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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남북정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비핵화 ‘빅딜’을 고수하고 나서면서 점진적 비핵화 진행에 선을 그었다. 특히 비건 대표는 영변 핵 시설 폐기 문제에 대해 북한과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완전한 핵 신고’ 필요성을 언급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카네기 국제평화기금이 주최한 핵정책 콘퍼런스에 참석해 “북한과 대화를 지속하고 있고 문은 열려 있다”며 단계적 접근의 비핵화 방식이 아닌 포괄적 형태의 ‘빅 딜’로 진행할 것을 시사했다.

북미대화와 관련해서도 비건 대표는 “미국이 원한만큼 진전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외교는 살아있다”고 덧붙였다.

◆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입 뗀 비건…완전한 핵 신고 강조

비건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달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처음으로 나온 발언이기에 주목된다.

비건 대표는 북미정상회담에서 영변 폐기의 개념에 북미가 합의점을 찾았느냐는 질문에 “영변 폐쇄와 관련에 어떠한 합의에 달하지 못했다. 현 시점에 영변과 관련한 어떠한 것에도 합의된 접근은 없다”면서 완전한 신고를 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비건 대표의 완전한 신고에 대한 언급은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최근 언급한 ‘빅 딜’ 수용을 전제로 대화를 하겠다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읽히고 있다. 볼턴 보좌관이 대북 강경파인 점에 더해 실무적으로 대화를 이끌어 온 비건 대표까지 이같은 ‘압박’을 지속하면서 일각에선 북미간 기싸움이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 아직까지 조용한 北…선전매체 통해 “완전한 비핵화가 우리 입장”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를 북한에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북한의 반응에도 눈길이 쏠린다. 아직까지 북한은 동창리 발사장 복구 움직임 외에 구체적인 메시지를 내놓고 있지 않고 있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제14회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 투표차 첫 공식 행보를 보였고, 경제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 이외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북한은 대남선전매체를 통해선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강조했다.

북한 선전매체인 조선의 오늘은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싱가포르 조미(북미)공동성명에서 천명한대로 새 세기의 요구에 맞는 두 나라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고 조선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에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에서도 “완전한 비핵화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조미(북미)최고수뇌분들은 조선반도 비핵화와 조미관계의 획기적 발전을 위하여 앞으로도 긴밀히 연계해 나가며 하노이 수뇌 회담에서 논의된 문제 해결을 위한 생산적인 대화들을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밝히며 추후 이뤄질 협상에 대해 기대하기도 했다.

북한의 이 같은 메시지들은 향후 북미간 대화가 다시 시작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 놓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때문에 결렬 이후 숨 고르기에 나선 북한이 대미 협상에서 어떤 전략을 구사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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