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 2담당

◆ 2018년 3월, 현대로보틱스를 현대중공업지주로 변경, 본격적인 지주회사의 출범을 알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6년 11월 사업분할 결정을 시작으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발표했으며, 이번 전환을 통해 증손회사 지분문제 해결, 순환출자고리 해소, 각 사의 고유사업에 집중, 적극적인 주주가치 향상에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후, 2017년 2월 주주총회를 거쳐, 4월 현대로보틱스,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등 신설법인을 설립, 8월 현물출자 유상증자, 11월 하이투자증권 매각 결정, 그리고 2018년 3월에 기존 현대로보틱스를 현대중공업지주로 사명 변경을 끝으로 본격적인 지주회사의 출범을 알렸다.

◆ 장남 정 부사장, 현대글로벌서비스 일감몰아주기하며 ‘경영능력’ 입증하겠다?…정 부사장의 현대글로벌서비스, 설립 1년 만에 매출액 2,000억 원대 영업이익률은 20% 넘어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 중인 2016년 11월 28일 현대글로벌서비스는 현대중공업의 조선, 엔진, 전기전자 사업부의 AS사업을 양수하는 현물출자에 의하여 설립됐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현대중공업지주가 지분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회사의 대표이사는 정몽준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씨가 맡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신생회사인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설립된 지 1년 만인 2017년 매출액 2,403억 원, 영업이익 564억 원, 당기순이익 400억 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어떤 갓 설립된 회사가 단숨에 매출액이 2,000억 원이 넘고, 영업이익률 20%가 넘는 높은 수익성을 달성할 수 있었겠는가이다.

이러한 가파른 성장이 가능했던 이유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오너3세인 정 부사장 띄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글로벌서비스의 2,403억 원의 매출 중 현대중공업 404억 원,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탬 26억 원, 현대삼호중공업 51억 원, 현대미포조선 26억 원 등 공시자료에 나타난 현대중공업그룹을 통해 얻은 매출만 6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내부거래 비중은 약 25%에 달한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현재 현대중공업그룹 내에선 정 부사장이 이끄는 현대글로벌서비스의 가파른 성장을 치하하는 분위기지만, 알짜로 분류되는 AS사업부를 가뜩이나 실적이 매번 바닥을 치고 있는 현대중공업에서 굳이 떼어내, 현대중공업의 직원들 및 협력사들만 더욱 더 힘들어졌다.

◆ AS부품업을 하면서 부산 해운대구 빌딩에 자리잡은 ‘현대글로벌서비스’, 결국은 ‘통행세’ 수취

AS부품업을 한다는 현대글로벌서비스는 2017년 말 기준 전체자산 2090억 원 중 유형자산 25억 원에 불과하며, 현재 별다른 생산시설 없이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빌딩 6층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이는 결국, 현대글로벌서비스가 현대중공업 협력업체들의 부품을 받아 선주사들에게 납품하는 형태로 현대글로벌서비스가 많은 이익이 남기 위해선 협력업체들의 납품단가가 떨어져야 하며, 기존에 없던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중간에 끼어들어 ‘통행세’만 수취하는 형국이다.

◆ 불공정행위로 하청업체 죽어가 나가는 판에, 활동 뜸한 정몽준 이사장은 거액의 배당금 챙겨…현대중공업지주의 정 이사장 697억 원, 정 부사장 137억 원 배당금 챙길 것으로 예상

이와 같이, 아들 정기선 부사장은 편법으로 그룹 내 자신의 입지를 구축해나가고 있는 사이, 정몽준 이사장은 경영일선에서도 물러나고 정치활동도 뜸한 지금, 별다른 대외 활동 없이 거액의 배당금을 챙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19년 2월 26일 공시를 통해 보통주 1주당 1만8500원, 시가 배당률은 5.06%, 배당금 총액은 2,705억 원의 결산 현금배당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따라서, 현대중공업지주는 정몽준 이사장이 25.80%로 최대주주에 있으며, 아들 정기선 부사장이 5.10%를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정 이사장이 697억8900만 원, 정 부사장은 137억9500만 원 가량을 받게 된다.

이는 2018년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된 현대중공업그룹 사업재편과정에서의 하도급업체들을 상대로 한 갑질, 기술탈취, 납품단가 후려치기, 대규모 구조조정 등 불공정행위 논란이 여전히 뜨거운 가운데, 정몽준 부자(父子)가 배당금으로만 835억 원에 달하는 거액을 챙길 것으로 예상되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과거 故 정주명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노동자들의 피땀으로 국내 조선사에 획을 그은 기업이지만, 지금은 노동자들의 피땀을 잊은 채 총수일가의 사익만을 위하는 기업으로 전락했다.

그리고 최근 발표된 대우조선해양 인수소식으로 인해, 현대중공업그룹이 향후 세계 최대조선사라는 타이틀을 얻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세계최대 조선사가 된들 이미 노동자들의 마음을 잃은 현대중공업그룹이 과연 얼마나 지금처럼 회사를 좌지우지하며 유지해 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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