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시사이슈] 한유총 강경 투쟁 따른 ‘유치원 개학 연기’ 초현실화…아이 두고 두발 꽁꽁 묶인 학부모 피해 가중
[뉴스워커_시사이슈] 한유총 강경 투쟁 따른 ‘유치원 개학 연기’ 초현실화…아이 두고 두발 꽁꽁 묶인 학부모 피해 가중
  • 김태연 기자
  • 승인 2019.03.04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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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치원 3법에 반발한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들의 유치원 입학 잠정 연기가 국민이 우려했던 보육대란으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시사 이슈]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이 유치원 3법에 반발해 유치원 입학 잠정 연기를 선언하면서 전 국민이 우려했던 보육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3일 기준 교육당국이 파악한 개학 연기 유치원은 381곳이지만, 한유총은 정부 집계보다 많은 1천 533곳이 개학 연기에 동참할 것이라 밝혀 강경투쟁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유총의 집단행동에 유아와 학부모들은 좌불안석의 처지에 놓였다. 지역 학부모 커뮤니티 등에서는 개학 직전 일방적으로 통보된 개학 연기 선언에 불편과 불만을 호소하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역대 초유의 교육 대란이 예상되는 가운데 교육당국은 학부모들의 임시 돌봄 서비스 수요와 유치원 측 자체 돌봄 서비스 여부를 파악하며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다만 한유총의 개학 연기 집단행동이 예정 없는 ‘무기한’을 예고하고 있어 사태가 확산될 경우 더욱 강력한 자구책을 모색해야 해 난항이 예상된다.

◆ 일부 유치원 개학 잠정 연기 통보 ‘초유사태’에 학부모들 좌불안석 처지 놓여

전국 3000여개 사립 유치원 모임인 한유총은 지난 28일 “3월 4일 예정된 개학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한 바, 개학을 사흘 앞두고 나온 갑작스러운 발표에 전국의 학부모들은 좌불안석의 처지에 놓인 상황이다.

지역 학부모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한유총 개학 연기 발표 직후 문자나 전화로 유치원 개학 연기를 학부모들에게 통보한 곳도 있지만, 일부 유치원들은 “개학 연기 여부를 결정하지 못 하고 있다”며 학부모들에게 통보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돌발 연기를 암시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교육당국은 개학을 연기한 유치원 숫자를 381개로 파악한 반면, 한유총은 3일 기자회견을 통해 교육당국 집계 4배에 가까운 1533개 유치원이 개학 연기 투쟁에 참여할 것이란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한유총은 개학 연기를 강행하는 것과 동시에 정부의 강경대응이 계속된다면 ‘폐원 투쟁’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유총의 집단행동 배경엔 지난 10월 사립 유치원 비리 사태 이후 5개월 여간 지속된 유치원3법 및 에듀파인 도입을 둔 양측 간 힘겨루기가 있다.

앞서 교육부는 원아 200명 이상 대형 유치원의 경우 국가회계관리시스템인 에듀파인을 의무적으로 도입하도록 하는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 일부 개정안’을 공포했다.

사립유치원이 에듀파인을 도입하면 유치원 원장 등이 원비를 사적 유용하거나 유치원 내 경비를 더 챙기는 식의 회계 비리가 근절될 수 있다.

에듀파인이 내달 1일 의무화됨에 따라 이를 도입하지 않는 유치원은 유아교육법 제30조에 따른 교육관계법령 위반으로 시정명령과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에듀파인 도입을 거부할 시에는 세 차례 시정명령 후 정원감축 등 조치를 할 수 있다.

에듀파인 및 유치원3법 도입에 반발해 온 한유총 측은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에듀파인은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여전히 유치원 3법에 반발하며 유아교육법시행령 개정안 철회, 사립유치원 사유재산권 인정 등을 요구해 강경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무려 5개월 여간 지속된 교육당국과 한유총 양측 간 한 치의 타협 없는 힘겨루기가 심화되면서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학부모들의 몫이 됐다.

◆ “개학 코 앞 둔 시점에 아이 불모가 웬말”…학부모들 집단 반발 움직임도

한유총의 집단행동에 동참하는 사립 유치원들로부터 일방적으로 개학 연기 통보를 받아 불편을 겪는 학부모들의 분노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학부모들은 2016년부터 지속된 교육당국과 유치원 간 사태에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라며 늘 한 발 물러난 태도를 보여 왔지만, 사상 초유의 기습적인 개학 연기 선언에 큰 불편을 겪으면서 크게 반발하고 있는 분위기다.

보도에 따르면 3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청 앞에서는 학부모 200명의 참석으로 ‘한유총 개학연기 규탄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용인시에서는 3일 기준 39개 사립유치원들이 개학 연기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는 서울 전체 개학연기 유치원 숫자보다 많고 단일 도시로는 전국 최다로 집계된다.

이들은 구호를 높여가며 유치원들에 대한 집단 고발과 정부 차원의 처벌을 요구했다.

한유총 개학연기가 철회되지 않을 경우 학부모들은 최장 30일간 집회를 이어갈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치원을 상대로 집단 소송에 나서는 움직임도 곳곳에서 확산될 조짐이다.

학부모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한 학부모는 지역 맘카페에서 소송 계획을 밝히며 참여인단 모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미 무료 변론을 맡을 변호사도 확정됐고, 개학 연기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손해배상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학부모들이 법적 대응에 나설 움직임이 확고해질 조짐이다.

◆ 개학 잠정 연기 우려에 대책도 걱정…사태 확산 시에는 돌봄 서비스 동원 한계도

개학 연기를 선언하는 유치원들이 점차 늘어날 우려 속에, 유아를 유치원에 등교시키지 못해 생업을 제치고 아이 돌보기에 전념해야 하는 학부모들의 불편이 가중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교육당국에 따르면 긴급 돌봄을 신청한 유아들은 인근 국공립유치원, 초등학교 돌봄 교실에 맡길 수 있다.

또 사태가 확산될 경우, 보건복지부의 ‘찾아가는 돌봄 서비스’가 동원될 예정으로 학부모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개원을 연기하는 유치원 중에서도 수업은 진행하지 않지만 자체 돌봄 서비스를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곳이 있다.

다만 개학 연기 참여 유치원 수가 늘어나고 있어 사태가 확산될 경우에는 현재까지 나온 대책만으론 학부모들의 불편이 해소되지 않을 우려가 크다.

이에 정부와 교육당국은 한유총의 집단행동에 법적 처벌을 검토하며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민법 38조에서는 법인이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한 때에는 그 허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도 이 조항에 따라 사단법인 취소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지만, 한유총 측은 “법적으로 유치원이 개학일을 보고할 근거가 없다”는 논리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사법당국의 법리 검토로 한유총에 대한 고발이 이루어지더라도, 개학 연기로 인한 학부모들의 불편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교육기관의 자질론과 책임론을 둘러싼 국민들의 비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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