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보유국 인도‧파키스탄, 이들은 이미 70년 전부터 앙숙관계로 무력충돌이 예고되고 있다.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국제정세] 70년 앙숙이자 핵보유국인 인도‧파키스탄이 군사적 충돌을 빚었다. 인도는 자국에서 발생한 자살폭탄테러의 배후로 파키스탄을 지목하고 26일(이하 현지시간) 인도 공군은 파키스탄의 바라코트 지역을 공습했고, 이에 파키스탄도 보복하듯 27일 인도 항공기 2대를 격추시켰다. 이러한 인도와 파키스탄 간 군사적 충돌 및 갈등 고조 등 지정학적 위험 요인으로 이날 뉴욕증시와 유럽증시 등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 사건 발단은 자살테러폭탄

지난 14일 인도령 카슈미르(잠무-카슈미르)의 풀와마 지역에서는 인도 경찰 2,500명을 태운 차량 행렬을 향한 자살폭탄 공격이 발생해 40여명이 사망했다. 이번 테러를 두고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카슈미르 반군 자이쉬-에-무함마드가 공격 배후를 자처했지만 인도는 이 단체가 파키스탄 정보국의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파키스탄이 실제 배후라고 주장했다.

인도의 주장에 파키스탄 정부는 이번 사건과의 관련성을 전면 부인했다. 그럼에도 26일 인도 공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파키스탄 지역을 공습하며 보복에 나섰다. 이에 대해 인도 공군의 관계자는 “26일 오전 3시 30분쯤 미라주 2000 전투기 12대가 통제선(LoC)을 넘어 20분 동안 1톤에 달하는 폭탄을 테러리스트 캠프에 투하했다”고 밝혔다. 인도 비제이 고칼레 외교장관도 파키스탄을 선제공격 한 것을 시인했다. 그러나 “전쟁을 일으키기 위한 행동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많은 수의 JeM 테러리스트를 제거했다”고 말했다. 자살테러를 위해 훈련받고 있던 자이쉬-에-모함마드 테러단체와 수석지휘관, 지하디스트 단체 등이 대거 제거됐다는 것이다.

파키스탄은 인도 공군이 정전협정을 위반하고 통제선을 침범했다고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그간 자국 내의 테러리스트 근거지 존재 자체를 부인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다음 날 인도 공군기 2대를 격추했다. 현지매체와 로이터 통신 외신에 따르면 27일 파키스탄 공군기가 카슈미르에서 인도 공군기를 격추하고 지상에 폭탄을 투하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샤 메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파키스탄은 비군사적 타깃을 격추했다”면서 “우리는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의도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도 측에서는 파키스탄 공군기가 오히려 인도 영공을 침범했다면서 또 다시 반발했다.

핵무기 보유국끼리 이처럼 이틀간 공습을 주고받은 것은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지만 두 나라의 갈등은 70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있어 왔다.

◆ 70년 세월의 오랜 갈등

지도를 보면 카슈미르 지역은 인도령 잠무-카슈미르와 파키스탄령 아자드-카슈미르로 분할돼 있다. 이 지역에서 줄곧 첨예하게 대립을 해 온 셈인데, 역사는 194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1947년 영국에서 각각 독립한 후 카슈미르 지역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분쟁의 씨앗은 서로 다른 종교 때문이다. 인도는 힌두교, 파키스탄은 이슬람교였기 때문에 이슬람교인 카슈미르 주민들은 파키스탄으로 편입되기를 바랐다. 그런데 그 지역 지도자는 힌두교였기 때문에 힌두 지도자가 인도에 통치권을 넘기려 했고, 이에 반발해 1947년 파키스탄의 지원을 받은 무장 부족집단이 주도인 스리나가르를 침공했다. 그러자 카슈미르 지도자가 인도에 지원을 요청하면서 인도와 파키스탄의 전면전이 벌어졌다. 결국 유엔이 중재하면서 전면전은 막을 내렸지만 카슈미르는 인도령과 파키스탄령으로 나눠졌다.

인도는 주민투표를 통해 잠무-카슈미르 지역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약속과는 달리 인도 연방으로 편입시켜버렸고, 현지 주민과 파키스탄에서 이에 반발하여 1965년 2차 전쟁을 일으켰다.

이후 1971년 동파키스탄 독립 문제에 인도가 개입해 또 다시 분쟁이 일어났고, 1999년에는 파키스탄 무장세력이 인도령 카길 지역을 침공해 전투가 벌어졌으며, 2003년 양국은 휴전했지만 2008년 인도 뭄바이에서 테러가 발생해 민간인과 군 등 180여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 핵보유국인 인도‧파키스탄, 전면전으로 확대할까

인도‧파키스탄의 갈등이 격화되자 국제사회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양국 모두 핵보유국이기 때문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7일 성명을 내고 “두 나라가 자제력을 발휘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상황이 악화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밝혔고, 중국과 유렵연합(EU), 뉴질랜드도 우려 이번 사태를 우려했다.

여기에 파키스탄 측도 다시 대화를 제의하는 등 유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런데 왜 인도는 자국에서 일어난 자살테러 사태의 배후를 파키스탄으로 지목하면서 선제 공습을 했을까. 일각에서는 인도 모디 총리가 오는 5월 총선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높은 실업률과 소외계층 불만으로 최근 지방선거에서 야당에 참해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한 행보라는 것이다. 실제로 파키스탄 공습이후 고위 안보 각료회의 주재하고 선거유세장으로 향하면서 주민들로부터 열렬한 환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분위기를 보면 양국이 전면전을 펼칠 것 같지는 않지만, 일각에서는 분쟁의 씨앗 ‘카슈미르’가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지적을 한다. 호주의 한 매체가 “이번 공급에 사용된 미라주 2000 전투기를 핵무기를 실을 수 있다”면서 “이 인도 전투기가 국경을 통과했다는 것은 파키스탄에 대한 핵 선제 공격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 인도는 테러 공격을 받은 이후 파키스탄에 경제적 대응까지 한 바 있다. 파키스탄 수입품에 대한 200% 관세 부과하고, 수자원 공유 차단하겠다며 위협했고, 이에 더해 모디 총리는 “군 당국에 대응시기‧장소를 자유롭게 결정한 전권을 부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서로 주고받은 공습 이후 파키스탄 총리는 성명을 통해 “다시 한번 인도를 협상 테이블로 초청한다”며 화해의 메시지를 보냈는데, 인도는 과연 지정적학 위험요소를 적극 해소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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