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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남북정세]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새벽 평양에 도착한 가운데 북한 관영 매체는 회담 결렬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김정은 위원장의 노고를 치하하는 보도들을 내놓으면서 베트남 방문의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북한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5일 “김정은 동지께서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에 대한 공식친선방문을 성과적으로 마치고 3월 5일 전용열차로 조국에 도착했다”며 “새벽 3시 환영곡이 울리는 가운데 전용열차가 평양역 구내에 서서히 들어섰다”고 전했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1면에 ‘우리 당과 국가, 군대의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베트남 사회주의공화국에 대한 공식친선방문을 성과적으로 마치시고 조국에 도착하셨다’는 기사로 관련 소식을 전했다. 이와 함께 김정은 위원장이 간부들과 악수하는 사진 등 짧은 환영 행사 모습이 담긴 사진 4장을 게재했다.

◆ 김정은 평양 도착 소식 전하면서도 ‘결렬’은 언급 안 해

다만 매체들은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 소식은 전하지 않았다. 정상회담과 베트남 방문을 마쳤다는 설명 외에는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김정은 위원장의 국제 정치, 즉 외교력에 대해 자화자찬 격으로 선전했다.

노동신문은 6일에도 결렬 소식을 전하기 보다 김정은 위원장의 업적을 치하하는 보도들을 잇따라 내놨다. 특히 신문 1면에 박태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의 기고문을 실고 대대적인 성과라고 치켜세웠다.

박태덕 부위원장은 기고글에서 “제2차 조미(북미)수뇌회담과 베트남 사회주의공화국에 대한 방문을 성과적으로 마치시고 조국에 돌아오신 소식을 접한 우리 내각의 전체 일꾼들과 정무원들은 지금 세찬 격정으로 심장의 피를 끓이고 있다”고 칭송했다.

또한 ‘열흘 낮, 열흘 밤’이라는 제목의 정론에서는 “오늘 우리의 가장 맑고 깨끗한 양심은 조국과 인민을 위해 불철주야의 노고를 바치시는 경애하는 원수님을 진심으로 받들고 따르며 그이의 구상과 뜻을 결사의 정신으로 관철해가는 충정이고 의리”라고 강조했다.

◆ 北 주민들 사이에서 빠르게 도는 ‘결렬 소문’…김정은 전략 고심 깊어질까

북한이 내부적으로 회담 결렬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결렬 소식이 빠르게 퍼져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원수님(김정은 위원장) 윁남 방문은 미국과 회담이기 때문에 경제봉쇄 해제라는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주민들은 기대했었다”며 “회담을 마치고 며칠이 됐는데도 (경제)봉쇄가 풀린다는 내용이 없어 협상이 잘 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매체에 따르면, 회담에서 북미 간 의견 차이가 컸다는 소식이 확산되자 주민들은 대체적으로 ‘아쉽다’는 반응과 함께 ‘첫술에 배부르겠냐’며 다음 회담을 기약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은 전했다.

또한 이 소식통은 “위에서 원수님 외국 방문에 대해 강조하고 강연도 하기 때문에 큰 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한 사람도 있고, 나처럼 뭐가 바뀌겠는가 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자주 만나다 보면 뭐가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과 개인 거래도 힘든데 미국과 거래가 처음부터 잘 되지는 않을 것 같다”며 “회담 같은 것이 나와 무슨 관계가 있나라고 생각도 하고…”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관련해 국가정보원에서는 국회 정보위원회에 관련 보고를 하며 북한에서도 내부적으로 회담 결과에 기대를 크게 했지만 합의가 불발되며 실망감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김정은 위원장이 향후 협상 전략을 검토하는 시간이 상당히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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