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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김영욱 시사칼럼니스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간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오늘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북한의 비핵화와 북미 관계개선 및 대북제재 해제 등의 의제를 놓고 벌일 세기의 담판이기 때문이다.

두 정상은 간단한 단독회담 및 환담에 이어 친교 만찬으로 이틀간의 정상회담 일정에 들어간다.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8개월여 만에 2차 ‘핵 담판’에 나서는 것이다.

26일 오전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는 중국 내륙을 종단해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했다. 이 열차는 지난 23일 오후 평양을 출발, 중국 단둥(丹東)부터 난닝(南寧)까지 중국 내륙을 종단하며 베트남에 도착했다.

66시간 가량, 4500km가 넘는 철도 대장정을 마무리한 것이다.

비행기를 이용했던 1차 북미정상회담 때와 달리 전용열차가 교통편으로 이용되면서 출발 이후 특별열차는 전 세계 취재진의 관심을 끌었다.

‘1호 열차’는 북한 최고통치자의 전용 열차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지방 현지지도는 물론 중국, 러시아 방문 때도 1호 열차를 이용했다.

1호 열차는 ‘달리는 특급호텔’ 수준이다. 방탄 설비는 물론 응접실, 회의실, 최고급 침실 등이 있고, 바닥은 방탄판을 깔아 폭발물이 아래에서 터져도 안전하다. 열차엔 위성 항법 시스템과 위성 전화가 설치돼 있어 열차 여행 중에도 지시를 내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중국 일본 프랑스 스위스 등 각국 요리를 주문할 수 있는 식당과 연회실도 있다. 김 위원장이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최고급 샴페인, 코냑, 스위스 치즈 등도 구비한 것으로 보인다. 노래방과 응급 수술이 가능한 의료 시설도 탑재돼 있다.

이 열차는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고소공포증이 심해 항공기 이용을 기피하면서 사실상 전용기 역할을 해왔다. 김 국방위원장은 해외 방문 때 집무실로 많이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호는 인공위성 감시를 피하기 위한 적외선 흡수코팅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방탄과 각종 시설, 탑재물 등으로 인해 차체가 무겁고 속도 또한 60~70km 정도의 저속으로 운행하다보니 비행기처럼 빨리 이동하지는 못하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김 국방위원장이 지난 2001년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모스크바 정상회담을 위해 이 열차를 교통편으로 이용했는데, 왕복 24일이 걸릴 정도로 장기간이 소요됐다. 당시엔 국가지도자의 가장 긴 해외순방 일정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66시간 열차 대장정’은 전 세계에 자신의 국제적인 입지를 보여주려고 보인다.

전용열차를 이용하면서 김 위원장은 역시 해외 순방에 열차 이용을 즐겼던 선대 통치자인 김일성 주석·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라는 정통성을 확보했다.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지는 않았지만 이동하는 도중 중국의 환대와 편의제공을 통해 북중 우호를 대내외에 과시하는 성과를 올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도 어제 밤늦게 전용기 ‘에어포스원’를 타고 하노이에 발을 내디뎠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내에서 트위터를 통해 “매우 생산적인 정상회담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그제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는 “완전한 비핵화로 북한은 급속히 경제강국이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달라지는 게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 여부에 대해 낙관도, 비관도 현재로선 예단할 수 없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과 비핵화를 맞바꾸는 북미 간 빅딜이 성사되기를 기대한다.

부디 김 위원장이 철도 대장정 66시간 동안 핵 보유에 대한 미련을 내려놓고 북한 주민의 민생과 경제 도약의 결단을 다 졌길 간절히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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