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미국‧캐나다에 소송.. 화웨이-미국 2라운드 싸움 시작되나
화웨이, 미국‧캐나다에 소송.. 화웨이-미국 2라운드 싸움 시작되나
  • 박경희 기자
  • 승인 2019.03.05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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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세계최대통신장비업체인 중국 화웨이가 미국과 캐나다를 상대로 반격에 나섰다. 
지난해 미국은 화웨이 멍완저우 부회장이 대이란 제재법을 위반했다며 캐나다를 통해 체포한 바 있다. 이에 화웨이는 지난 1일 캐나다 정부를 상대로 ‘불법 감금’이라며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또 미국 연방정부는 보안을 이유로 연방기관과 기업에 대해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을 제한했고, 동맹국에게도 동참을 요구한 바 있다. 화웨이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미국 연방정부를 상대로 부당하다는 취지의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화웨이측, “화웨이 통신 장비 금지는 자유경쟁 위반”

4일(이하 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의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는 미국 정부가 정부기관에 화웨이의 장비를 쓰는 것을 금지한 것은 자유경쟁을 위반한 것이라며 정식으로 소송을 제기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 제품을 쓰면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노출될 수 있다는 이유로 화웨이 통신 장비를 거부했으며 동맹국들에게 동참을 요구한 바 있는데, 이는 부당하다는 취지의 소송인 셈이다. 또한 화웨이와 ZTE 등 중국 업체들의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한 ‘2019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지난 1일에는, 멍 부회장이 캐나다 정부와 국경관리청, 연방경찰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3일 AP 통신 보도에 따르면 멍 부회장측은 캐나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세관검사’로 가장해 멍 부회장을 심문하고 개인 휴대전화와 아이패드, 노트북 등을 압수했다면서 이는 명백한 위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위법 행위 때문에 멍 부회장이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았기에 보상금을 요구하고 있다고 멍 부회장 변호인을 설명했다. 구체적인 액수를 공개되지 않았지만 거액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화웨이 반격, 왜 지금인가?

멍 부회장은 현재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가택연금 상태로 캐나다에 계속 머물고 있다. 그런데 지난 1일 캐나다 법무부는 미-캐나다 신병인도 협약에 따라 멍 부회장을 미국으로 인도하는 절차를 개시했다. 멍 부회장 인도를 다루는 재판은 오는 6일 열릴 예정이다. 
이렇게 멍 부회장의 미국 신병 인도가 임박하자 멍 부회장 측은 캐나다와 미국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서 소송을 제기하는 또 하나의 이유로, 화웨이 문제를 두고 미국의 동맹들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노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는 그간 중국 정부가 화웨이의 정보통신 장비를 이용해 기밀을 훔치고 네트워크를 방해해 왔다고 주장해 왔다. 그리고는 지난 1월 2건의 기소를 통해 화웨이와 화웨이 미 자회사 스카이컴 임원 6명을 기소하고 23가지 혐의를 적용했다. 그 혐의 중에는 미 이동통신업체인 T모바일의 휴대전화 시험용 로봇 ‘태피(Tappy)’의 기술을 탈취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한 화웨이가 전산망에 인증없이 침투해 정보를 빼돌리는 장치인 ‘백도어’를 자사제품에 설치해 팔았다며 동맹국들에게 차세대 이동통신 5G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화웨이의 5G 장비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동맹국들이 늘어났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정보동맹국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민감한 정보를 공유하는 미국 및 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5개국)를 중심으로 5G의 본격 상용화를 앞두고 화웨이를 장비 입찰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동맹이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유럽과 중동지역에서 이러한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파이브아이즈 일원인 영국에서조차 국가사이버보안센터(NSCS)가 화웨이 통신 장비의 보안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같은 파이브아이즈 일원인 뉴질랜드도 영국과 비슷한 입장이라는 의견 냈다. 

게다가 영국과 같은 유럽권인 이탈리아와 독일 정부도 화웨이 배제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며, 미국과 오랜 친미 성향을 보여 온 중동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사우디아라비아도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궈핑 화웨이 순환 회장에 따르면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기로 한 30개사 가운데 18건은 유럽, 9건은 중동, 3건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스위스에서는 이달 중에 화웨이 장비를 통해 스위스 첫 5G 상용화 서비스가 시작된다. 

◆ 화웨이 부활하나..

미국 정부가 화웨이를 상대로 제재를 가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 사태는 본질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패권 싸움으로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술 강국으로 도약하려는 중국과 이를 막으려는 미국과의 싸움인데, 미국은 화웨이가 5G 장비 시장을 지배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과장됐다는 지적이 미국 내에서 조차 나오고 있다. 척 로빈스 시스톰 시스템 CEO는 3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전세계 이동통신사들은 미국산 장비와 유럽산 장비, 중국산 장비를 섞어 쓴다”면서 “화웨이가 통신 네트워크를 지배할 것이라는 미국 정부의 우려는 크게 과장된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척 CEO의 관점에 조금 더 보태자면 전세계 이동통신사들은 경제적 실리에 따라 움직이게 돼 있다. 실제로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성명에서 “화웨이 배제는 정비 지연과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헸고, 영국 보다폰 CEO도 “네트워크 산업 특성상 장비 공급사가 3개에서 2개로 줄면 산업 전체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경제적 실리와 기술력 향상으로 화웨이는 수세에 몰렸다가 다시 부활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25일~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MWC(Mobile World Congress) 2019'에서 스마트폰부터 5G 통신장비까지 신기술을 소개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끈 것이다. 

이것이 바로 미국이 화웨이를 견제하는 이유가 되며, 우리나라 스마트폰‧통신 업체에서 긴장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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