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 2담당

최근 신년사에서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외친 최성안 사장

최성안 사장은 1960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지역 명문인 마산고등학교를 졸업, 서울대 기계공학과에 진학했다. 이후 1984년 4월 삼성엔지니어링에 입사해 재직기간이 총 29.8년에 이른다.

2007년 1월부터 2008년 4월까지 삼성엔지니어링 에너지팀 상무보, 같은해 5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삼성엔지니어링 에너지사업팀 상무를 지냈다. 이후 2014년 11월까지 삼성엔지니어링 조달본부장 전무, 2017년 4월까지 화공사업본부장 부사장을 역임했다. 2017년 12월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으로 내정되기 전까지 플랜트사업 1본부장 부사장을 지냈고 그의 인생을 돌이켜보면 말 그대로 ‘플랜트 전문가’ 그 자체라 볼 수 있다.

▲ 정리_뉴스워커

최성안 사장이 내정된 후 삼성엔지니어링의 첫 성적표는 ‘Hold'다. 화공분야 2017년 삼성엔지니어링의 영업이익은 3747억의 손실을 보았으나 취임 후 2018년 571억의 손실로 손실폭을 줄였다. 비화공 분야에서는 매출이 1160억 가량 줄었으나 이와 동시에 총자산은 그만큼 늘었다. 아직 지켜보아야할 단계라는 것.

최성안 사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2019년을 삼성엔지니어링이 세계 1등 기술력을 갖춘 EPC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원년으로 하자”며 기술력 개발에 매진할 것을 당부했다. 또 협력 없이는 회사가 발전할 수 없다며 기업문화 체계 정립을 위해 앞장설 것이라 밝혔다.

◆ 과거 삼성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삼성엔지니어링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삼성엔지니어링은 1970년 1월 20일 설립되어 90년대 동남아 개발 이슈와 더불어 크게 성장했다. 이후 사우디 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의 석유생산 플랜트를 수주에 성공, EPC회사로서 그 입지를 다졌다. EPC란 설계(Engineering), 조달(Procurement), 시공(Construction) 의 세 글자의 앞문자를 딴 것으로 대형 건설 프로젝트, 인프라 사업의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두 도맡아 하는 원스톱 공사 기업을 말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글로벌 EPC기업으로 이름을 날리나 싶었으나 2013년 1조 원 이상의 대규모 손실을 보며 서서히 무너졌고 2015년 연달아 1조 원 이상의 손실을 보며 영업실적이 영업이익률 1%를 하회하는 등 위기가 닥쳐왔다.

이는 수주는 성공적으로 했으나 기술과 경험부족으로 중동 지역에서 시공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2015년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이 -22.6%를 기록하는 등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2016년 2월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1.3조원 가량의 유상증자를 통해 상장폐지를 피했다.

2014년에는 삼성중공업이 삼성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하려 했으나 시장의 냉담한 반응을 맞았다. 노무라증권 등은 “삼성중공업이 불필요한 혹을 붙이려한다”며 삼성중공업 주주들의 반대를 이끌어냈다. 당시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과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려 주주들의 반대를 이겨내려 했으나 결국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한도를 초과해 합병계약이 취소되었다. 이후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점차 입지가 줄어들어 지금의 최성안 사장으로 자리를 양보하고 내려오게 된다.

◆ 최성안 사장 취임이후 공격적인 해외수주에 나서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도급액 548억 원 이상 주요 프로젝트만 표시

최성안 사장은 과거 삼성엔지니어링의 실패가 기술력 부족에서 왔다면 현재는 그 기술력을 뛰어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17년말 취임 이후 2018년 주요 수주상황을 살펴보면 해외에서만 무려 6조 원이 넘는 수주를 따내며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한 것이다. ABU DHABI OIL Refining COMPANY와 2조 9천억의 계약을 시작으로 8건의 대형 수주에 성공했다.

이는 2011년, 2012년의 신규수주 총액이 각각 11.8조 원, 13.1조 원에 달했던 것을 생각하면 아직 부족하지만 최근 수주가 확대되면서 중동과 동남아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이 다시 한 번 ‘신뢰’를 얻어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과거 삼성엔지니어링이 해외 수주가 부족해서 실패한 것이 아닌, 공정 차질과 기술력 부족, 원가상승으로 위기가 온 것을 생각하면 조심스러운 시점이다. 향후 매출은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이나 공정에 문제가 없는 지, 신규 수주에 차질이 없는 지를 모니터링 해야 할 시점이다.

◆ 이재용, 계열사가 지탱해준 삼성엔지니어링, 앞으로는?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삼성엔지니어링이 과거 두 차례(2013년, 2015년) 1조 원이 넘는 손실을 보면서 회사의 사옥을 팔며 위기에 몰리자 2016년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하게 된다. 이때 실권주가 생기게 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본인 사비를 털어서라도 사겠다고 천명하자 우리사주조합은 100% 청약에 참여하고 기존 주주들도 99%가 참여해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물론 실권주는 생기지 않았고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율이 상승하는 일은 없게 되었지만 이후에도 지분을 확대할 것이라 밝혀 삼성 엔지니어링은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2018년 12월 기준, 펀더멘탈을 살펴보면 EV/EBITDA가 12.84배로 다소 높다. 또 영업이익률이 2016년 1%, 2017년 0.85%, 2018년 연결기준 3.76%로 회복하는 모양새이나 부채비율은 250% 이상을 유지해 아직 회복세라 판단하긴 이르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영업이익률은 3%이상, 부채비율은 250%미만일 경우 삼성엔지니어링의 펀더멘털이 회복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데 현재의 수치로는 ‘Hold’를 외칠 수밖에 없다. 현재 최성안호가 출범한 후 따낸 해외의 굵직한 수주들이 원활하게 마무리되고 추가적인 수주가 계속 터져야만 부채비율이 200% 안팎으로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켜봐야할 점은 원가율 상승을 잘 통제하는가,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이 잘 마무리되는가, 그리고 수주별 수익성이 떨어지지 않는지를 들 수 있다. 지금까지 삼성엔지니어링은 삼성의 시장지위에 따라오지 못하는 사업안정성을 보여주며 EBITDA, 재무안정성이 낮은 모습을 보여 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최근 아부다비 정유사(Abu Dhabi Oil Refining company)를 비롯한 해외 대형 수주들을 성공리에 끝마쳐야한다. 뿐만 아니라 최근 화공부문에 집중되어있는 수주잔고를 비화공 부문에도 늘려 사업다각화를 통해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최성안 사장이 꿈꾸는 글로벌 1위 기술력의 EPC 기업으로 거듭날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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