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우주 산업 개발을 위한 장기적, 체계적 로드맵 필요

▲ 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 2담당

[뉴스워커_산업기획] 지난 1월 3일 오전 10시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4호(嫦娥4号)’가 달 뒷면에 있는 ‘폰 카르만 크레이터’에 착륙했다.

창어4호는 작년 12월 8일 쓰촨성(四川省) 시창(西昌) 위성센터에서 발사된 로켓 ‘창정3호(長征3号)’에 의해 12월 12일 달 궤도에 진입했고, 창어4호보다 앞서 달 궤도를 선회하고 있던 ‘췌차오(鹊桥, 오작교)’ 위성을 이용한 지구와의 통신 중계를 통해 1월 3일 달 뒷면 동경 177.6도, 남위 45.5도에 위치한 예정 착륙지점에 안착했다.

1969년 미국의 아폴로 11호가 이미 달 착륙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달 뒷면 착륙에 성공한 것은 이번 창어4호가 세계 최초이다.

달 뒷면 착륙이 의미가 있는가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우주개발사 측면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는 달이 지구를 중심으로 공전하는 주기와 자전 주기가 약 27.3일로 일치하여 달은 지구에 항상 같은 면만을 향하는 특성과 관계가 있다.

달은 지구에 같은 면만을 향하여 반대쪽 면인 달 뒷면에서는 지구와 통신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이는 통신에 사용하는 전파가 직진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달 뒷면에서 쏜 통신 전파가 장애물인 달에 가려 지구에 제대로 도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1969년 이미 달 착륙에 성공했음에도 미국을 포함한 우주 강국들이 달 뒷면에 직접 착륙을 시도하는 것에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중국은 창어4호의 발사 전에 미리 달의 위성궤도에 통신 중계 위성을 선회시키는 방법으로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창어4호가 달 뒷면에 위치할 경우 지구와의 직접 통신은 어렵지만 달 궤도에 있는 통신 위성을 통해 통신을 중계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달 뒷면 착륙에 성공한 창어4호는 탐사선에 탑재된 로버인 ‘위투2호’를 활용해 달 뒷면의 지질 탐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위투2호는 태양광 패널로 전력을 충전하고 파노라마 카메라, 분광기 등 탑재된 장비를 이용하여 달 탐사 임무를 본격적으로 수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 인사이트 호, 뉴호라이즌스 호를 이용한 미국의 우주 탐사

NASA에 따르면 미국 현지시각 기준으로 2018년 5월 5일 미국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된 우주 탐사선 ‘인사이트(INSIGHT)’는 약 4억 8000만km를 비행하여 206일의 긴 여정 끝에 2018년 11월 26일 화성에 무사히 착륙했다고 알려졌다.

NASA는 인사이트가 화성 대기 진입 시 발생한 섭씨 1500도에 달하는 높은 마찰열을 잘 이겨냈으며 낙하산과 역추진 엔진을 이용하여 시속 2만km에 달하는 진입속도를 줄이는 데 성공하는 등의 난이도가 높은 착륙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미국 현지 시각으로 지난 12월 20일 NASA는 인사이트가 SEIS 지진계를 내려놓는데 성공했지만 평탄화 작업 등의 추가 작업이 남아있어 본격적인 탐사가 시작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탐사선의 최근 동향을 전했다.

인사이트는 지진계로 화성 지표면 아래의 각층을 통과하는 지진파를 수집, 분석하여 화성 내부의 특성을 탐사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 이는 기존의 ‘큐리오시티(Curiosity)’ 같은 화성 탐사체가 주로 수행했던 화성 표면 조사와는 차이가 있다.

학계에서는 인사이트의 화성탐사로 인해 화성 내부에 물과 산소가 있는지 여부, 태양계 탄생의 비밀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 자료들은 향후 인류가 화성에 이주할 때 사전 정보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명왕성을 탐사하기 위해 2006년 발사되었던 ‘뉴호라이즌스(NewHorizons)’는 2019년 현재까지도 탐사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뉴호라이즌스는 2007년에 목성에 근접하여 목성의 대기 상태와 구름의 성분 분석을 위한 탐사와 이오를 포함한 목성의 위성들에 대한 촬영을 실시했다. 목성 탐사를 수행한 후 탐사선은 2015년 명왕성에 1만 3000km까지 근접했고 자외선 화상 스펙트럼 관측기 등의 탐사 장비를 통해 명왕성의 전체적인 구조와 지형, 대기 성분 등에 관한 탐사를 수행했다.

