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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남북정세]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7번째 한미정상회담이 마무리 되면서 다시 공은 남북정상회담으로 넘어온 모양새다. 문 대통령이 과연 네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11일(현지시간)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남북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만간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또는 남북접촉을 통해 한국이 파악하는 북한의 입장을 가능한 한 조속히 알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귀국하면 본격적으로 북한과 접촉해 조기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도록 추진하겠다는 것”이라며 “남북정상회담 장소·시기 등은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4월 27일 판문점 선언 1주년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한미, 북미 입장 좁힐 구체적 방안 해법은 도출 못 해

이날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언론발표문을 공개했다. 양국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방안에 관해 의견을 같이 했다.

양 정상은 ‘톱다운 방식’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필수적이라는 데 대해 인식을 같이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대화의 문이 항상 열려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회담의 성과와 관련해 “하노이 회담 이후 제기된 여러 가지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대화 재개의 모멘텀을 살리는 계기가 됐다”며 “빠른 시일내 북미간 후속 협의를 개최하기 위한 미측의 의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양국 정상은 북미 대화가 교착 중인 상황에서 북미의 입장 차이를 좁힐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해법을 도출하진 못했다.

◆ 전문가들도 “한미간 접점 찾지 못했다”…정세현 “워싱턴 ‘노딜’”

이에 대해 정치권은 물론 전문가들도 한미간 접점을 찾지 못했다는 평을 내놨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2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번의 하노이 회담을 ‘노딜’이라고 그랬는데, 이번의 한미정상회담도 ‘워싱턴 노딜’이었다”며 “(평가가) 박한 게 아니라 그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보면) ‘북미회담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단계를 밟아서 서서히 하자’는 식으로 정리를 했다. 그것을 보면 (북미 대화를) 빨리 안 하겠다는 이야기”라며 “우리는 지금 될 수 있으면 빨리 해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굿 이너프 딜’이라는 한미 절충안까지 가지고 갔었는데 그게 서로 맞지 않았다. 한미 간에 접점을 못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정 전 장관은 “조금 기대를 걸 수 있는 대목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한테 ‘북한의 의사를 빨리 확인해 알려달라’(는 것)”이라며 “직접 만나서 그 이야기를 또 했다면 문 대통령이 북쪽에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를 줬을 수도 있다”고 ‘비밀 메시지’의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통일부 장관을 지냈던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서 “우리의 입장을 좀 더 명확하게 하고 담판 성격의 정상회담으로 갔어야 한다”며 “답답한 정상회담이었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여전히 정상회담이 끝났어도 한국이 독자적으로 펼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며 “이것이 과연 남북관계 발전이 비핵화 협상에 도움이 된다는 레토릭과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는지 답답한 정상회담이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문 대통령은 귀국 후 대북 특사 파견 등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절차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이 남북교류 사업과 관련된 정부의 요청에 응답하지 않는 등 묵묵부답인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이 어떻게 응할지는 미지수다.

다만 북한도 여전히 대화의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11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에서 국무위원회에 대미외교 라인들을 대거 포진함으로 인해 ‘김정은 2기 외교 체제’를 꾸려 나가면서 미국과의 협상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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