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남북정세]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번째 한미정상회담을 열기로 확정지으면서 북한을 향한 미국의 메시지 ‘톤’도 부드러운 변화 조짐을 보이면서 북미간 화해 무드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
다만 미국이 여전히 대북제재에 대해 완강한 뜻을 고수하고 있어 해빙 무드까지 가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미 국무부는 1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펜실베니아주 지역 라디오 ‘WHP 580’과의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에) 시간표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한걸음 나아가고 한걸음 뒤로 물러설 수 있지만 우리는 진전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비핵화를 약속했다”며 “이제 우리의 과제는 (비핵화를) 어떻게 할지, 어떻게 그 결과를 달성할지를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미정상회담 날 잡자 부드러워진 美…테이블에 다시 마주 앉을까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수 개월 내에 다시 만나길 희망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앞으로 몇 달 안에 양 정상이 다시 만나 비핵화의 길을 따라 실질적인 첫걸음 혹은 큰 진전을 달성하길 바란다”며 “최종적이고 완전한 북한 비핵화가 실현된다면 북한 주민들에게도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주민들은 제재를 받는 정권에서 잘 지내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비핵화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며 “물론 미국도 가능한 한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것이 이익”이라고 말하면서 여전히 선(先) 비핵화 후 제재 해제를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같은 메시지는 최근의 강경한 발언을 비춰볼 때 상당히 완화됐기에 눈길이 끌린다.
◆ 또 다시 시작되는 밀고 당기기…北은 아직 ‘묵묵부답’
또한 양 정상이 ‘수개월 내’라는 구체적인 시점을 언급하면서 협상을 희망한다는 메시지 역시 기존의 미국이 내던 목소리와는 다르게 유화적 신호라서 대화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긍정적인 뉘앙스로도 풀이된다.
외교가에선 폼페이오 장관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북미 비핵화 협상 테이블이 다시 한 번 짜여지게 되는 신호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특히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상태에서 비핵화를 가속화 할 수 있다는 언급은 미국이 협상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으며, 협상의 우위에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되는 발언이란 분석이다.
또다시 비핵화 수레바퀴가 움직일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여전히 대외적인 메시지를 밝히고 있지 않다. 다만 북한 내부 매체를 통해 주민들에게 자력갱생을 강조하면서 체제 결속을 다지고 있고, 외부로는 중국과 러시아를 향해 우호적 관계를 다지려는 모습을 보인다는 전망이다.
◆ 北-러시아 움직임은 활발…김정은 정권들어 첫 정상회담 성사될까
특히 북한은 최근 러시아를 상대로 정상외교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중국이 미국과 무역전쟁을 통해 좁아진 입지를 보이고 있자 북한은 러시아를 향해 적극적인 손짓을 보내고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집사’로 불리며 의전 및 경호를 총괄하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은 지난달 19일~25일 러시아를 방문했다. 김 부장의 방러 자체가 북러정상회담 개최로 인한 의전 및 경호 의제 논의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 등이 제기되며 김정은 ‘방러설’이 상당히 힘을 얻었었다.
게다가 전날(1일) 블라디미르 콜로콜체프 러시아 내무부 장관이 평양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2일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 매체를 통해 전해지면서 북러정상회담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중앙통신은 러시아 내무부 장관의 방북 목적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김 부장의 방러 등 양국의 잦은 접촉이 북러정상회담과 관련한 사전협의 성격을 띠고 있지 않겠느냐는 가능성이 흘러나온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중국과 4차례 정상회담을 가졌으나 러시아와는 한번도 정상회담을 가진 적이 없다. 만약 이번에 김정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만나게 된다면 이는 김 위원장 취임 이후 첫 정상회담이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