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남북정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3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개최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연말’까지라는 대화 시한을 제한한데 대해서는 특별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김정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제1차회의 시정연설에서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가지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 볼 것”이라며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북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김 위원장은 ‘올해 말까지’라는 대화의 시한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처음으로 결렬된 회담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제2차 조미수뇌회담은 우리가 전략적 결단과 대용단을 내려 내짚은 걸음들이 옳았는가에 대한 강한 의문을 자아냈다”고 회의 섞인 반응을 보였다.

北, 美에 회담 결렬 책임 전가…“빅딜 아닌 새로운 계산법 제시”

김 위원장은 “미국이 진정으로 조미관계를 개선하려는 생각이 있기는 있는가 하는데 대한 경계심을 가지게 된 계기로 되었다. 미국은 실현 불가능한 방법에 대해서만 머리를 굴리고 회담장에 찾아왔다”며 “다시 말해 우리를 마주하고 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준비가 안 되어 있었으며, 똑똑한 방향과 방법론도 없었다”고 미국에 책임을 돌리면서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회담이 결렬된 이후 김 위원장이 처음으로 이를 언급하고, 미국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은 아니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결국 김 위원장도 전제조건을 제시했지만 대화에 나설 의향을 확실하게 피력한 것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즉각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나는 우리의 개인적인 관계가 매우 좋다는 북한 김정은의 말에 동의한다. 아마도 훌륭하다(excellent)는 용어가 훨씬 더 정확할 것”이라며 “우리가 각자 어디에 서 있는지 완전히 이해한다는 점에서 3차 정상회담이 좋을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핵무기와 제재 제거될 날 오길 고대”…빅딜 고수하며 북미 모두 ‘팽팽’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머지않아 핵무기와 제재가 제거될 수 있는 날이 오길 고대하고, 그러고 나서 북한이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국가 중 하나가 되는 것을 지켜보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김 위원장이 미국이 주장하고 있는 ‘빅 딜’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에 대해 배치되는 입장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핵무기와 제재를 일괄타결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결국 큰 틀에서 북미는 대화의 의지 자체에 대해선 긍정적 사인을 주고 받았으나 신경전을 여전히 지속하고 있는 모양새다. 

양 측이 팽팽하게 주장을 굽히지 않고 종전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난처하게 된 쪽은 ‘중재’를 해 나가야 하는 우리 정부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방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에 나서면서 남북대화로 중재 역할에 나설 의지를 보인 바 있다. 

文대통령, 대북 중재 해법 마련에 고심…대북 특사 파견 시점은?

문 대통령은 대북 특사 방안을 비롯한 모든 남북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북미 비핵화 협상을 이끌어 나갈 중재 방안 마련에 고심하는 모양새다. 다만 북한이 우리 측의 대화 요청에 어떤 방식으로 응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대북 특사 파견 문제와 관련해선 국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어 ‘파견 시기’ 문제를 두고도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북전문가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내부 정치 일정은 언급하며 “아직까지 북한이 우리 특사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제동을 걸었다. 

박 의원은 “김 위원장이 전격적으로 우리 특사를 받아들일 수도 있다. 예측 불가능하다”면서도 “북한이 우리 문재인 대통령한테 그런 섭섭한 발언을 하는 걸 보면 또 미국한테도 (북미회담을) 하자고 하면서도 그런 한 자락(전제조건 제시)을 까는 거면 지금은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다만 박 의원은 “그런다고 포기할 게 아니라 계속 물밑 접촉을 해서 특사 교환을 하고 빠른 시일 내에 남북 정상회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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