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성 덕에 급성장하는 전기레인지 시장, 소비자 주의도 필요

▲ 인덕션 등 기존의 가스레인지 시장에서 전기레인지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가스레인지는 여름철 열이 발생하고 또 유해가스를 일으키는 등 소비 생활이 높아지면서 가스레인지 시장은 줄어들고 전기레인지 시장이 커가고 있다.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창간 7주년 산업기획] 가전업계는 올해 전기레인지 판매량이 100만대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와 같은 전망은 2017년 60만대, 2018년 80만대를 판매하는 등 매년 20%를 넘는, 매우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에 근거하고 있다.

올해 1월 이후의 전기레인지 판매량도 작년과 같이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어 올해 전기레인지 판매량이 100만대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전자랜드는 1월 전기레인지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110%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LG 전자도 1월 전기레인지 판매량이 전년 동월대비 3배 가까이, 전월 대비 50%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업계에서는 올해가 전기레인지 판매량이 가스레인지 판매량을 초과할 수 있는 원년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을 정도로 전기레인지 시장의 성장세가 급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하이마트에 의하면 전기레인지 판매 비중은 2014년 18%에 불과했지만 2018년에는 44%까지 성장했고 집계 기간이 길지는 않지만 올해 들어서 전기레인지 판매 비중이 53%를 기록하여 가스레인지 비중인 47%를 초월할 정도로 판매 비중이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의 자료에 의해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는데 올해 전기레인지 판매비중이 57%를 기록하여 43%를 기록한 가스레인지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나 올해 안에 전기레인지 판매가 가스레인지 판매를 추월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레인지 시장의 급성장으로 기존 국내 전기레인지 시장은 SK매직, 린나이, 쿠쿠 등 중견기업들의 비중이 높았지만, 최근 삼성전자의 신제품 출시가 빨라졌으며 LG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가정용 전기레인지 생산에 역량을 집중하는 등 전기레인지 시장에 대한 대기업들의 대응도 달라지고 있다.

◆ 인덕션, 하이라이트, 하이브리드 전기레인지

현재 시판되고 있는 전기레인지의 종류는 가열방식에 따라서 ‘인덕션(induction)’, ‘하이라이트’, 인덕션과 하이라이트를 병용하는 ‘하이브리드’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인덕션 방식은 전자기 유도원리를 이용하여 냄비와 같은 조리 용기에 전기가 흐르도록 유도하고 그 전기 저항에 의해 열을 발생시키는 방식인데, 열을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전자파를 쏘아 조리 용기만을 가열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조리 용기 외에 주변 공기도 같이 가열하는 가스레인지와 같은 열손실이 없어 효율성이 크다.

이런 점은 여름의 무더위 속에서 음식을 조리해야하는 주부에게는 큰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

이는 인덕션 방식이 열효율이 좋아 음식을 조리하는데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이 소요되며, 조리 용기 외에는 열을 직접 가하지 않기 때문에 가스레인지 사용 시 가스레인지가 뿜어내는 열기까지 견뎌야 하는 주부에 비해 고온에 노출되는 정도가 약하기 때문이다.

또한 인덕션 방식은 상판을 가열하는 방식이 아니므로 상판에 남아있는 잔열이 적으면서 훨씬 빨리 사라지기 때문에 조리 용기에서 끓어 넘친 음식물들이 눌러 붙는 정도도 덜해 관리가 수월한 등의 장점이 있어 주부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인덕션 방식은 전자기 유도를 이용하기 때문에 조리 시에 돌솥, 세라믹 등 아무 조리 용기나 사용할 수 없고 인덕션 전용 용기를 사용해야 하며, 하이라이트 방식에 비해 전자파가 강하게 방출되는 것 등은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하이라이트 방식은 세라믹 히터를 통해 세라믹 유리로 만들어진 상판을 가열하는 방식으로 가스레인지처럼 열을 전달하는 방식이며, 인덕션에 비해 주변으로 방출되는 전자파의 세기가 약하고 인덕션처럼 전용 용기의 사용을 요구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상판을 직접 가열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용기에서 흘러넘친 음식물들이 눌러 붙을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잔열이 오래 남아있을 수 있어 주의를 요구하는 점 등은 하이라이트 방식의 단점으로 지적된다.

하이브리드 방식은 제품에 인덕션과 하이라이트 방식의 가열구를 결합한 것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방식의 가열구를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화재 사고 위험등 주의사항 엄격 경고 해야

일각에서는 전기레인지를 홍보하면서 경쟁 제품인 가스레인지의 가스 누출, 폭발 위험을 부각시키기 위해 전기레인지 사용 시에 화재위험이 없다고 하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엄밀히 평가하면 이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전기레인지도 가전제품인 이상 제품 자체의 합선, 과열 등의 원인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며, 레인지 상판 위에 발화 가능한 물체가 놓여있고 이를 장시간 가열한다면 물체에 불이 붙어 대형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28일 서울 강북소방서는 수유동의 주택거주자가 전기레인지 위에 냄비를 올려놓고 깜빡 잠든 사이에 화재가 발생했는데, 다행히도 설치된 단독경보형 감지기의 경보를 듣고 잠에서 깬 거주자가 전기레인지의 전원을 즉각 차단하여 대형화재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다고 밝혀 전기레인지도 화재 위험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한편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소비자들이 특히 유의해야할 부분으로 반려동물이 화재 원인으로 지목되는 전기레인지 화재가 비교적 빈번하게 발생했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소방당국은 2018년 8월 9일 오전 2시 50분 서울 강남 송파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화재 발생 23분 만에 진화하는데 성공했고, 화재원인은 집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 반려묘가 전기레인지를 작동시켰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

이 외에도 2017년 7월 21일 대전 동구 용전동의 한 다세대 주택, 2017년 2월 경기 수원시, 2016년 의정부시의 한 오피스텔에서도 비슷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소방당국은 파악하고 있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소비자가 전기레인지를 구입, 사용할 경우 특별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소방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제품에 이중 잠금장치 등을 설치하여 사고 위험성을 줄이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지만 소비자들 또한 화재의 위험성에 관한 경각심을 가지고 전기레인지 부근에는 불에 타기 쉬운 물건을 두지 않아야하며 외출하거나 전기레인지를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전원을 차단하는 등의 안전조치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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