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窓]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채용비리 실형, 금융권 ‘불법관행’ 깨는 사례 이어져야
[기자의 窓]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채용비리 실형, 금융권 ‘불법관행’ 깨는 사례 이어져야
  • 김은지 기자
  • 승인 2019.02.15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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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기자의 窓] 금융업계의 오랜 ‘관행’처럼 이어져온 채용비리 문제는 재작년경 수면 위에 오른 이래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특히 작년 채용비리 의혹에 모두 연루된 4대 시중은행에 대한 수사 결과가 올해 대거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업계의 ‘불법관행’을 끊어내는 원년이 될지 기대감을 모은다.

이 가운데 금융권 채용비리의 관행을 깨는 선구적 사례가 올해 초 있었다. 바로 지난달 10일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고위 공직자나 주요 고객의 자녀 및 친인척을 특혜 채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1심에서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건이다.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신입사원 공채에서 1차 면접 불합격권에 있던 지원자 37명을 부정한 방법을 동원해 합격시킨 정황으로 검찰 조사됐다. 실제로 1차 면접까지 통과하게 된 이 37명 중 31명은 임원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했으며, 이에 대해 이광구 전 은행장은 “은행을 위한 일이었다”고 발언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이 전 은행장에 대해 “도망 우려가 있다”며 법정 구속했으며, 함께 기소된 남 모 전 부행장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전 인사부장 홍 모 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은행이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이지만 다른 사기업과 다르게 금융감독원의 감독을 받고, 금융위기가 오면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등 공공성이 일반 사기업보다 크다는 점을 재판 근거로 삼았다. 즉, 은행의 공적인 성격과 함께 은행장의 재량권이 무한으로 확대될 수 없다는 점을 참작한 결과다.

이러한 재판부의 결정을 반면고사로, 금융권에서는 관행같이 지속적으로 되풀이된 채용비리 악순환의 고리를 깨는 사례가 이어져야 한다.

채용비리로 기소된 상태인 함영주 하나은행장과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실형 판결 여부가 주목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함 은행장은 서류전형 합격자 선정 업무 방해 및 남녀 비율을 4대1로 하라며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혐의로, 조 회장은 은행장일 당시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임원 자녀 등을 부정 채용한 의혹을 받아 각각 작년 8월, 10월 기소됐다.

앞으로 이 두 전·현직 은행장의 재판이 남아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검찰이 4대 시중은행 뿐 아니라 지방은행인 부산·대구·광주은행의 채용 비리 의혹을 수사해 총 12명을 구속기소 하고, 26명을 불구속 기소한 상황에서 불법관행을 깨는 중요한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위 두 은행장이 각각 올해 3월과 내년 3월 임기 또한 끝나는 만큼, 실형판결이 날 경우 연임가도에 제동이 걸리는 것은 물론, 4대 시중은행의 과반수 수장들이 채용비리에 대한 처벌을 받음으로써 공정채용의 새로운 기틀을 만드는 데 영향을 크게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의 1심 재판 결과는 올 연말 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은행에 입사하기 위해 수백대 1이라는 경쟁률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해마다 수 만 명의 취업 준비생들이 몰린다. 취준생들은 2년이고 3년이고 고시처럼 공부하며 입사를 준비해왔다. 작년 부활한 은행필기시험인 ‘은행고시’로 부담은 이미 가중됐다. 이러한 가운데 은행이 공정한 채용을 저버린다면 취준생들의 마음을 무너뜨리는 것은 물론, 국민의 신뢰도 철저히 잃을 수 있음을 명심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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