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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김영욱 시사칼럼니스트] ‘초계기(哨戒機·patrol aircraft)’는 적의 동정을 살피는 군용 항공기를 말한다.

위키사전과 시사상식백과 등에 따르면, 적외선 탐지장치, 음향탐지기·자기탐지기 등의 장치를 가지고 있으며, 종합정보처리 능력과 인공위성과의 통신능력도 갖추고 있어 위성과의 협력체제가 가능하다.

바다 위에서 오랫동안 정찰 임무 등을 수행해야 하므로 장시간 비행이 가능해야 하고, 주로 저공 작전이 이뤄지므로 저공비행 성능이 좋아야 한다.
 
근래에는 잠수함 탐지장비를 갖춰 적의 잠수함을 발견, 공격하는 것을 주 임무로 하고 있는데 이를 ‘대잠 초계기’라고도 하며, 해상에서 주로 활동하므로 ‘해상 초계기’라고도 한다. 대잠·해상초계기는 해상에서의 대잠전, 대함전, 기뢰전 등 해상작전에 특화돼 있다.

일본의 경우 태평양전쟁 때 ‘큐슈 Q1W 도카이’가 제작된다. 1943년에 첫 비행, 1945년 1월에 양산에 돌입했다. 그것은 바로 종전 이전의 일본 초계기였다. ‘도카이’는 동해를 의미한다. 한국의 우측에 있고 일본의 좌측에 있는 동해를 말하는 게 아니라 태평양을 동해라고 부르는 것이다.

작금 한일 양국의 ‘초계기 갈등’이 장기화 되고 있다. 우선 양국 군사 교류 ‘올 스톱’ 조짐이다.

한일 해군 함대사령관은 매년 상대국을 방문하며 교류해왔는데, 다음 달로 예정돼 있던 우리 함대사령관의 일본 방문이 보류됐다.

우리 해군은 오는 2월 예정됐던 제1함대사령관의 일본 해상자위대 기지 방문계획을 취소했고, 일본 방위성도 해상자위대 함정의 오는 4월 부산 입항계획 취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0일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의 저고도 근접비행으로 시작된 한일 간의 신경전이 양국의 핑퐁 공방전 끝에 본격적인 한일 군사 갈등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일본 초계기의 도발은 올 들어서도 벌써 세 차례나 이어졌다. 이 같은 사실은 위협 비행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의도된 행위였음을 스스로 입증한 것이나 다름없다. 아베 신조 총리가 떨어지는 국내 지지율을 회복하고자 대외 갈등을 조장한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양국 군 수뇌부가 군사교류를 중단하고 자국 군사기지를 찾아 대비태세를 강조하는 등 말로 시작된 신경전이 ‘행동’으로 옮겨질 수도 있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은 25일 자국 초계기의 위협 비행에 대한 한국군의 비판과 사과 요구에도 불구하고 초계기를 운용하는 해상자위대 기지(가나가와현 아쓰기 기지)를 방문해 감시활동을 계속하라고 지시했다.

방위상은 기지에서 “경계 감시를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은 안전보장상 극히 중요한 임무”라며 오히려 한국 군함이 사격용 레이더를 쏜 것을 비난했다. 그는 “한국 측이 레이더빔을 쏜 것에 대해 극히 위험한 행위라고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경두 국방장관이 26일 해군작전사령부를 방문해 “일본의 해상 초계기 도발에 강력하게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앞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는 엄중 대응 방침을 정했고, 박한기 합참의장은 초계기의 위협 비행에 반응하는 작전시간을 단축하라고 지휘서신을 내렸다.

우리 정부와 군 차원에서 초계기 도발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확립했음을 보여준 것이다. 확대되는 갈등을 대화로 풀어가자는 그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도발이 이어지는 데 대해 인내의 한계에 이르렀음을 천명한 셈이다.

나아가 정부는 초계기 갈등의 진실을 끝까지 규명하고 국제사회에도 우리의 정당성을 알려야 한다.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도 좋지만 우리를 무시하는 행태에는 단호한 대응이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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