.

다만 해운업계에서는 기존 선박 운용 시에는 저유황 연료를 사용하는 방법을 가장 많이 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새로운 선박 건조 시에는 LNG 추진선 건조 방법을 택하는 비중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이산화탄소’ 배출억제에 관해서 IMO 회원국들은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8년 대비 절반으로 줄이는 목표를 설정하여 이를 지키는 것에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2018년 12월 18일 세계 최대 해운회사인 ‘AP 몰러-머스크’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을 없애는 기술을 상용화하고 단계적으로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0로 줄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왜 수소연료전지 선박인가?

‘한국선급’은 2018년 6월 14일에 ‘온실가스저감 대응기술’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ESS를 활용하거나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전기추진방식 선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온실가스 특히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한국선급의 제안은 논리적으로 당연한 귀결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왜냐하면 친환경 연료로 평가받는 LNG도 주성분이 메탄, 화학식으로는 CH4이므로 연료로 사용할 경우 이산화탄소의 발생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피할 수 없는 LNG 추진선은 2020년부터 황산화물 배출제한을 강화하는 IMO의 규정을 준수할 수는 있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2030년 이후 강화될 것이 분명한 이산화탄소 배출제한 규정을 오랜 기간 동안 준수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반면 수소연료전지 선박의 경우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를 발생하는 방식이므로 이론적으로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2030년 이후 이산화탄소 배출제한 규정이 강화되더라도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다.

결국 LNG 추진선은 수소연료전지 선박이나 전기추진 선박이 나오기 전까지 과도기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하여 미국, EU, 일본을 포함한 세계 조선업계는 수소연료전지 선박의 개발에 역량을 쏟고 있다.

미국은 84명의 승객이 탑승하며 최고시속 22노트로 항해할 수 있는 ‘Water-Go-Round’라는 수소연료전지 선박을 올해까지 개발, 보급할 예정이고, 유럽에서는 영국과 독일을 중심으로 내해를 운항하는 수소연료전지 선박의 실증연구가 한창이다.

일본의 경우 수소연료전지 추진 선박 기술 확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수소경제에 필수적인 액화수소 운반선 건조기술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며, 최근 가와사키 중공업이 이와타니 산업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형성하고 호주에서 제조된 액화수소를 일본에 수송하는 사업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 선진국들도 탄소배출을 0로 하려는 세계적인 경향에 발맞추어 수소연료전지 선박을 포함한 수소경제 관련 기술개발에 역량을 쏟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IMO의 환경기준 강화에 대응하여 정유업계에서는 저유황유 수요 증가에 대비할 필요가 있고, 조선업계에서는 LNG 추진선 기술 확보와 함께, 수소연료전지 선박 건조 기술, 액화수소 수송 선박 관련 기술을 개발,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또한 향후 한국의 수소연료전지 선박 개발에 대한 연구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의 보급과 함께 수소 경제 구축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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