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삼성카드가 지난해 실적을 잠정 공시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3,410억 원을 기록했으나 해당 매출액은 9,822억 원을 기록한 전기 대비 65.3%가 감소한 수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 시장분석 전문기관 에프엔가이드는 삼성카드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을 1조594억 원으로 추정한 바 있으나 실제 삼성카드의 잠정 매출액과 당기순이익 실적은 곤두박질 쳤던 모습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국내 카드시장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것과 아울러 지난해 무려 18년 동안 독점 계약을 유지했던 코스트코와의 거래관계가 현대카드로 넘어가면서 그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해 3,453억 원의 잠정 누계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당기순이익인 3,867억 원에 비해 10.7% 감소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해 카드사의 조달 비용 부담이 증가했고 카드 수수료 인하 및 가맹점 범위 확대 등으로 카드사의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중에서도 특히 4분기 실적이 크게 곤두박질 쳤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4분기 70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이는 전기 대비 13%가 감소한 수치인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카드는 4분기 영업이익도 전기 대비 4.6%가 감소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지난 2013년 12월,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원 대표의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실적부진으로 끊임없이 ‘교체설’ 구설수에 올랐었던 원 대표는 지난해 말 연임에 성공하며 현재까지 장기간 삼성카드의 대표직을 수행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삼성카드의 가장 큰 경쟁사 중 하나인 현대카드에 19년간 독점계약을 이어온 ‘코스트코’를 내어주는 등 여러 악재로 실적이 곤두박질 쳐 원 대표의 자질론이 다시금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코스트코’와 독점계약을 맺으며 연간 500억 원에 달하는 수수료 수익을 얻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 대표의 임기 만료는 돌아오는 2020년 3월로, 당장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실적 악화에 대한 타개책을 마련하는 것은 삼성카드와 원 대표의 가장 큰 숙제로 남았다. 원 대표는 2013년 삼성카드에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리며 다양한 경영전략 수립을 통해 실적 회복을 맡을 ‘소방수’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해 삼성카드의 실적이 크게 악화돼 원 대표의 2019년 위기돌파 전략과 실적 도약 방안이 도마 위에 올라와 있다.
하지만 금융업계 및 증권가에서 예측하는 삼성카드의 2019년도 실적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아 보인다. 업계에선 ‘어닝쇼크’를 맞은 지난해에 비해서도 삼성카드의 올해 순이익이 20%가량 감소 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코스트코와의 계약이 종료되고 각종 수수료와 마케팅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에서다.
올해로 원 대표가 삼성카드를 진두지휘한지 7년차에 접어들었다. 원 대표의 자질론이 의혹이 아닌, 사실로 드러나 삼성카드 사상 최악의 해를 맞이하게 될 것인지, 내실경영과 사회적 가치 창출 경영 등을 통한 위기의 반등으로 다시 한 번 큰 도약을 하게 될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