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른밤의 지난해 매출상승은 결국 꽐라만시 등 미끼 때문이었나? 제주소주의 매출이 지난해 4배의 성장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 등 실질 성적표는 초라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 제주소주가 새로운 브랜드인 ‘푸른밤’을 출시했다. 당시 ‘정용진 소주’라고도 불렸던 ‘푸른밤’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바람과는 달리 소비자들의 입맛을 끌지 못했고 이에 따라 ‘제주소주’는 소주에 타먹는 과즙제품인 ‘꽐라만시’의 인기에 편승해 실적을 반등시키고자 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전략에도 제주소주는 지난해 ‘130억 원 적자’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지속가능한 기업이 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낳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계열사인 ‘제주소주’의 ‘푸른밤’은 부진한 실적을 극복하기 위해 ‘꽐라만시 끼워 팔기’, ‘숙취해소음료 증정’ 등의 전략을 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꽐라만시 덕분일까, 제주소주는 지난해 2017년 대비 4배에 가까운 매출액을 올렸다. 하지만 실질적인 회사의 성적표라고 할 수 있는 당기순이익은 2017년 대비 2배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해 제주소주가 정 부회장의 계륵으로 전락해버린 모양새다.

제주소주가 ‘푸른밤’이라는 소주를 시장에 첫 선보일 당시, 제주소주는 ‘이마트’라는 강력한 유통채널을 보유하고 있었다. 주류업계는 이러한 신세계그룹이 소주시장에 발을 내딛는다는 소식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고 실제로 소비자들도 새로운 소주가 출시된다는 소식에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정작 시장에 나온 ‘푸른밤’은 그 누구도 찾지 않는 소주로 전락했다. 소비자들의 입맛에 익숙한 ‘참이슬’, ‘처음처럼’에 비해 특색이 없고 굳이 마실 이유도 없다는 것. 이에 제주소주는 ‘꽐라만시 증정’과 ‘숙취해소음료 증정’등의 ‘궁여지책’성 이벤트를 진행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제주소주의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에도 회사의 실적은 더욱 초라해지고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소주는 지난해 42억9930만원의 매출액을 올렸고 이는 2017년 매출액인 11억8192만원에 비해 4배 가까이 증가한 금액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제주소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 입소문을 탄 ‘꽐라만시’의 인기에 편승해 매출액을 크게 끌어올린 반면, 정작 회사의 당기순이익에선 총 매출액의 3배가 넘는 129억303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에 기록한 62억9039만원의 당기순손실에 비해서도 적자금액이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 자료_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푸른밤’을 구매하면 ‘꽐라만시’를 증정하는 전략으로 제주소주는 지난해 2017년 대비 매출액이 4배가량 증가하는 ‘뻥튀기’ 효과를 봤다. 하지만 지난해 제주소주는 과도한 이벤트성 판매촉진 전략으로 인해 실제로 127억 원이 넘는 영업 손실을 봤고 매출액에 있어서도 5억이 넘는 금액의 총 손실을 입었다. 일각에서 “푸른밤을 팔면 팔수록 회사가 손해 보는 구조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뿐만 아니다. 제주소주가 ‘푸른밤’을 1병 구매할 때마다 숙취해소음료를 1병 증정하는 이벤트는 자칫 불법으로도 보일 소지가 있어 논란이 더해지고 있다.

국내 ‘주류거래질서 확립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에 따르면 회사가 주류 거래금액의 5%를 초과하는 소비자 경품을 제공해 판매하거나 주류 병마개 또는 상표를 이용해 경품을 제공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따라서 제주소주가 1병에 4500원에 달하는 숙취해소음료수를 증정하는 이벤트는 현행법상 불법의 소지가 있다.

▲ 자료_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와 관련해 국세청 소비세과 관계자는 “주세법에 따라 경품증정에 관한 사항을 어길 경우 최대 2000만원의 과태료를 처분한다”며 “수시 점검을 통해 단속하고 있다”고 밝혔던 바 있다.

또한 제주소주는 지난해 가족단위 손님으로 가득 찬 한 대형마트에서 새우깡과 함께 푸른밤 소주 무료시음을 진행하는 등 매출을 위해 무리한 판촉행사를 진행해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은 “제주소주가 부정적인 음주문화를 조장하고 있다”며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봐 집에서도 술을 자제하는데 오히려 소주회사의 판촉 행위로 미성년들에게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소주 측 관계자는 “증정 이벤트와 회사 실적의 경우 서울 지역 영업소 소관이기 때문에 본사에서는 얘기해 줄 말이 없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