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남북정세] ‘2차 핵 담판’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모았던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예상치 못한 결과인 ‘결렬’로 종료됐다.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던 청와대도 예상에 한 참 어긋난 결과를 내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다만 북한과 미국 양측 모두 대화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제스쳐를 보이면서 공은 다시 문재인 대통령에게로 넘어온 모양새다. 주말 동안 한 템포 쉬어간 문 대통령은 4일 국가안보회의(NSC) 회의를 소집해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평가와 함께 면밀한 분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셈법 서로 달랐던 북미…공 넘겨받은 文대통령, 중재안 어떻게 마련할까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기자회견 등을 볼 때 북측의 요구는 영변 핵시설 폐기에 따른 대북 제재의 전면 해제였다.

반면 미국은 핵 시설 외에도 핵 물질과 핵 무기 등의 폐기 즉 완전한 비핵화를 원했다. 서로 원하는 바가 달랐기 때문에 애초에 거래가 성립되지 않았다는 평가와 함께 김정은 위원장은 ‘빈 손’ 귀국길에 올랐다.

다만 일각에선 미국 측의 정확한 요구사항을 얻은 것과 관련해 성과라는 견해도 나온다. 이 때문에 향후 협상이 이어질 동력 역시 가지게 된다는 해석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회담 결렬 이후 하루 동안 두문불출하며 정상회담의 충격을 되짚었다. 이후 예정됐던 일정인 베트남 공식친선 방문 일정을 당겨 서둘러 마무리했다. 당초 베트남 경제에 김 위원장이 관심이 많았던 만큼 경제 현장 시찰 등의 현장 행보 일정이 예측됐었지만 이 마저도 하지 않은 채 최소화 했다.

◆ 평양 향하는 김정은…베이징 거치지 않고 직행 중

김정은 위원장은 현재 중국을 관통해 평양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베트남으로 향할 때 보다 귀국길이 훨씬 빠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위원장을 태운 특별 열차는 베이징에 들르지 않고 최단 노선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만큼 서둘러 귀국해 참모들과 회담 평가 및 향후 대책 마련에 나서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 전문가들, 文대통령 역할 강조…4차 정상회담 조속 개최 촉구

이 과정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남북 관계다. 결국 문 대통령에게로 중재 역할이 넘어오면서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이 만나는 4차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 역시 문 대통령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한반도비핵화대책특별위원회 초청 간담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남아 있지만 워낙 급한 현안이기 때문에 이른 시일 내에 일정 정도의 준비가 끝나면 판문점 같은 데서 (만나야 한다)”고 조속히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주장했다.

이 전 장관은 “정상수준의 회담 결렬이기 때문에 특사 파견을 퉁해 북한의 정확한 의중을 알 필요는 있지만 궁극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만나서 정확한 의견을 만들기 위해선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문 대통령이 나름대로 정확한 이야기를 듣고 문제의 본질과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북전문가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북한도) 하노이 회담에 대한 분석 등 여러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며 “가급적 북한과 물밑접촉을 통해서 특사도 파견하고 문 대통령께서 평양을 방문하시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해 김정은 위원장의 속내를 충분히 듣고 돌아와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결과를 가지고 대책을 논의해 북미 양국이 다시 대화의 테이블로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게 문 대통령에게 주어진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문 대통령의 방북 시점과 관련해선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만 그 사이 물밑접촉을 하면서 4월~5월이면 평양을 방문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기대를 갖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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