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복구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미국도 연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언론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에 대한 보도를 연일 내보내며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 1담당

미 공영라디오 NPR과 CNN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북한은 평양 인근 산음동 연구단지에서 미사일 발사는 준비하는 듯한 정황이 포착됐다. 산음동 연구단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 15형을 생산한 시설이다. 

매체들은 민간 위성영상업체 디지털글로브가 촬영한 연구단지의 산업 위성사진에서 해당 시설 근처에 주차된 차량과 트럭 모습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위성 사진 속 선로 위에는 열차가 서 있었고 크레인도 보였다. 

로켓일까 위성일까…일각에선 ‘의도적’인 움직임이라는 해석 제기돼

사진을 분석한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국제연구소 연구원은 “산음동 시설과 서해 위성발사장까지 이동하는 철도 환승 지점에 많은 차량들이 보인다. 모든 정황을 고려할 때 북한이 로켓을 만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북한이 군사용 미사일이나 인공위성 발사를 위한 로켓 중 무엇을 준비하는지는 알 수 없다”며 “발사 시기를 알 수 있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서해 시설에서 ICBM 발사가 이뤄졌던 적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위성 발사일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전문가들은 협상 전략을 짜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어떤 발사체를 쏠지 알 수 없는 움직임을 의도적으로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국민일보>에 “실제 북한이 시험발사를 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협상에서 북한이 내놓을 카드를 늘리고 동창리 시험장이 얼마나 중요한 시설인지를 의도적으로 보여주려는 움직임을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볼턴의 ‘경고 메시지’…“사실이라면 트럼프 실망할 것”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미국도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0일 미국 ABC 방송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이 무엇을 하는지 정확히 보고 있다”며 “우리는 눈 한번 깜박임 없이 보고 있다. 그들의 역량에 대해 어떤 오해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정부는 (북한을 관찰하는데) 많은 자원과 노력을 쓰고 있다”며 “상업 위성사진에 의존할 필요가 없고, 우리는 북한에서 많은 것을 보아 왔다. 계속해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볼턴의 이같은 메시지는 미국이 정보 자산을 이용해 북한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는 일종의 경고로 해석된다. 볼턴은 이와 함께 북한이 미사일이나 위성을 발사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실망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한국의 중재 역할에도 관심…정세현 “남북경협이라는 ‘기름’ 이용해야”

북미가 보이지 않는 기싸움을 연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중재’ 역할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언급이 나온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북미 간 회담이 시작되거나 협상이 시작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남북 경협 등을 통해 북미 중재에 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남북 경협이라는 것은 북한 비핵화의 거대한 톱니바퀴를 돌리는 기름 같은 것”이라며 “비핵화를 끌어내는 불쏘시개 또는 톱니바퀴를 돌리는 기름,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카드를 이용해 북한을 움직이도록 하고 그것을 디딤돌로 해서 트럼프 대통령으로 하여금 김정은 위원장과 다시 회담을 하도록 만드는 그런 수순으로 나가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