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관심 사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취지가 담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2차 핵 담판에 대한 기대가 점점 고조되고 있다.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남북정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관심 사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취지가 담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2차 핵 담판에 대한 기대가 점점 고조되고 있다.

<중앙일보>는 28일 복수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난 뒤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다”며 “친서에는 ‘북한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훌륭하다’고 평가한 건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를 통해 ‘관심 사안’을 언급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김영철에게 구두로도 관심 사안 논의를 거론했고, 이를 친서에도 담아 김 위원장에게 보냈다고 신문은 전했다.

◆ 김정은, 트럼프 친서 받고 “커다란 만족 표시”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받고 만족감을 나타낸 바 있다. 지난 24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방미 대표단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보내온 훌륭한 친서를 전달받으시고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며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믿고 인내심과 선의의 감정을 가지고 기다릴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 소식통은 관심 사안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에 대북제재 해제라는 표현을 명시적으로 담지는 않았다”면서 “북한의 입장에서의 ‘관심 사안’은 북한 비핵화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 즉 대북제재 해제와 북미 관계 정상화 문제인 만큼 북한이 무엇을 가져올지에 따라선 대북제재 완화 등을 논의할 수 있음을 암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미국의 미묘한 변화가 기존의 강경했던 입장 보다는 완화됐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룬 이후 북한의 요구사항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었는데 이보다는 조금 더 완화된 뜻으로 풀이된다는 것이다.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단계를 제시한다면 그에 대한 보상 논의 자체도 검토해 볼 수 있겠다는 시그널로도 해석된다. 미국 정부가 최근 들어 ‘완전한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해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 美 셧다운 해소되면서 실무협상도 본격 속도 낼 방침

또한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해소되면서 북미대화가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는 지난 25일(현지시간) 3주간 셧다운 사태를 풀고 정부를 재가동하기로 합의했다. 정부가 재가동되면서 북미정상회담 준비는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건 대표의 카운터파트가 최선희 외무성 부상에서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대사로 바뀌면서 상견례 형식의 비건-김혁철 채널이 가동될 것으로 관측된다.

양측이 합의한 2차 북미정상회담의 시점이 2월 말~3월 초인점을 고려할 때 남은 시간은 상당히 빠듯하다. 구체적인 의제에 대한 사항도 논의에 들어가야 하는데다가 회담의 의전 관련 준비 상황, 비핵화 및 상응조치 이행계획의 합의까지는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수시로 물밑 접촉을 통해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지만, 회담의 굵직한 사항들이 남아있는 만큼 양측의 실무협상선 논의가 수차례 필요한 상황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연합뉴스>에 “북미 양측이 서로 구체적, 실질적 성과를 필요로하는 상황에서 회담까지 한 달 가량 남은 만큼 의미있는 회담을 위한 실무자 간 만남이 분주하게 이뤄질 때가 된 것 같다”고 내다봤다.

특히 북한이 2월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앞두고 있어 행사 준비로 바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2월초쯤 실무 협상이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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