뉴호라이즌스는 명왕성 탐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했지만 탐사선의 기능이 정지되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태양계 외곽 탐사를 수행할 계획인데, 지난 1월 3일 NASA는 뉴호라이즌스가 지구에서 65억km 떨어진 소행성 ‘2014 MU69’를 근접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며 탐사선이 여전히 건재함을 알리기도 했다.

최근 뉴호라이즌스가 소행성에 접근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꼽을 수 있다. 첫째는 소행성이 태양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극한의 저온 환경에 놓여 있기 때문에 태양계 형성 초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서이고 둘째는 소행성의 중력을 이용하여 탐사선의 속력을 가속하는 이른바 스윙바이(Swing By) 항해법을 사용하기 위해서이다.

소행성을 통과한 뉴호라이즌스는 탐사선의 기능이 정지되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카이퍼 벨트를 비롯한 태양계 외곽 탐사를 수행할 예정이며, 탐사선은 태양계 초기 형성 과정, 태양계 외곽 천체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지구로 전송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왜 막대한 비용이 드는 우주 탐사를 멈추지 않는가?

업계에서는 2006년에 발사되었던 뉴호라이즌스 발사 당시 7억 달러가 투입되었고, 인사이트의 경우 NASA가 8억 1400만 달러, 독일 프랑스가 각각 1억 8000만 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발, 발사비용이 비교적 적게 들어가는 무인 탐사 프로그램과 달리 1960년대 진행되었던 유인 탐사 프로그램인 아폴로 계획에는 개발 당시 250억 달러, 2005년 기준으로 환산하면 1660억 달러(약 180조원)의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기도 했다.

이와 같이 1960년대 우주 개발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는 것에는 구소련(현 러시아)이 건재하여 미국과 소련의 냉전 체제하에서 서로의 체제가 우월하다고 홍보하기 위한 정치적 이유가 존재했다.

그러나 구소련 붕괴 후에도 규모는 축소되었지만 미국과 러시아는 달, 화성 등 우주 천체에 대한 탐사와 기지 건설 노력을 중단하지 않고 있고, 오히려 중국, 일본, EU, 인도 등이 본격적으로 가세하면서 우주 개발 열기로만 본다면 과거보다 더 강해진 측면도 존재한다.

우주 개발 강국들이 이와 같은 경향을 보이는 이유로 우주 자원의 선점 문제를 거론하는 시각이 많다.

1966년 UN총회에서 결의안이 승인되었고 1967년 미국, 영국, 러시아 등의 강대국들이 동시 조인했으며 같은 해 발효된 조약인 ‘외기권우주조약(Outer Space Treaty)’에 따르면 우주 천체는 인류 공동의 재산이므로 특정 국가의 소유권 주장은 금지된다.

하지만 해당 조약은 특정 국가가 우주 공간, 천체에 시설을 건설한 경우 이 시설에 대한 관할권 주장은 금지하지 않고 있어 조약을 우회하여 특정 우주 공간, 천체를 선점할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조약 위반이라고 인정되어도 후발 주자들이 미국, 러시아, 중국 등 먼저 설치된 강대국의 시설을 철거할 수 있는 강제력을 확보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우주 강국들의 선점을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한국과 같은 후발 우주 개발 국가는 우주 강국들의 개발 프로그램에 지분 참여 형식으로 참가하거나, 독자 우주 개발 능력을 확보하여 우주 자원을 일정 부분 선점하는 방식의 전략을 검토하는 것이 요구된다.

세계 각국의 우주 자원 확보를 위한 경쟁의 시작을 알리는 총성은 이미 울렸기 때문에 우주 개발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한국 또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우주 개발 계획, 로드맵을 연구,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