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팀

[뉴스워커_남북정세] 문재인 대통령이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 국장을 접견해 한미 양국 간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가운데, 교착상태에 놓은 북미 대화를 다시 견인할 수 있도록 우리 측이 대북 특사 파견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과 코츠 국장의 접견 소식을 전했다. 접견에서는 하노이 회담이 결렬됨에 따라 비핵화가 합의 없이 끝나면서 이후 북한의 동향 등에 대한 현안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 文대통령, 코츠 美 국장과 의견 교환…하노이 이후 북한 동향 언급됐을 듯

특히 지난 15일 북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평양 기자회견에서 비핵화 협상 중단에 대한 위기감을 조성하며 협상이 완전히 결렬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한 차례 나온 바 있어 한미는 이와 관련해서도 의견 교환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코츠 국장의 방한 목적과 일정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 위성 발사를 염두에 두고 이와 관련된 정보 수집 차원에서도 방한했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미국의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수장이 한국을 찾아 비핵화 협상에 대한 논의를 하는 등 일종의 협상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국내 정치권에서도 대북 특사를 북에 보내 대화를 다시 이어가야 한다는 견해가 제기된다.

◆ 박지원 “태양절 맞아 대북 특사 방북 가능성”…이낙연 “상의해 보겠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19일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남북 간 실무선에서 비밀접촉이 있을 것이다. 머지 않아 빠른 시일 내에 특사가 방북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4월에 태양절(김일성 주석의 생일)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도 고려되면 특사가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도 “태양절(이 있는) 4월에 특사를 한 번 파견하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떤 견해를 갖고 있나”라고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질의하며 특사 파견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낙연 총리는 “특별히 생각을 해 보진 않았지만 같이 상의해보겠다”고 답변했다.

특사 파견에 대한 주장은 21일 국회 남북경제협력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또 한번 언급됐다.

◆ 조명균 “대북특사 필요성 느끼고 있어”…강경화 “모든 옵션 고려해야 할 때”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미국에 관료를 보냈던 것처럼 상황 파악을 위해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거나 실무 접촉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조명균 장관은 “그런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다만 아직까진 북측에서 입장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기에 그런 것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남북연락사무소에서 지금도 북측과 하루 두세차례 접촉이 있다”며 “북측 사무소 직원들이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나름 관심을 가지고 있어 그것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데, 북측이 입장 표현을 조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미가 지속적으로 신경전을 거듭하고 있고, 중재를 해야 하는 우리 측도 중재안 마련에 고민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실제로 대북 특사 카드 역시 언급되는 등 고심 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시기적으로 민감한 문제인데다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특사 파견을 실질적으로 검토한다고 하더라도 현 단계에서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정부의 깊은 고민은 최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발언에서도 나타난다. 강 장관은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북특사 파견을 비롯한 “모든 옵션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한 바 있다.

강 장관은 당시 ‘남북정상회담도 검토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도 분명히 남북 정상 간 형성된 신뢰 부분을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하며 대북 특사는 물론,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가능성까지 활짝 열어놓고 북핵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때라는 것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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