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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남북정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갖기로 하며 김 위원장의 첫 하노이행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북한 매체가 미국에 상응조치를 거듭 촉구했다. 제2차 핵 담판을 위한 북미간 신경전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는 모양새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11일 ‘서로에게 유익한 종착점으로’라는 제목의 개인 필명 글을 통해 “(미국이) 상응한 실천적 행동으로 화답해 나선다면 두 나라 관계는 종착점을 향해 능히 빠른 속도로 전진할 수 있는 것”이라며 “조미(북미) 관계는 얼마든지 서로에게 유익한 종착점에 가 닿게 될 것”이라고 긍정적 관측을 내놨다.

매체는 “지금 온 겨레는 물론 광범한 국제사회는 미국이 6·12 조미(북미)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한 우리 공화국의 노력에 진심으로 화답해 조선반도와 세계의 진정한 평화와 안정을 가져오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미국의 상응조치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매체는 “예로부터 공은 닦은 데로 간다고 했다”며 “6·12 조미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해 쌍방이 진심 어린 노력을 성의껏 기울이면 조미관계에서도 북남관계가 대전환을 맞은 것처럼 앞으로 좋은 결과가 꼭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 잠잠하던 北 매체, 연일 상응조치 요구…북미회담 일정은 ‘아직’

북한 매체는 연일 미국의 상응조치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지속해서 보내고 있다. 특히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평양에서 1차 협상이 끝난 뒤 한국을 거쳐 미국으로 출국한 10일부터 비슷한 취지의 기사를 계속해서 내고 있다.

그동안 북한 매체는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소식이나 일정, 장소 등에서는 언급하지 않아왔다. 대내선전매체인 <로동신문>에도 이같은 보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

북미가 회담을 앞두고 일종의 ‘신경전’ 성격의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결국 협상의 마무리는 두 정상이 직접 만나 톱다운 방식으로 결정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대북전문가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11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로켓이라고 북한의 경제 발전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하는 막연한 희망을 띄우면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액면 그대로 받더라도 결국 두 정상이 합의할 문제”라며 “두 정상의 성격상 거듭 톱다운 방식으로 결정되기에 이틀간의 북미 정상회담 결과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현재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내놓을 것을 거의 다 내놓았다”며 “이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무엇을 해 줄 것인가, 특히 경제 제재의 완전한 해제인가 완화인가 이런 것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비건 대표와 김영철 부위원장의 회담에서도 명확한 선이 나오지 않았다고 본다. 김 위원장의 제안에 대해서도 행동 대 행동으로 트럼프 대통령도 감동적인 제안을 해서 이번에 합의가 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 文대통령 ‘중재외교’도 시동…어떤 메시지 있나

한편 북미정상회담이 3주 앞으로 다가오며 문재인 대통령도 ‘중재 외교’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번 주 내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갖고 한미 간 정상 차원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논의에 나설 예정이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는 지난해 9월 대북특사단 방북 목표 및 의제 공유 차 통화한 뒤로 5개월여만이다. 북미 대화가 초읽기에 들어서며 문 대통령도 북미 양측에 대한 중재 노력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까지 문 대통령이 효과적인 중재 외교를 해왔다는 평을 받고 잇는 가운데, 2차 핵 담판에 돌입하는 북한과 미국을 상대로 이번에는 어떤 중재의 메시지를 보낼지 이목이 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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