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언 칼럼 "부동산, 인구 구조보다 경기순환모형 따른다"
박상언 칼럼 "부동산, 인구 구조보다 경기순환모형 따른다"
  •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 승인 2013.03.2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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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구조보다 일반경기여건이 부동산에 더 큰 영향 미쳐

누레오치바(濡れ落ち葉)’란 일본어 표현이 있다. 쓸어도 잘 쓸리지 않는 젖은 낙엽을 말하는데 은퇴한 뒤 아내를 귀찮게 하는 남성을 일컫는다. ‘덩치 큰 괴물’이란 표현도 나온다.

고장난 냉장고나 부서진 안락의자처럼 제 구실은 못하지만 쓰레기통에 버리기는 너무 큰 물건을 뜻하는데 역시 일본 주부들이 은퇴한 남편을 불편하게 여기는 심정이 담겼다.

일본사람들이 부동산시장을 이렇게까지 부정적으로 보는 첫번째 이유는 젖은 낙엽이 도처에 깔린 고령화사회로의 본격적인 진입이다.

고령화 추세에 봉착한 일본의 경우 노년부양 비율(15~64세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부양해야 하는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2010년 35%에서 2040년엔 65%로 치솟을 것으로 추산된다. 일본은 지난 2005년부터 인구감소가 시작되었다. 일본의 인구가 100년후 현재의 절반정도로 줄어들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도 일본과 같이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인구 고령화를 근거로 한 주택 시장 비관론은 심각하게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여기서도 한국 인구 구조 추정이 여전히 유동적임을 유의해야 한다.

지난 2005년 이후 출산율 둔화가 주춤하고 반등의 조짐을 보인다든지, 이민자 유입이 증가하고 유출은 감소한다든지 하는 점은, 향후 고령화의 진행 정도나 인구가 정점에 이르는 시점을 늦추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인구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주택 시장이 침체에 빠지지 않은 국가가 많다는 점 또한 유념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가 대표적이다. 즉, 인구 고령화가 주택 가격 하락의 필요조건은 될지언정 결코 충분요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한국 주택 시장의 운명을 단순히 인구 구조가 비슷하다는 점을 들어 일본 주택 시장과 동일시하는 것은 상당한 무리가 있다고 본다. 부동산 호황기에 주택 가격이 얼마나 많이 올랐나 하는 정도의 차이는 말할 것도 없고, 대출 규제의 정도와 은행의 자산 건전성, 그리고 환율의 역할 등 너무나 많은 차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2030년까지 인구는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발표했다. 기존의 자료에서는 2018년을 인구정점기로 보았으나 통계청에서 다시 수정, 보완한 것이다.

또한 1983년 4000만 명을 넘었던 국내 인구는 5000만명을 돌파하게 됐다. 1983년 이후 시간당 평균 88명이 태어나고 29명이 사망한 결과다. 2030까지 인구가 증가하는 것으로 통계청 자료는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2012년 현재 1.30명이다. 2005년 1.08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한 뒤 조금 오르긴 했으나 미국(2.08), 프랑스(1.99), 영국(1.87), 독일(1.46)에 비해 낮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박근혜 정부가 정책적인 지원을 하는 만큼 한국의 출산율도 선진국 수준까지 근접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미국과 프랑스는 논외로 하고서라도 출산율이 2이하인 영국과 독일 부동산은 부동산 비관론자의 주장의 의하면 장기 하락세에 진입해야 하지만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한 부산을 포함한 대부분의 지방부동산의 경우 2008년을 기점부터 부동산시장이 상승하기 시작 했는 것을 볼 때 단순히 부동산시장을 인구구조로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유다.

인구구조보다 일반경기 순환과 더 연관성이 있어

부동산경기의 순환주기는 인구구조와 정부 정책뿐만 아니라 일반경기 순환과 연관성을 상당히 가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30년대 태어난 베이비부머가 1991년 이후 은퇴하면서 이후 15년간 부동산가격이 80% 하락하는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2006년 이후 부동산 시장의 붕괴, 특히 장기모기지(mortgage) 시장의 붕괴가 발생했다.

미국의 이러한 변화를 설명하는 강력한 도구 중의 하나도 인구구조 변화다. 미국은 1946년부터 7,820만 명에 달하는 베이비부머가 있고, 이들의 은퇴시기가 부동산시장 붕괴 시기와 맞아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모든 설명을 인구구조 변화로 귀결시킬 수는 없다. 도시의 발전과 몰락은 오히려 산업구조적 발전과 더 관련이 많다.

세계적으로 신흥도시와 몰락한 도시의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나 시애틀은 성장하는데, 시카고나 미국 남부도시들은 몰락하는지, 싱가포르나 상하이는 성장하는데, 과거 영화를 누리던 다른 아시아 도시들은 왜 몰락하는지 파악하는 게 먼저다.

이러한 변화를 제대로 아는 것이 해당 도시의 부동산가격이 폭등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기본적 틀이 된다.

인구론에 근거한 비관론자의 주장이 전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나 일부 현실적인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시중에 팽배해 있는 부동산 비관론은 나무나 과장되게 표현하는 게 문제란 것이다.

부동산 비관론으로 인해 잠재적 주택 수요자가 주택 구입을 미루고 전세 시장으로 진입함으로써 전세 가격은 상승하고 주택 가격은 하락하고 있으며, 나아가 소비 둔화의 골을 깊게 하는 한 원인이 되고 있다. 결국 소비 둔화, 전세 가격 급등, 그리고 부동산 시장 침체의 문제는 모두 부동산 비관론이라는 현상에 기인한다할 것이다.

 
박상언 대표는 부동산투자 전문 컨설팅업체 (주)유엔알컨설팅의 대표이사이며,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특임교수’이다. 금융권, 부동산개발, 분양, 정부업체 등을 거치면서 이론과 실력을 겸비한 업계의 대표주자로 인정받고 있다.
또 ‘한국 HRD명강사’에 선정되었고, 2008년 올해를 빛낸 부동산 전문가 대상을 받기도 했다.
명쾌하고 유쾌한 강의로 많은 고정 팬들을 확보하고 있으며, 각 기업체와 투자세미나 등에 단골로 초대되는 인기강사이다.
건축대, 연세대, 단국대 등에서 부동산 투자론을 개설 강의하였다. 또 MBN, SBSCNBC, YTN생생경제, MTN 등 경제방송에도 고정출연 중이며, 각종 매체에 부동산 고나련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웹사이트 :
www.youandr.co.kr, 문의: 02-525-05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