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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워싱턴]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 정부 자동차 규제 통과를 위해 전기자동차를 소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ZEV(무공해차량) 의무판매제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10개 주가 시행하고 있는 환경규제로, 해당 규제를 준수하지 않은 자동차업체는 미국 정부로부터 벌금을 부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현대·기아차가 미국 내 잠재적 소비자들을 확보하기보다, 해당 규제를 피하기 위해 소극적으로 전기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특정 지역에서만 판매하는 소극적 전략

그린카리포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6일(현지시간) 현대·기아자동차의 미국 내 무공해차량 의무판매 현황에 대해 보도했다.

기아차의 니로(Niro EV) 전기차는 올해 미국에서 최고의 친환경 자동차 및 장거리 전기자동차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외신은 기아차가 자사의 전기차를 미국 내 특정 주 및 지역에서만 판매하고 있어, 해당 지역에 살고 있지 않은 운전자들은 기아의 전기차를 구매할 확률이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대·기아차는 미국 내 일부 주에서만 전기자동차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판매하기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현대·기아차가 자사의 차량을 가능한 한 많이 판매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외신은 현대·기아차가 그동안 자사의 차량이 ‘컴플라이언스 자동차’(compliance cars)라고 불리는 것을 거부해 왔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정부의 규제를 통과하기 위해 생산되는 차량을 컴플라이언스 자동차로 부른다.

예를 들면, 중국 정부는 중국 시장에 자동차 판매를 원하는 모든 기업에게 올해 10%, 2020년 12% 신에너지 차량 생산 의무화 정책을 시행했으며, 이에 중국 시장 판매를 원하는 제조업체는 해당 규제를 통과하기 위해 생산 목표를 채워야 한다.

이에 현대차는 미국 정부 지침에 따라, ZEV(무공해차량) 의무판매제를 따르는 주에서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메인, 메릴랜드, 매사추세츠, 뉴저지, 뉴욕, 오레곤, 로드아일랜드, 버몬트 등 지역이 포함돼 있다.

ZEV는 미국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10개 주가 시행하는 환경규제로, 해당 규제로 인해 많은 글로벌 자동차업체가 미국정부에 막대한 규모의 벌금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해당 지역에서만 전기자동차 라인을 판매하고 있지만, 실제 주문량에 따라 필요한 경우, 몇 더 많은 차량을 인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기아차는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메릴랜드, 매사추세츠, 뉴저지, 뉴욕, 오레곤, 로드아일랜드에서 전기 자동차를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외신은 기아차가 미국 동북부 지역 대신 ‘크래딧’을 받지 못하는 하와이, 텍사스, 워싱턴주에서 추가 판매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크레딧은 ZEV 의무판매제를 지키지 못하면 부과되는 벌금의 반대 개념으로, 크레딧을 확보하면 시장 선점 기회도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외신은 “현재 캘리포니아 ZEV 프로그램에 따라, 자동차 제조업체는 판매하는 각 EV에 대해 4개의 크레딧을 받고 있다”며 “기아차는 캘리포니아 주에서 마지막으로 업데이트 한 시점을 기준으로, 약 6,835 ZEV 크레딧을 받으며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현대·기아차 전기차 생산 줄인다”

현대·기아차가 올해와 내년, 전기자동차 모델 생산을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신은 현대·기아차가 현대 코나 일렉트릭, 현대 아이오닉 일렉트릭, 기아 니로 EV, 기아 소울 EV 등 완전 전기 소형차 모델 4종에 대해, 올해와 내년 모두 2만대 미만으로 생산을 줄일 것이라고 미국 내 현대·기아자동차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반면, 테슬라는 단일 전기차 모델인 모델3를 통해 쉐보레의 볼트 EV를 상대로 지난해 미국에서 14~17만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신은 “기아차 관계자는 니로 EV에 대한 공급이나 전략에 대한 공식적인 논평을 거부했다”며 “그 대신 ZEV 컴플라이언스 관련 지침에 따른 차량 판매 방법에 대해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가 계획보다 더 많은 차량을 미국에서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외신은 관측했다.

외신은 “현대차의 전기자동차 선전이 오히려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를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은 현대차 고위 관리자는, ‘현대차의 모든 전략은 기업이 배당금을 인상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대답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질문에 대답한 현대차 고위 관리자는 전기자동차의 어떠한 추세나 데이터를 알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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