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 IMO2020을 딛고 글로벌 선사로 발돋움할 수 있을까?

▲ 그래픽_뉴스워커 진우현 그래픽 2담당

◆ 판토스에서 실력을 쌓은 배재훈 대표이사, 현대상선 CEO로

해운업이 국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현대상선 역시 경영혁신이 필요한 단계에 왔다. 이에 따라 유창근 前 현대상선 사장은 퇴임하며 새로운 CEO가 떠올랐는데 그가 바로 배재훈 대표이사다.

배재훈 대표이사는 1953년 대구에서 출생했으며 배명고등학교를 거쳐 고려대 전자공학과 학사, 숭실대 경영학 박사를 지낸 IT,경영전문가이다.

▲ 자료정리_뉴스워커

현대상선의 대주주는 산업은행으로 13.13%의 지분을 보유중이다. 때문에 금융전문가를 새로운 CEO로 발탁할 것이라 예측되어왔는데 배재훈 사장은 사실 시장의 예측과는 다른 인물이다. 해운업과 금융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기 때문이다.

배재훈 사장은 1983년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해 LG반도체 미주지역 법인장, 해외마케팅 담당 부사장을 역임해왔고 LG산하의 물류기업, 판토스에서 대표이사를 지냈다. 물류와 IT 분야에서는 두각을 드러냈으나 해운업에는 처음 뛰어든 셈.

이에 대해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현대상선 컨테이너 부문 총괄본부장을 지낸 송요익 등을 신규이사로 선임하면서 부족한 전문성을 보강하는 모양새다.

▲ 자료_금융감독원

한국산업은행은 현대상선의 최대주주로 한국해양진흥공사의 4.45% 지분을 합치면 17.58%의 지분을 보유 중에 있다. 산업은행은 유상증자 참여로 대주주에 올라섰고 한국해양진흥공사는 3자배정 유상증자로 4.45%의 지분을 획득했다.

◆ 사실상 ‘공기업’된 현대상선... 모럴해저드에 영업이익 끝없이 떨어져

지난 2015년, 정부는 파산 직전에 있던 해운업계를 구조조정했다. 해운업계 1위인 한진해운은 파산, 2위인 이 현대상선을 회생시키기로 결정한 것이다. 현대상선의 현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과거 산은금융지주의 한 계열사 였으나 현재는 국책은행이다. 때문에 산업은행의 신용등급이 곧 대한민국의 신용등급이 된 셈이다.

현대상선을 회생시키기로 한 정부는 이후 현대상선에 자금을 끊임없이 투자했다. 회사가 무너지려할 때마다 산업은행을 통해 지원을 계속했고 이는 사실상 세금으로 연명하는 ‘공기업’이 된 것이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부실기업에 왜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것이냐며 불만이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와 산업은행은 뱃길이 전부 외국 해운업에 위탁해야한다면 국가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어쩔 수 없다는 논리다. 다만 세금 지원이 계속되면서 현대상선의 임직원들이 모럴해저드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현대상선의 연간 영업이익 추이를 살펴보면 2014년 2,350억 적자를 시작으로 이듬해 2,793억, 2016년 무려 8,334억의 적자를 보았다. 이후 적자폭이 줄어들어 4,068억의 적자를 기록해 회생하는 듯 했으나 2018년 5,587억의 적자를 보아 다시금 적신호가 켜졌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과 브렉시트 등 무역업의 위축을 이유로 들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2017년 이후 세계 각국의 해운업 선사들은 대부분 흑자전환을 통해 영업이익을 크게 늘렸다. 심지어 일본과 대만의 해운사들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 IMO2020 규제에 발맞춰 탈황장치 투자해야

▲ (IMO2020의 황산화물 규제)

지구환경보호를 위해 유엔 산하의 국제해사기구(IMO)가 2020년까지 세계 모든 선박들이 고유황유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조치가 바로 IMO2020이다. 이로 인해 값싼 연료인 고유황유(HSFO)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으며 해운업계에서는 그대로 값싼 HSFO(고유황유)를 사용하면서 필터인 스크러버(Scrubber)를 달거나 값비싼 저유황유를 연료로 사용, 혹은 선박 자체를 LNG선으로 교체하는 세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게 되었다.

현대상선 역시 IMO2020에 발맞춰 자기자본 대비 18%에 해당하는 1636억을 투자했다. 현대상선은 2019년 3월 27일부터 2020년 6월 30일까지 스크러버(Scrubber)를 20척 도입하기로 했고 이와 동시에 BWTS(선박평형수처리장치)를 14척에 설치하기로 했다.

◆ 국제유가 상승, 유류비 부담에 영업적자 지속... 해법이 필요

현대상선은 지난해 영업적자 폭이 확대된 것이 국제유가 유류비 부담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12월 배럴당 42.53달러를 기록한 뒤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WTI 서부 텍사스유 기준)

▲ (단위: 달러/배럴) 자료: NYMEX, 뉴욕상업거래소 기준)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협정을 파기한 이후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OPEC이 원유 생산량을 증산해 유가 상승폭이 다소 잠잠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OPEC의 원유 생산량이 감산하며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는 모습이다.

현대상선은 이와 관련해 올해부터 유가할증료를 받기로 했다. 유가상승에 대한 부담을 선사가 혼자 부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유가상승, IMO2020 등 국제적으로 선사들이 모두 겪고 있는 위기를 넘어서면 기회가 온다고 믿고 있는 것. 현대상선은 2021년 최대 80만 TEU(1TEU는 20ft 컨테이너 1대를 실을 수 있는 용량), 이듬해 110만 TEU까지 그 선복량을 늘릴 예정이다. 글로벌 선사로 남아 뱃길을 무사히 지킬 수 있을지 그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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