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게이트’와 관련한 검경의 수사 방향이 ‘경찰 유착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버닝썬 게이트 핵심 인물인 승리부터 정준영, 최종훈 등 연예인들의 사회적 물의가 장기간 은폐될 수 있었던 내막인 ‘경찰 유착 의혹’의 꽁꽁 감춰진 실체가 해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유착 고리에서 나타나는 범죄 은폐·축소 정황이 상당한 만큼, 검경은 한 점 미진한 부분 없이 철저한 수사에 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뉴스워커_황성환 그래픽 1담당

2016년 정준영 몰카 사건 ‘부실 수사’ 의혹…관련 경찰 1명 입건

경찰은 지난 2016년 정준영(30)의 불법 촬영 의혹 사건에 대해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직무유기와 증거인멸 혐의로 담당 경찰관을 입건한 상태다.
과거 정준영은 여자친구의 동의 없이 신체를 촬영한 혐의로 고소를 당했었다.
당시 정 씨는 ‘휴대전화가 고장 나 사설 포렌식(디지털 증거분석) 업체에 맡겼다’, ‘휴대폰이 분실됐다’는 취지로 검찰에 증거 제출을 거부했다.
이에 경찰은 휴대전화에 담긴 내용을 확인하지 않은 채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정 씨에 다음달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당시 정 씨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데에는 경찰과의 유착 고리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당시 담당 경찰관이 사설 포렌식 업체에 “휴대전화를 복원할 수 없다”는 취지의 ‘복원불가 확인서’를 거짓으로 요구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증거인멸부터 직무유기, 부실수사 의혹까지 속속 제기된 가운데, 경찰은 거짓 의견서를 제출한 당시 변호사 또한 증거 인멸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정준영은 21일 진행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저로 인해 고통 받으시는 피해자 여성분들 지금까지 제게 관심과 애정 보여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고 말했다.
또한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법원에서 내리는 판단에 따라 앞으로의 수사 과정에서 성실히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씨 관련 혐의는 성범죄로 심각성과 중대성이 높은 것이 사실인 만큼, 검경의 수사가 가속도를 밟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원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고 범행의 특성과 피의자 측의 법익침해가능성 및 그 정도 등을 종합해보면 피의자에 대한 구속사유와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정준영에 대한 영장을 발부했다.
구속영장은 수사 과정에서 범죄의 혐의가 입증됐다는 의미를 부여하는 효력을 갖춰 향후 정준영에 관한 수사는 발 빠른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종훈 음주운전 무마 위한 금품 정황에…당시 경찰, “거절 의사 밝혔다” 주장

정준영 관련 카톡 단체 채팅방에 포함된 다른 인원에 대한 경찰 수사도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중 가수 최종훈은 2016년 음주운전 단속에 걸렸을 당시, 현장 경찰관에 대해 음주운전 사실을 무마하기 위한 의도로 금품을 건네려 했던 의혹을 받고 있다.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은 21일 브리핑을 통해 최종훈이 2016년 2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경찰의 음주단속에 걸렸을 때 현장 경찰관에 200만원의 금품을 건네려 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최종훈은 음주운전 사실 자체를 무마하려 자신을 ‘무직’으로 속인 뒤 금품을 건넸으며, 해당 경찰관은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공인이 음주운전 단속에 걸릴 경우 상부에 보고가 이루어지는데, 최종훈은 경찰에 무직으로 속여 상부에도 보고가 되지 않은 것으로 경찰은 분석하고 있다.
당시 경찰관과 최종훈 사이 금품이 오간 정황은 확인된 것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현행 형법상 공무원이 직무에 관해 뇌물 공여 의사를 밝힌 것만으로도 처벌이 가능한데, 이때까지 나온 정황상으로 미루어 당시 경찰은 뇌물 공여에 거부 의사를 밝혔기에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는 쪽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21일 최종훈을 뇌물 공여 의사 표시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버닝썬 게이트 ‘경찰유착 의혹’ 언급 인물, 경찰총장 ‘윤 모’ 총경 수사진행상황은?

버닝썬 게이트 경찰유착 의혹에서 언급된 경찰총장 ‘윤 모’ 총경에 대한 수사진행상황에 대해서도 여론의 관심이 쏠린다.
윤 총경은 승리의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이른바 ‘경찰총장’으로 불린 인물이다.
윤 총경은 승리와 유리홀딩스 대표 유 모 씨가 운영하던 서울 강남의 술집 ‘몽키뮤지엄’의 식품위생법 위반 신고 건에 대해 부탁을 받고 사건 내용을 알아봐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윤 총경은 2016년 알고 지내던 지인을 통해 유 씨를 소개 받았으며, 윤 총경은 2017년~2018년 유 씨 등과 골프를 치거나 식사 자리를 가졌다.
당시 식사와 골프 비용 처리 등에 대한 여부는 뇌물 공여 혐의의 중대한 증거가 될 수 있는데, 경찰은 이에 대해 “추가적인 진술 확보가 필요한 부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윤 모 총경이 실제 사건 무마에 대한 청탁을 받았거나 이에 대한 금품이 오간 정황이 있는지를 밝히기 위해 윤 총경 계좌 거래 압수수색 영장 신청, 출금 금지 조치, 윤 총경 부인 소환 등 조치를 취하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승리, 성매매 알선 의혹 이외의 추가 입건 없어…추가 조사 ‘불가피’

정준영과 최종훈에 대한 수사가 ‘혐의 입건’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데 반해, 버닝썬 게이트의 중심 인물 승리에 대한 추가 의혹 파악은 속도가 더딘 편이다.
승리는 2년 전 해외에서 연 자신의 생일파티에서 외국인 여성과의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의혹과 함께 마약 투약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경찰은 카톡 단체 대화방 대화와 주변인 진술 등을 확보했지만 구체적인 혐의점은 파악하지 못 하고 있어 추가 입건에 머뭇대고 있는 상태다.
앞서 승리의 마약류 반응이 ‘음성’으로 나온 만큼, 경찰은 승리 마약 투약 의혹에 관한 주변인 진술에 뒷받침 될 만한 유력한 증거를 필요로 하는 상태다.
승리가 입영 연기를 신청한 데 대해 병무청이 ‘현역병 입영 연기원’을 허락한 만큼, 경찰로서는 3개월 뒤로 미뤄진 7월 승리의 군 입대 전 버닝썬 게이트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을 낱낱이 밝혀내야 하는 시점이다.
한편, 경찰은 버닝썬 미성년자 출입 사건 당시 유착 의혹을 받는 강남서 소속 경찰을 포함한 경찰 4명에 대한 내사를 진행 중이다.
버닝썬 게이트와 경찰 유착 의혹이 맞물려 생성된 ‘공권력 부정부패’로 인해 국민적 불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검경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사결과로 사건의 실체를 철저히 규명할 수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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