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 2담당

1949년 경상남도 김해에서 태어난 김영기 회장은 연세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 후,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하여 1974년 고향 김해에 개성공업사를 설립 했다.

당시 개성공업사는 대기업에 TV부품을 납품하는 회사로였으나, 대기업의 단가 후려치기와 경쟁사와의 경쟁심화로 인해, 독자브랜드를 갖춘 주방가전을 기업의 방향으로 바꾸게 됐다.

이후, 김 회장은 오랜 연구 끝에 서구 기업이 주류인 가전업계에서 ‘녹즙기’, ‘원액기’ 등을 출시해 새로운 돌풍을 일으켰으며, 이는 웰빙바람과 함께 김 회장에게 큰 성공을 가져다 줬다.

김 회장의 ‘휴롬’은 ‘휴먼(Human)’과 ‘이로움’의 합성어로 사람을 이롭게 하는 기술과 건강한 식문화를 통해 인류 건강에 이바지 한다는 기업철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오너 일가가 100% 지배하는 구조를 띄고 있다.

휴롬 김 회장 오너일가가 100% 지배하는 개인회사

▲ 자료_전자공시시스템

경남 김해에 본사를 두고 가전 주방용품 제조판매를 주사업으로 하고 있는 휴롬은, 김영기 회장이 58.4%의 지분을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있으며, 부인인 민영이씨가 10.4%, 아들 김재원씨가 10.4%, 딸 김민정씨가 6.2%, 그리고 자사주 14.6%로 구성 되어 있어 사실상 김 회장 오너일가 지분 100%의 개인 회사이다.

그리고 과거 2014년 12월 원액기 제조계열사인 휴롬엘에스를 합병하며 지금의 일원화된 모습을 이어오고 있다.

김 회장, 오너일가 계열사에 사업권 밀어주며 성장시킨 뒤 배당금 빼먹고 다시 합쳐

▲ 자료_전자공시시스템

휴롬의 계열사였던 휴롬엘에스는 김 회장이 2005년 특허를 받은 기술을 바탕으로 만든 ‘원액기’의 제조 및 판매업을 넘겨받아 사업을 영위해 왔다.

2010년 당시 지분율은 김 회장 35%, 민영일(부인 민영이씨 친척) 20%, 서태건(특수관계자) 20%, 휴롬 25%이 보유하고 있었으며, 휴롬엘에스는 웰빙바람과 함께 배우 이영애를 모델로 한 홍보효과 극대화, 국내 홈쇼핑 히트, 중국 진출 성공 등으로 인해 단숨에 놀라운 성장세를 이뤄냈다.

2010년 매출액 351억 원, 영업이익 63억 원, 당기순이익 47억 원에서 2011년 매출액 1,208억 원, 영업이익 308억 원, 당기순이익 245억 원으로 매출액 및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약 3~5배 성장한 것이다.

이러한 휴롬엘에스의 성장과 함께 김 회장은 배당금을 통해 자신의 주머니를 챙기기 시작했는데, 2011년 4억 원, 2012년 20억 원, 2013년 100억 원의 현금배당을 집행했다.

여기서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는 2013년의 경우, 휴롬엘에스가 성장세의 최고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섰던 시점이며, 지분율이 김 회장 75%, 휴롬 25%로 대부분의 지분이 김 회장에게 넘겨진 이후였다.

따라서, 2013년 배당금만 보더라도 100억 원 중 75억 원이 김 회장 몫이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멀쩡한 사업분야를 계열사로 따로 분리하여 양쪽에서 배당금을 챙기다가 성장세가 둔화되자 거액의 배당금을 한 번에 빼먹고 다시 두 기업을 합친 것 아니냐는 시선이 존재한다.

사실 김 회장은 휴롬엘에스에 원액기 제조판매업을 넘긴 뒤에도, 휴롬 자체적으로도 원액기 일부 제품의 제조판매를 영위하며 실적을 올려, 김 회장이 ‘두집살림’하며 본인 잇속만 챙겼기 때문이다.

이제는 ‘본집’인 휴롬 조차 고전 면치 못하고 있어

▲ 자료_전자공시시스템

휴롬은 2012년 매출액 994억 원에서 2015년 최고치인 매출액 2,511억 원 한 뒤, 2016년 1,728억 원, 2017년 984억 원으로 감소하는가 하면, 2017년 영업이익은 -241억 원으로 적자전환 했다.

게다가 2017년 당기순이익은 경기악화 및 매출감소로 휴롬엘에스 합병 시 인식한 영업권 및 고객관계의 회수가능액이 장부금액에 중요하게 미달하여 무형자산손상차손(영업외비용) 591억을 인식해 -751억 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매년 수십억 원의 배당금 집행하는 김 회장, 2017년 대규모 적자에도 배당금 챙겨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김 회장은 회사의 경영실적은 상관없다는 듯, 2012년 8억 원, 2013년 20억 원, 2014년 40억 원, 2015년 75억 원, 2016년 40억 원, 2017년 10억 원의 배당금을 집행하며, 자신을 비롯한 오너일가의 잇속 챙기기에 바쁘다.

그리고 휴롬의 가장 큰 문제는 그 동안 김 회장이 사업 및 제품의 다각화 없이 원액기에 집중을 해오다, 원액기 시장의 침체를 맞이하며 고스란히 실적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김 회장은 현재 직면한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기존 원액기 사업도 키워나가며 새로운 건강가전제품 개발을 할 것이란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향후 휴롬이 정말로 김 회장의 바람대로, 오너일가의 주머니 채워주기에 바쁜 회사가 아닌, 건전한 종합 건강가전제품업체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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