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_뉴스워커 DB

[뉴스워커_김태연 기자] 경찰의 ‘버닝썬 사태’ 수사 속도가 지지부진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 모습이다.

사태 본질인 ‘경찰 유착 의혹’ 수사 개입 자체도 상당 기간이 지난 뒤에야 이뤄지는가 하면, 150여명의 최대 규모 수사 인력이 투입되었음에도 이렇다 할 굵직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잇달아 터져 나오는 버닝썬 사태 관련 무수한 혐의들에 속도를 내지 못 하고 있는 경찰 수사에 국민의 좌절감은 이미 팽배해진 상태다.

지지부진을 면치 못 하는 수사 속도는 각종 범죄에 대한 엄단 의지를 표류시키고, 민생을 혼란스럽게 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도 큰 문제점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 버닝썬 게이트 관련 경찰 입건 108명…6명은 구속 절차

버닝썬의 ‘몸통’ 수사라 할 수 있는 버닝썬 경찰 유착 의혹과 관련해 수사 대상자 명단에 오른 현직 경찰관은 총 6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미성년자 출입 사건 처리 과정에서 직무유기 혐의로 1명, 경찰청장 비호 의혹 관련 직권 남용과 공무상 기밀 누설 등 혐의로 3명, 성동경찰서 부실수사 관련 직무유기 혐의로 1명, 피의사실 공표 등 혐의로 1명이 입건한 상태다.

지난 1월 30일 수사에 착수한 경찰이 성적표로써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 하고 있는 문제에는 검찰의 수사권이 투입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현재 검찰은 버닝썬 사건 관련 수사를 지휘할 뿐 수사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있다.

경찰이 대규모 수사 인력을 투입하고 있어 수사에 관여할 필요가 없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로 지목된다.

경찰로부터 사건이 송치되어 검찰이 수사에 직접 나설 경우를 대비해 궁여지책으로 검찰 수사력을 남겨놔야 한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다만 버닝썬 사태는 단일 사건만으로도 최대 규모인 만큼, 인력 투입 문제를 떠나 검경이 합세한 수사 역량 집중 측면이 나을 수 있다는 의견도 우세하다.

◆ 경찰 유착 의혹 관련 ‘윤 모 총경’ 수사는 여전히 ‘젠걸음 양상’

버닝썬 사태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리며 경찰 유착 의혹 중심인물로 지목된 윤 모 총경에 대한 수사는 가속도를 입을 필요가 있지만, 여전히 젠걸음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경찰은 31일 윤 모 총경과 유리홀딩스 전 대표 유모씨(34)가 골프모임을 가진 경기도 한 골프장의 압수물을 분석하고 있다.

압수물은 가수 승리·유모씨와 윤 모 총경이 2차례 골프를 친 골프장의 회계장부와 예약내역 등이다.

경찰의 이번 압수물 분석을 통해 승리나 유씨가 골프 비용을 댄 것이 확인될 경우, 윤 총경에게 부정청탁 및 뇌물 혐의를 적용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간 여러 차례 윤 모 총경은 “골프를 친 사실을 인정하지만 뇌물 및 금품은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한 바 있어, 경찰의 증거물 분석을 통한 사실관계 확정이 수사 향방을 결정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새로운 혐의로 떠오른 ‘버닝썬 마약 유통 의혹’, 경찰 전방위 수사 확대로 인한 성과 보여

경찰은 클럽과 경찰 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척을 보이지 않자, 새로운 혐의 잡기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그중에서도 버닝썬의 마약 유통 의혹에 대해서는 그간 경찰의 전방위 수사로 인한 성과가 차차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버닝썬 사태 이후 경찰에 마약류 관련 범죄로 입건된 인원은 53명에 달했고, 이 중 7명은 구속된 상태다.

경찰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마약류와 관련한 입건자는 53명으로 늘었고, 구속자는 7명”이라고 밝혔다.

사건 진행 상황에 따르면 버닝썬 관계자는 15명으로 이 중 4명이 구속된 상태다.

이외에도 버닝썬이 아닌 다른 클럽 관계자는 29명이 입건됐고 2명이 구속됐다.

경찰은 이문호 버닝썬 대표의 영장 재신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씨에 대해 경찰은 영장 재신청을 위해 보강 수사를 이어가는 중으로, 마약 유통 의혹을 받는 외국인에 대한 수사는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 경찰, 국세청 공조로 버닝썬 탈세 사건 정조준…버닝썬 대표 이사와 승리 수사 불가피

경찰은 답보 상태인 버닝썬 탈세 사건에도 힘을 쏟고 있는 모양새다.

경찰은 국세청과 공조해 클럽 아레나에 이어 버닝썬의 탈세 의혹을 정조준하고 있다.

앞서 서울지방경찰청은 버닝썬의 1년치 장부를 분석하던 중 일부 의심스러운 자금 흐름을 확인해 내사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경찰은 당초 광역수사대를 통해 클럽 버닝썬을 둘러싼 각종 탈법행위를 수사하던 도중 지능범죄수사대 전문인력을 투입해 자금 관련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버닝썬은 세무조사에 대비해 가짜 메뉴판을 만들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만큼, 버닝썬의 두 공동대표뿐만 아닌 사내이사로 재직했던 승리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 ‘경찰 유착 의혹’ 사실관계 확정할 내부 고발자·증언 부족이 수사에 제동 건 양상

버닝썬 사태 수사는 지난 1월 30일 착수됐다. 서울청 광역수사대 중심으로 16개 팀이 편성됐고, 인력만 해도 152여명의 대규모 수사 인력이 투입됐다.

단일 사건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데다 두 달이 지난 시점에서 사태 본질이라 할 수 있는 경찰 유착 혐의로 입건된 현직 경찰은 단지 6명에 불과하다.

경찰로서는 자신들의 경찰 유착 의혹으로 인해 국민들의 불신이 팽배해진 시점에서 수사력을 적극 증명해야 하는 입장에 놓였지만 성과가 더딘 상황이다.

특히 경찰 유착 의혹의 사실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클럽 내 장부나 회계 내역 등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지만, 클럽 전현직 직원들의 내부고발 부재로 직원들을 소환해 추궁하는 과정 자체가 어려워 수사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경찰측이 주장하는 수사의 어려움으로 지목된다.

본질인 경찰 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 성과가 나오지 않자 여러 갈래로 뻗어 나가는 새로운 혐의 잡기에 나선 경찰이지만, 본질의 수사가 지지부진할 경우 오히려 국민들의 의혹만 증폭시킬 수 있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수사능력에 대한 의문이 없도록 실효 있는 수사 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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