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주공재건축으로 바라본 현 재건축사업...

‘헌 집 줄께 새 집 달라’는 두꺼비 노래가 있다. ‘황금알을 낳는다’는 재건축사업 이야기와 매우 흡사하다. 하지만 이것도 이미 옛말이 된지 오래다. 지금은 비싼 땅을 내주고도 수 억 원이 넘는 부담금까지 내야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정상대로라면 이곳(부천 약대주공재건축 입주예정, 3월 17일)조합원은 입주가 한창이어야 한다.

하지만 입주는커녕 수억 원에 이르는 빚에 내몰릴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이 지난 해 12월, 추가 공사비로 1368억을 요구했고, 요구안이 수용되지 않자 공사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임대수 부천약대주공아파트재건축조합 이사는 “입주날짜를 꼭 지켜달라고 현대산업개발 쪽에 신신당부를 했고, 그 말을 한 이후에 부천아이파크(약대주공재건축) 모델하우스에서 계약서를 썼습니다.”라고 말했다. 임 이사는 이어 “그런데 그 약속마저도 우리에게 다 거짓말로 드러났다”며 “그 약속이 얼마나 됐는가. 불과 열 달 만에 그 약속을 뒤집은 거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만 해도 이곳 조합원들은 기존 59㎡에서 139㎡로 입주할 때 추가로 6000만원만 내면 되었다. 대지 면적이 120㎡에 이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2억3000만원을 내야 한다. 2년 만에 1억7000만 원이 증가한 것이다.
감당키 어려운 추가부담이 발생하게 된 데는 미분양에 따른 20% 안팎의 할인분양금액이 조합원에게 전가됐기 때문이다. 전체 분양가구수는 416가구에 이르며, 이중 채 30여 가구만이 분양된 상태다.

이렇게 된 데는 도급제 사업에 원인이 있다. 3년 전만해도 이곳은 지분제사업으로 조합원이 내놓는 지분, 즉 땅에 비례하여 보상을 받게 되며, 분양수익이나 리스크는 시공사가 부담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미국발금융사태 발생 이후인 2009년. 현대산업개발은 조합에게 추가부담금 730억 인상안을 제시했고, 협상카드로 도급제로 전환해 줄 것을 요구했다.

도급제사업은 시공사는 단순 도급공사만을 담당하며, 그 외 분양수익이나 리스크는 조합이 부담하는 방식으로 경기가 위축될수록 위험부담이 큰 사업방식이다.

이에 대해 김옥환 약대주공재건축조합 조합장은 “일반분양분 리스크가 지분제에서는 시공사에게 있음에도 그걸 도급제로 변경함으로써 조합(원)한테로 (손해가)돌아왔다”며 “미분양에 대한 리스크를 조합원이 떠안게 됐다”고 말했다. 결국 지분제에서 도급제로 바뀌지 않았다면 지금의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다.

시공사 측에서도 지분제방식으로 사업을 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지분제 같은 경우 공사를 진행하기에는 당시계약으로는 어려운부분이 있어서 조합 측에 (도급제로 전환해 달라는)얘기를 했다”며 “회사입장에서는 손해가 너무 커질 수 있으니까. 지금 (공사를 재개하기에는)현재 공사비 미수금이 2000억이 넘는다. 공사를 시작한 이후로 제대로 공사비가 들어온 적이 없다.”고 전했다.

시공비를 더 내지 않으면 공사를 못하겠다는 시공사와 더 이상은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조합원과의 팽팽한 대치상황은 결국 법정공방으로까지 번지게 됐다.
약대주공재건축조합은 사업방식을 도급제로 변경한 총회에 대해 무효소송을 진행 중이지만, 앞으로 있을 1심 재판에 이어 2심과 3심까지 이어진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과 일반분양자에게 전가될 것으로 보여, 추후의 사태에 대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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